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폭행…박성웅→오달수, 적나라한 누아르 ‘더 와일드’ (종합)[Oh!쎈 현장]
OSEN 유수연 기자
발행 2023.10.30 17: 02

‘더 와일드: 야수들의 전쟁’이 선을 보인다.
30일 서울시 용산구에 있는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더 와일드: 야수들의 전쟁’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된 가운데, 이날 행사에는 김봉한 감독, 박성웅, 오대환, 오달수, 서지혜, 주석태가 참석했다.
'더 와일드'는 어두운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삶을 살고자 했던 ‘우철’(박성웅)이 친구 ‘도식’(오대환)의 계략으로 야수들의 전쟁에 휘말리며 시작되는 하드보일드 범죄 액션 영화다. 

이날 김 감독은 “코로나 사태때 찍었는데, 우여곡절을 겪고 개봉하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라며 운을 뗐다. 이어 “누아르라는 장르는 어쨌든 모든 감독에게 꿈의 장르가 아닌가 싶다. 위험성도 크고 관객층도 적지만, 3년 전 시나리오 원안을 받고 박성웅 배우를 만났는데, 이분이면 누아르 영화를 옥죄게 할 수 있을 거 같아 열심히 찍어보았다”라고 설명했다.
극 중 빠트릴 수 없는 액션 비하인드도 전했다. 김 감독은 “액션을 찍을 땐 액션에 집중하는 건 아니고, 짧은 상황에 빨리 찍어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사실적으로 보일까, 현실적으로 느낌을 주기 위해 복싱 엑스트라라든지, 정말 진짜 같은 가짜, 가짜 같은 진짜의 중간에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특히 극 중에서 마약에 대한 묘사가 계속된 바 있는데,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최근 연예계를 강타한 ‘마약 스캔들’를 연상케 한다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이에 김 감독은 “시나리오가 3년 전에 쓰였고, 이런 세상이 올진 잘 몰랐다. 마약은 사실 욕망에 대한 표현이었고, ‘구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구원은 신의 몫인데, 건방진 인간은 어떻게 구원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연예계를 강타한 마약 사건에 대해선 생각도 하지 못했다. (관객들의) 거부감 같은 것들을 생각해 사실 수위를 줄일 수도 있었지만, 우리 영화는 장르 상 극강의 표현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편집도 아주 오래전에 끝낸 상태였다. 현 상황에 맞추어 편집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송우철 역을 맡은 박성웅은 “3년 전에 감독님과 만나 촬영을 약속했었는데, 2주 뒤에 개봉하게 되었다. 저 역시 감회가 새롭고, 설렌다”라며 개봉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극 중 강도 높은 액션씬을 선보인 그는 “액션이 많긴 했지만 가장 힘들었던 건 복싱 장면이다. 2일이 걸쳐 촬영했다. 그래도 전 복싱은 그전까지 3~4년 해왔었는데, 상대역이 한 번도 복싱을 안 해본 친구라 우리 체육관에 가서 같이 연습했다. 얼마나 복싱 액션처럼 보여야 하나 해서 둘이 함께 합을 맞췄다”라고 회상했다.
작품 합류 계기에 대해서는 “사실 제가 처음 받아본 시나리오는 이거랑 완전히 다른 영화였다. 근데 감독님이 심폐소생이 아니라, 정말 다른 사람을 만들어 내셔서 믿음이 가더라”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 열악한 환경에서도 서로 웃음을 잃지 않고 촬영했다. 고맙게도 이 영화의 복싱 장면을 위해 두 달 동안 닭가슴살을 먹고 촬영을 시작한 날 촬영한 거였는데, 고맙게도 제 앞에서는 회식을 안 하더라. 그래서 힘든 게 별로 없었다. 괜히 제 앞에서 밥차 가서 밥을 안 먹더라”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또한 친구 역으로 호흡을 맞춘 오대환과의 합에 대해 “제가 먼저 캐스팅이 되고, 오대환 씨가 되었다고 했을 때 ‘잘됐구나’ 싶었다. 이전부터 호흡을 많이 맞춰왔기 때문에 눈빛만 봐도 안다. 대환이가 저를 어려워하는 면이 있는데, 그런 걸 연기하면서 풀더라. 마음껏 욕하고. 그래서 되게 찐친 처럼 나와서 좋았다”라고 돌아봤다.
이를 들은 오대환은 “워낙 많은 작품을 같이 했다. 크고 작은 역할로 치면 8~9개 작품 정도 된다. 제가 보기와 다르게 낯가림이 심한 편이라, 첫 영화나 드라마를 할 때 상대 배우와 서먹한 게 있다. 이 작품은 그렇지 않아서 굉장히 좋았다”라고 화답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극 중 박성웅은 ‘23세 연하’ 배우 서지혜와 멜로를 선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서지혜 배우를 봤을 때 부담이 있던 건 사실이었다. 2년 전이면 제 기억엔 서지혜 씨는 20대 중반이었을 텐데, 저는 2년 전 이어봤자 49살이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계속 촬영하면서 ‘미안하다’고 했다. 젊고 잘생기고, 안 무섭게 생긴 남자 배우와 해야 하는데, 첫 영화 멜로가 나여서 미안하다고 했다. 끝날 때까지 사과했다"라면서 "그런데 처음 뽀뽀하는 날이 크랭크인 날이었다. 감독님도 너무 하신 거다. 아직 친하지도 않은 데 첫 뽀뽀 신을 넣으신 거니. 근데 그게 캐릭터 간의 첫 뽀뽀 장면이니 어색해 보이는 게 맞아서 잘 어울리긴 했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서지혜 배우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아직도 있다. 다만 촬영하면서 설레긴 했다. 촬영하면서 내내 지혜 배우와는 설레긴 했는데, 미안함이 공존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서지혜는 “박성웅 선배님을 처음 뵀을 때, 부담을 느끼시는 표정이 너무 티가 나서 제가 더 부담스럽기도 했다”라고 웃으며 “오히려 우철과 봄이의 상황처럼 우철이 안절부절못하는 것 같은 모습이 더 귀여워 보이게 연출 할 수 있어서 촬영하면서 도움이 됐던 거 같다"라고 전했다. 더불어 "박성웅 선배님이 촬영하면서 잘 챙겨주시고, 이것저것 조언도 많이 해주셔서 첫 영화, 첫 멜로 상대로 만난 게 너무 감사하다는 마음이 들었다”라고 말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도식 역으로 분한 오대환은 “임팩트 있는 악역은 사실 아닌 것 같고, 주석태 선배님이 맡은 게 임팩트 있는 것 같다”라고 웃으며 “처음 찍을 때만 해도 내가 악역이 아니구나 했는데, 오늘 큰 스크린으로 보니까 악역이 맞다 싶더라. 사실 준비한 것도 없고, 시나리오대로 매 장면 최선을 다했다. 저도 이렇게 나쁜 놈인 줄 몰랐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극 중 리각수 역을 맡은 오달수는 캐릭터에 대해 “비록 삼류 인생을 살고 있지만, 그나마 좀 인간적인 캐릭터가 아닌가 싶다. 또 저와 함께 다니는 어리숙한 조직원들도 매력이 있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액션 장면 비하인드에 대해서는 “액션은 언제나 힘든데, 칼 같은 경우는 (더 그렇다) 한 번은 룸살롱 복도에서 찍는 장면이 있었다. 헤쳐 나가는 과정이 있는데,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는데 스턴트 하시는 분이 분명히 소품 칼인데 고함을 치시더라. 그래서 영화를 보시면 제가 ‘멈칫’하는 장면이 나올 거다. 그만큼 칼 액션은 조심해야 한다”라고 귀띔했다.
또한 “저에게 이번 작품은 굉장한 도전이었다. 제가 원래 액션을 잘하는 편도 아닌데, 액션을 해야 했기 때문”이라며 “사실 아쉬운 점이, 유일하게 제가 그나마 분위기를 풀어드릴 수 있는 꼭지가 있었을 텐데, 영화 찍을 때 찾아내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확 든다. 조금이라도 중간에 관객들을 풀어 줄 수 있는 꼭지를 찾았다면 어땠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서지혜는 야수들의 잔혹한 싸움에 휘말린 명주 역을 맡았다. 그는 “첫 영화이자 첫 시사인만큼 굉장히 덜린다. 개봉한다는 게 실감이 안 난다. 부족하지만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라며 개봉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이어 “제가 사실 대학교 때 영화관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 큰 상영관을 혼자 청소하면서 ‘저 스크린에 내 얼굴이 나온다면 어떤 느낌일까’ 꿈을 꿨었다. 그래서 저를 보는 게 믿어지지 않아서 굉장히 신기했다”라며 설레는 마음을 전했다.
서지혜는 채넒A ‘하트시그널 시즌1’의 ‘몰표녀’로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리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서지혜는 “아직 하트시그널을 기억해 주셔서 감사하다. 명주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 것 같다. 명주의 상황, 우철을 만났을 때의 기분, 우철에 대한 마음과 갈등에 대한 것들이 영화 속 흐름에 대해 생각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명주는 정말 제가 보기에도 너무 힘든 인생을, 밑바닥에서 살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 같다. 그에 비하면 저는 너무 행복한 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해서 싱크로율은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렇지만 많이 이해해 보려고 노력한 것 같다. 특히 우철을 향한 마음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솔직하고자 하는 태도에는 비슷한 점이 있는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조정곤 형사 역을 맡은 주석태는 “영화를 보고 나니 10년 동안 광고는 안 들어오겠다 싶었다. 그래도 영화가 잘 된다면 광고는 안 들어와도 괜찮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제 생각에는, 제가 가장 덜 와일드한 외모라 생각했다. 그래서 이 야수들 사이에서 비등한 피지컬을 장착할까, 고민하다가 입을 거칠게 만들자고 했다. 원래 대본에서 조 형사는 사투리를 쓴다는 설정은 없었다. 그런데 제가 해보니까 사투리를 섞는 게 거칠어 보일 것 같아서 감독님께 허락받고 캐릭터를 구축했다”라고 설명했다.
주석태는 기억에 남는 촬영 비하인드에 대해 묻자 “촬영은 너무나 편하게, 즐겁게 했다. 박성웅 씨에게 손찌검하는 장면이 몇 있다. 사실 대본에도 없었는데, 그냥 저도 모르게 손이 올라가더라. 제가 어디 가서 박성웅 님의 몸에 손을 대는 장면을 찍겠나. 죄송하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박성웅은 “영화 보셔서 알겠지만, 그 당혹스러움이 화면에 다 담겨있다. ‘얘가 날 왜 때리지?’ 주먹으로 가슴팍을 때리고 뺨을 때리는데, 그게 다 애드리브였다. 나중에는 ‘상대 배우한테 알려주고 해’라고 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끝으로 관람 포인트에 대해 오대환은 “오랜만에 누아르다운 작품을 봤다는 기분이 들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전했고, 박성웅은 “마약 사건이 퍼진 이후로 처음 나오는 영화일 텐데, 지금 잘 안되어도 충분히 역주행이 가능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다들 힘내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더 와일드’는 오는 11월 15일 개봉된다.
/yusuou@osen.co.kr
[사진] 영화 '더 와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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