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거란 전쟁’ 황제 김동준, 백성에 위로VS권위 제왕의 선택은? [어저께TV]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3.11.27 06: 55

‘고려 거란 전쟁’에서 김동준이 권위와 진심 사이 백성들을 대하는 방식에 대해 고민하는 황제의 선택을 그렸다. 
27일 방송된 KBS 2TV 대하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 6회에서는 고려와 거란의 30년 전쟁 첫 대전투 흥화진 전투 이야기가 그려졌다.
도순검사 양규(지승현 분)가 흥화진에서 거란군에 맞서며 분투하고 있었지만, 조정에서는 승리를 기대하지 않았다. 오히려 조금이라도 삼수채에 있는 본군이 막아낼 시간을 버텨줄 것을 기대했다. 황제 현종(김동준 분)은 “잠이 올 것 같지 않소. 잠들까 봐 두렵소. 한 순간이라도 잠이 들면 꿈 속에서 전령이 달려와 고려군이 패했다는 소식을 전할 것 같소”라고 근심을 토로했다.

이에 강감찬(최수종 분)은 잠못 이루는 백성들이 밤새 불공을 드리고 있음을 밝히며 사찰에 다녀올 것을 권했다. 현종은 “백성들 앞에 나서기가 두렵구려”라고 했으나, 강감찬은 “두려움을 함께 나눠주시는 것 만으로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국란이 닥치면 백성들은 어린아이가 된다”며 백성의 두려움을 함께 나눌 것을 권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전쟁이 시작되며 거란군은 타초곡, 즉 약탈을 행하며 부족한 보급을 충당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거란군이 가장 귀하게 여기는 약탈품은 사람이었다. 이에 강감찬은 “그들이 가장 탐내는 전리품이 사람”이라며 “거란과의 전쟁이 두려운 이유”라고 했다. 실제로 거란군이 지나간 자리에서는 어린 아이도 피흘리며 죽어 있었다. 경악한 현종은 전쟁의 참상을 느끼며 참담함을 느꼈다.
결국 현종은 무공을 세운 무장들의 위패가 많이 모셔진 사찰을 찾았다. 사찰에서는 양규의 아내는 물론 무장들의 가족들이 몰려와 전쟁에 나간 가족들의 무운을 빌고 있었다. 현종은 “다들 전장에 있는 무장들의 가족이라 들었소. 심려가 크겠구려”라며 양규의 처와 아들은 물론 강조의 처를 만났다. 무장의 가족들은 오히려 “고려의 장수들이 용맹하게 싸울 것”이라며 승전보를 기대하게 했고, 현종은 “그대들을 어찌 위로할까 했는데 그대들이 나를 위로하는 구려”라고 화답했다. 
또한 그는 거리에서 직접 백성들을 만나 고충을 들었다. 전쟁으로 인해 물가가 올랐다는 그의 말에 백성들은 쌀값이 오른 것에 대해 성토했다. 또한 조세 외에 황실을 책임져야 하는 경기 땅의 백성들이 전쟁 기간 만이라도 황실 생활에 대한 부담을 덜어줄 것을 호소했다. 현종은 모든 제안을 수용했다. 그는 쌀을 비축해둔 관리들로 하여금 곳간을 열게하고, 경기 땅 백성들에 대한 황실 부담금을 면제해줄 것을 약속했다. 
무엇보다도 현종은 백성들에게 고려군의 승전을 약속했다. 그는 “고려군이 분전하여 반드시 막아낼 것이오. 적은 아직 고려의 성을 하나도 무너뜨리지 못하였소. 이 전쟁은 우리 고려가 승리할 것이오”라며 백성들을 독려했다. “그렇게 해서라도 백성들의 두려움을 달래주고 싶었소. 나 역시도 무장들의 가족들로부터 그리 위로 받았소. 그리고 그게 큰 위로를 받았소”라는 현종의 고백이 울림을 남겼다. 
그러나 아내인 원정왕후(이시아 분)는 “시정을 도는 것은 관리들의 몫”이라며 황제인 현종이 직접 나서는 것이 아닌, 조서를 내려 절차를 따를 것을 권했다. 특히 그는 “사람의 마음은 간사하여 상대가 격의 없이 대하면 상대를 우습게 보는 법”이라며 “쉽게 다가갈 수 있으니 쉬운 존재로 보는 법”이라고 강조했다.
현종은 “백성들이 어찌 그리 무지하겠소”라며 “진심을 알아보는 법”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원정왕후는 “황제의 진심이 보이는 것 만으로도 권위가 추락하는 법”이라며 “백성들과 하나도 다를 바 없는 존재라면 왜 그 앞에 엎드려야 하나. 스스로를 높이시옵소서. 백성들의 선망과 두려움이 황제의 힘”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그는 “그것이 사라지면 황실은 존재할 수 없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결국 현종은 충신 강감찬과 같은 용손이자 황실 구성원인 아내 원정왕후의 조언 사이 고민에 빠졌다. 황제로서의 권위, 지도자로서 백성들을 품는 포용력, 전시에도 피지배층을 살피는 행정력과 통솔력까지. 어느 것 하나 부족하거나 쉽게 볼 수 없는 게 지도자의 자리였다. 용손 대량원군에서 진정한 용, 황제로 거듭나기 시작한 현종의 발자취가 기대를 모았다. / monamie@osen.co.kr
[사진]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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