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8주년 금자탑, 여전히 월드클래스인데…김연경은 왜 “부끄럽다”고 했을까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12.06 06: 00

‘배구여제’ 김연경(35·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이 프로 데뷔 18주년을 맞은 남다른 소회를 전했다. 
김연경은 지난 5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페퍼저축은행과의 홈경기에서 데뷔 18주년을 맞이했다. 
한일전산여고 출신의 김연경은 지난 2005-2006 신인드래프트에서 흥국생명의 1라운드 1순위 지명을 받으며 프로의 꿈을 이뤘고, 2005년 12월 4일 현대건설전에서 데뷔해 29점(공격성공률 54.05%)을 올렸다. 배구여제의 탄생을 알린 순간이었다.

경기종료 후 흥국생명 김연경과 김수지가 데뷔 18주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3.12.05 / soul1014@osen.co.kr

경기종료 후 흥국생명 김연경과 김수지가 크리스마스 머리띠를 쓴채 방송사 인터뷰를 하고 있다. .   2023.12.05 / soul1014@osen.co.kr

그로부터 무려 18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김연경은 여전히 월드클래스 경기력으로 V리그 여자부를 지배하고 있다. 공격 종합 1위(44.69%)를 비롯해 득점 토종 1위(271점), 리시브 6위(42.71%) 등 각종 지표 상위권에 그의 이름이 올라 있다. 김연경이라는 세계적인 스타를 보유한 흥국생명 또한 최근 9연승 상승세와 더불어 리그 1위(12승 1패)를 질주 중이다. 
김연경은 5일 페퍼저축은행전을 3-0 승리로 이끈 뒤 절친 김수지와 함께 홈팬들 앞에서 조촐한 데뷔 18주년 기념식을 가졌다. 자신들의 유년 시절 사진 바탕에 '최강우정'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현수막을 들고 기념 촬영을 실시했다. 흥국생명 관계자에 따르면 이 현수막은 한 팬이 제작해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수지 역시 한일전산여고를 나와 2005-2006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순위로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었고, 2005년 12월 4일 흥국생명 상대 교체로 데뷔 무대를 밟았다. 공교롭게도 데뷔전부터 절친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5일 오후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도드람 2023-2024 V-리그’ 흥국생명과 페퍼저축은행의 경기가 진행됐다.1세트 흥국생명 김연경이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2023.12.05 / soul1014@osen.co.kr
김연경은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나 “프로에서 18년을 했다는 게 부끄럽다”라고 멋쩍게 웃으며 “18주년을 맞아 많은 축하를 받았는데 정말 프로 생활을 오래 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흥국생명으로 돌아온 절친과 함께 맞이한 18주년이라 의미가 더욱 뜻 깊었다. 김연경은 "(김)수지가 처음에 와서 부상을 당해서 늦게 복귀전을 치렀다. 팀 적응이 어려울 텐데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아있고, 분명 자기 역할을 해내서 승리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수지는 같은 미들블로커들에게 경험을 앞세워 이야기해줄 수 있는 게 많다. 수지 덕분에 우리 높이도 작년과 비교해 보강이 됐다"라고 흡족해했다. 
5일 오후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도드람 2023-2024 V-리그’ 흥국생명과 페퍼저축은행의 경기가 진행됐다.1세트 흥국생명 김연경이 서브미스 후 아쉬워하고 있다. 2023.12.05 / soul1014@osen.co.kr
김연경은 당초 2022-2023시즌을 마치고 은퇴할 계획이었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한국도로공사의 벽에 막혀 준우승을 거둔 뒤 팬들의 염원에 힘입어 전격 현역 연장을 결정했다. 김연경은 “많은 팬들이 내가 더 뛰길 원하는 걸 잘 알고 있다. 그걸 생각 안 할 수가 없다”라며 원소속팀 흥국생명과 1년 7억 7500만 원에 FA 계약했다. 
김연경은 2년을 더 뛰고 은퇴할 경우 정확히 20년을 채우게 된다. 그럴 욕심이 있냐는 질문에 그는 “주변에서 20년을 채우라고 하는데 나이가 든 게 사실이다. 일단 올 시즌 열심히 하고 있다”라고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5일 오후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도드람 2023-2024 V-리그’ 흥국생명과 페퍼저축은행의 경기가 진행됐다.1세트 흥국생명 김연경이 강타를 날리고 있다 2023.12.05 / soul1014@osen.co.kr
김연경은 지난 2일 도드람 2023-2024 V리그 2라운드 MVP 투표에서 31표 중 11표를 받으며 개인 통산 7번째 라운드 MVP 수상의 영광을 안기도 했다. 
한국배구연맹은 “김연경은 2라운드 동안 135득점을 올리며 득점 8위(국내 선수 중 1위), 공격 성공률 41.03%로 공격 종합 7위(국내 선수 중 1위)와 세트당 평균 0.2개로 서브 6위에 등극하는 등 팀의 에이스로서 흥국생명의 2라운드 전승에 기여했다”라고 평가했다. 
5일 경기에 앞서 MVP를 수상한 김연경은 “개인적인 기록은 1라운드가 더 잘했는데 2라운드 때 MVP를 받게 됐다”라며 “팀이 전승을 해서 받을 수 있지 않았나 싶다. 팀원들에게 너무 고맙다. 한 턱 쏴야할 것 같다”라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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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인천 부평구 삼산월드체육관에서 도드람 2023-2024 V-리그’ 흥국생명과 페퍼저축은행의 경기가 진행됐다.경기에 앞서 2라운드 MVP 김연경이 시상식을 갖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1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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