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습니다 '큰' 우영' 진짜 韓 축구의 문제, 전문 수미 발굴이 시급 [오!쎈 서울]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4.03.22 14: 33

'6번'이 없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킥오프가 3시간 넘게 남은 4시 30분 무렵부터 팬들로 북적였다. 지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많은 논란을 낳은 대표팀이지만, 인기는 여전했다. 대한축구협회(KFA)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보이콧이 논의되기도 했으나 붉은악마는 선수들에게 응원을 보내기로 택했다. 여느 때처럼 이번 태국전 티켓도 일찌감치 매진됐다.

아시안컵 이후 대표팀은 여러 가지 이슈에 시달렸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자격 논란을 시작으로 대한축구협회(KFA)의 여러 가지 운영 미숙 등으로 인해 논란이 멈추지 않았다. 여기에 대표팀의 핵심인 손흥민과 이강인의 충돌이 알려지면서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번 3월 A매치를 앞두고 KFA는 황선홍 올림픽 대표팀 감독의 임시 사령탑으로 임명하고 손흥민과 이강인이 알아서 사과하면서 사태 수습에 나섰다. 여러 가지 비판 목소리가 이어졌기에 새로운 체제에서 어떻게든 승리가 절실했다. 그렇기에 이 경기서 한국은 최상의 라인업으로 나섰다.
하지만 황선홍 첫 체제로 나선 대표팀은 아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아시안컵에서 보여준 답답한 경기력이 이어지면서 태국 상대로도 고전했다. 전반 시작 직후 한국은 태국의 강한 압박에 오히려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전반 15분 조현우의 선방이 아니였다면 선제골을 허용할 정도였다. 한국은 전반 42분 주장 손흥민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지만, 후반 16분 수파낫 무에안타에게 실점을 내주면서 1-1 무승부에 그쳤다. 경기 마지막까지 적극적으로 공격했던 한국은 끝내 골문을 열지 못했다.
황선홍 감독은 큰 틀에서 변화는 없다. 파울루 벤투 감독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시절처럼 4-2-3-1과 4-4-2를 오가는 포메이션이었다. 주축 선수들 역시 손흥민과 이재성, 김민재, 황인범 등이 그대로 자리를 지키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벤투 감독 시절과 달리 클린스만 감독 시절부터 불거진 문제는 여전했다. 바로 중원 문제. 클린스만 감독 부임 이후 대표팀 붙박이 주전이던 '큰' 정우영을 제외하고 새롭게 중원 조합을 구성하기 위해 나섰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이 기용하던 박용우는 아시안컵 부진으로 인해 낙제점을 받았다.
결국 황선홍 감독은 이번 태국과 2연전에서는 박용우를 제외하면서 새로운 조합 준비에 나섰다. 그가 택한 것은 백승호의 대표팀 복귀와 광주 FC 상승세의 주역인 정호연, 전북 현대의 박진섭 등을 발탁했다. 단 전날 태국전에서 해답을 보여주기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일단 황선홍 감독은 태국이기에 어느 정도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해본 백승호를 황인범의 파트너로 택했다. 유럽 무대 이적 이후 버밍엄 시티에서 투 볼란치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준 백승호이기에 기대를 받았지만 합격점을 받기에는 부족했다.
사실 정호연과 박진섭 모두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가 아니다. 소속팀에서 모두 수비형 미드필더는 서브 포지션에 가까운 정도. 단순히 감독이나 선수 문제라기 보다는 지금 한국 축구 전반적으로 리그서 돋보이는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가 없다.
결국 중원 조합의 붕괴는 대표팀 엔진 황인범의 과부하로 이어지기도 했다. 대표팀 경기력의 부활을 위해서는 안정적으로 중원을 지탱해줄 '6번' 미드필더의 존재가 시급하다. 앞으로 감독이 누가 오던지 간에 한국 축구의 1순위는 새로운 주전 수비형 미드필더 발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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