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신·폭력신 세다"…'언더 유어 베드' 사부 감독, 과감한 日감성 통할까 (종합)[현장의 재구성]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3.12.06 20: 01

‘일본의 쿠엔틴 타란티노’라는 수식어를 얻은 사부 감독의 새로운 표현방식이 국내 관객들과 접점을 형성할 수 있을까. 신작 ‘언더 유어 베드’는 결핍을 가진 세 인물들의 비뚤어진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무엇보다 캐릭터들이 행하는 정사와 상처를 주는 폭력신의 수위가 높아 충격적이다.
출연 배우 신수항이 6일 오후 서울 이촌동 CGV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언더 유어 베드’의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시나리오를 받고 읽는 내내 너무 세다 싶었다. 특히 베드신과 폭력이 너무 셌다”고 말했을 정도로 사부 감독만의 화법은 과감성 있고 용감하다.
‘언더 유어 베드’(감독 사부, 제작 ㈜미스터리픽처스, 배급 ㈜트리플픽쳐스)는 첫사랑을 위해 선을 넘어버린 한 남자와 밑바닥에 내팽개쳐진 한 여자를 통해 폭력과 욕망이 만연한 시대에 사랑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 하는 영화. 노출과 정사신, 폭력신의 수위가 높아서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받았다. 무엇보다 파격적으로 캐릭터를 소화해낸 배우들의 연기가 눈길을 끌 만하다.

6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언더 유어 베드' 언론시사회가 열렸다.'언더 유어 베드’는 대학 시절 첫사랑을 우연히 만나 그 곁을 맴돌며 선을 넘어버린 한 남자의 하드보일드 멜로.배우 신수항, 이윤우, 사부 감독, 이지훈이 포토타임을 하고 있다. 2023.12.06 / jpnews.osen.co.kr

6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언더 유어 베드' 언론시사회가 열렸다.'언더 유어 베드’는 대학 시절 첫사랑을 우연히 만나 그 곁을 맴돌며 선을 넘어버린 한 남자의 하드보일드 멜로.배우 신수항, 이윤우,, 이지훈이 포토타임을 하고 있다. 2023.12.06 / jpnews.osen.co.kr
정신과 의사이자 가정폭력의 중심에 선 남자 형오를 연기한 신수항은 “이 영화에 정상적인 인물이 하나도 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배우로서 악역을 해보고 싶어서 형오를 맡았다는 그는 “이 인물이 임팩트 있게 다가왔다. 배우로서 도전의식이 불타올랐다”고 밝혔다.
‘언더 유어 베드’는 동명의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각색했는데, 한국의 제작사가 일본 출신 사부 감독과 함께 국내에서 올로케이션으로 촬영했다.
이날 사부 감독은 “저는 그동안 제가 쓴 시나리오를 연출해왔는데 이번에 처음 제가 쓰지 않은 각본을 연출하게 됐다. 중간중간 제 나름대로 바꾸었다”며 “저는 현대 사회로부터 오는 압박과 고독을 그리고 싶었다. 요즘에는 SNS가 있어서 예년에 비해 목소리를 내기 쉬운 상황이지만 여전히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여성, 사람들도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주제의식을 밝혔다.
6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언더 유어 베드' 언론시사회가 열렸다.'언더 유어 베드’는 대학 시절 첫사랑을 우연히 만나 그 곁을 맴돌며 선을 넘어버린 한 남자의 하드보일드 멜로.사토 감독이 포토타임을 하고 있다. 2023.12.06 / jpnews.osen.co.kr
이어 감독은 “형오는 어릴 때 가족 문제가 있었다. 도움을 받았어야 했는데 목소리를 높이지 못 한 채 자랐다. 그런 점에서 예은과 닮았다.지훈 역시 도와 달라는 목소리를 못 냈다”며 “저는 ‘도와 달라’는 목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요청의 목소리를 냈을 때 듣는 쪽의 힘도 중요하다고 본다. 제가 코믹 장르의 전작들에서 그렸던 것과 어느 정도 연결되는 지점도 있다. 볼 때는 가시가 있지만 보고 나면 꼭 불편할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사부 감독은 ‘탄환주자’(1996), ‘포스트맨 블루스’(2000), ‘먼데이’(2000), ‘드라이브’(2002), ‘하드 럭 히어로’(2003), ‘버니드롭’(2012), ‘미스 좀비’(2014), ‘미스터 롱’(2017), ‘댄싱 메리’(2019), ‘마이 블러드 엔드 본즈 인 어 플로잉 갤럭시’(2020) 등의 영화를 연출해왔다.
6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언더 유어 베드' 언론시사회가 열렸다.'언더 유어 베드’는 대학 시절 첫사랑을 우연히 만나 그 곁을 맴돌며 선을 넘어버린 한 남자의 하드보일드 멜로.배우 이지훈이 포토타임을 하고 있다. 2023.12.06 / jpnews.osen.co.kr
캐릭터 지훈 역시 가족과 친구들의 보살핌을 받지 못 한 채 외롭게 자란 인물. 김지훈 역을 맡은 이지훈은 “사부 감독님이 현장에서 자유롭게 놀 수 있도록 해주셨다. 그동안 저는 연기를 할 때마다 무언가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는데 감독님이 ‘무언가 하려고 하지마라. 느끼는 대로 하라’는 말씀을 해주셔서 큰 자극을 받았다. 내가 그간 연기할 때 많이 꾸미려고 했다는 생각이 들면서 연기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됐다”고 작품을 통해 배운점을 밝혔다.
폭력에 노출된 여자 예은 역을 맡은 이윤우는 “저는 제가 선택한 것은 후회하지 말자는 마인드”라며 “노출이 부끄럽고 걱정이 많이 되는 부분이었으나, 배우들과 호흡을 맞출 때 너무 잘해주셨고 스태프가 도움을 주셔서 연기에 몰두할 수 있었다. 노출 또한 예술이라고 생각하고 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예은이라는 역할을 연기하면서 정말 많은 걸 느꼈다. 희생 조차 사랑이라고 생각한다”며 “예은은 형오를 사랑해서 결혼한 거다. 그녀는 사랑하는 사람이 화내는 게 나만이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그것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 이 역할에 도전한 게 제 인생에 후회하지 않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6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언더 유어 베드' 언론시사회가 열렸다.'언더 유어 베드’는 대학 시절 첫사랑을 우연히 만나 그 곁을 맴돌며 선을 넘어버린 한 남자의 하드보일드 멜로.배우 이윤우가 포토타임을 하고 있다. 2023.12.06 / jpnews.osen.co.kr
6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언더 유어 베드' 언론시사회가 열렸다.'언더 유어 베드’는 대학 시절 첫사랑을 우연히 만나 그 곁을 맴돌며 선을 넘어버린 한 남자의 하드보일드 멜로.배우 신수항, 이윤우가 포토타임을 하고 있다. 2023.12.06 / jpnews.osen.co.kr
이윤우는 현장에서 자신을 기다려준 사부 감독 덕분에 배운 게 많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한편 형오 역의 신수항은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저는 피해와 가해를 나눠서 생각하지 않고 연기에 임했다. 형오는 유년 시절에 부모님으로부터 학대를 당한 아픔을 가진 사람이다. 그 아이가 성장하면서 그걸 극복하지 못했고 잘못된 강박증을 키웠다. 그래서 사랑을 폭력으로 표현하는 걸 정당화한다. 악하지만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예은을 진정으로 사랑하지만 그게 잘못된지 모르는 불쌍한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무관심과 폭력에 노출돼 자아존중감을 상실한 사람들이 얼마나 잘못된 선택을 하는지, 어두운 인간의 날것의 모습들을 스크린에 풀어냈다.
6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언더 유어 베드' 언론시사회가 열렸다.'언더 유어 베드’는 대학 시절 첫사랑을 우연히 만나 그 곁을 맴돌며 선을 넘어버린 한 남자의 하드보일드 멜로.배우 신수항, 이윤우, 이지훈이 포토타임을 하고 있다. 2023.12.06 / jpnews.osen.co.kr
사부 감독은 이지훈, 이윤우, 신수항 등 배우들의 연기가 좋았다면서 “한국 배우들은 연기를 잘하고 리듬감이 좋다. 몸을 잘써서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저는 영화를 만들 때 관객들이 보고 난 다음, 기분이 꺼지지 않도록 노력한다. (코믹이 아닌) 이 작품도 관객들이 그렇게 받아들이실 수 있도록 설정했다”고 강조했다.
사부 감독의 첫 번째 한국 진출작 ‘언더 유어 베드’는 오는 12월 13일 극장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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