‘경이로운 소문2’ 돌아온 빨간 추리닝 다이 하드한 여름나기 시동 [김재동의 나무와 숲]
OSEN 김재동 기자
발행 2023.07.25 12: 50

[OSEN=김재동 객원기자] 브루스 윌리스 주연의 영화 ‘다이 하드(die hard)’는 영어숙어로 ‘끝까지 버티는, 완고한’의 뜻과 함께 ‘웬만해선 죽지 않는다’는 의미까지 확장된다.
지난 2020년 11월부터 2021년 1월까지 방영된 OCN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은 ‘다이 하드’한 프로타고니스트와 안타고니스트의 대결구도로 인기를 끌었다.
주인공 그룹인 카운터들도, 반대편에 선 악귀들도, 죽었는가 하면 살아나고, 힘을 잃었는가 하면 더 강한 힘을 획득해 끊임없이 부딪혔다. 주인공 소문(조병규 분), 가모탁(유준상 분) 등 각자의 서사가 스토리를 끌어가긴 했지만 시련을 극복할 때마다 업그레이드된 능력으로 악귀들과 싸우는 통쾌한 액션이 흥행의 열쇠였다.

그 ‘경이로운 소문’ 시즌 2가 ‘카운터펀치’(김새봄 극본, 유선동 연출)란 부제를 달고 오는 29일 채널을 tvN으로 옮겨 토일드라마로 다시 안방을 찾는다.
당연히 악귀들도 강화됐다. 시즌 1의 악귀 지청신(이홍내 분)과 신명휘(최광일 분)가 만화 ‘드래곤볼’의 사이어인 외계종족 ‘베지터’정도라면 시즌 2의 악귀 필광(강기영 분)과 겔리(김히어라 분)는 ‘프리저’쯤 된다고나 할까. 이들은 카운터들의 능력을 흡수하는 경이로운 악귀들로 설정돼있다.
물론 카운터스도 보강됐다. ‘융의 땅’을 컨트롤하는 능력자 소문, 괴력의 가모탁, 악귀 레이더 도하나(김세정 분), 치유의 추매옥(염혜란 분), 장비빨 최장물(안석환 분) 등 기존 멤버에 악귀를 소똥냄새로 감지하는 영농의 미래 나적봉(유인수 분)이 가세했다.
이들이 상대해야 할 악귀의 리더 필광은 인간 심리를 조정하는 교활한 능력에 강력한 염력을 소유한 3단계 악귀다. 중국 카운터들의 능력을 흡수한 후 귀국, 경이로운 소문의 능력을 흡수할 흑심을 품고 있다.
필광의 연인 겔리는 스피드가 특기인 역시 3단계 악귀로 중국 카운터를 죽인 후 기억을 읽고 지우는 능력을 흡수했다. 태생이 살인광에 분노조절장애가 있다.
악귀그룹의 치유능력자는 웡(김현욱 분)이다. 사냥감들이 죽음의 공포에 질려갈수록 희열을 느끼는 싸이코패스다. 아직 소년미가 남아있는 외양이라 더 섬뜩하다.
카운터즈와 악귀들 사이 캐스팅보트를 쥔 인물도 준비돼있다. 선하고 이타적인 소방관 마주석(진선규 분)이다. 치매를 앓는 소문의 외할머니 장춘옥(이주실 분) 여사를 구한 후 카운터들과 가족처럼 지내는 인물이다.
하지만 백두기획건설 분양사기사건으로 전 재산을 날린 것도 억울한 판에 10년 만에 임신한 아내 이민지(홍지희 분)마저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오며 흑화한다.
카운터들 각자의 스토리를 보강할 인연들도 마련됐다. 우선 소문의 경우 흑화한 마주석으로 인해 선과 악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딜레마를 겪는다. 외조모의 은인이자 선한 사람의 대명사 마주석의 흑화는 이제 막 성인이 된 소문에게 감당하기 힘든 성장통을 안긴다.
가모탁은 다시 형사로 복귀하며 새파트너 한울(이경민 분)을 맞는다. 연인이자 전 파트너였던 김정영(최윤영 분)을 시즌1서 잃었던 모탁으로서는 다시는 잃을 수 없는 귀한 후배다.
도하나는 첫사랑 도휘(서벽준 분)를 만난다. 코마상태의 하나를 끝까지 지켰던 순정남. 다시 하나를 놓칠 수 없다는 도휘를 카운터로서의 위험에 노출시키고 싶지 않은 하나로선 참 난감한 사랑이 아닐 수 없다.
카운터들의 정신적 지주 추매옥에게도 초보시절은 있었다. 첫 임무때 위험에 처한 매옥을 위해 몸을 던진 착한 아이가 있었다. 재열(정택현 분)이다. 그 착한 아이 재열이 백두기획건설의 양아치 똘마니로 나타나 매옥의 극성맞은 모성을 자극한다.
‘경이로운 소문2’는 12부작이다. 16부로 편성된 시즌 1이 11%란 공전의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후반부 지지부진했다는 혹평을 의식한듯하다.
보다 압축적이고 조밀하게 전개될 ‘경이로운 소문2’가 만화적인 통쾌한 액션과 알기 쉬운 권선징악의 메시지를 앞세워 올 여름 시즌1의 개가를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된다.
/zaitung@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