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종로, 고용준 기자 “(최)우제 선수가 빈 말을 하는 선수가 아니에요. 밸류가 높은 챔프를 선택하면 확실하게 돌아오는 게 있어서 믿고 있죠. 무척 만족스럽습니다.”(김정균 T1 감독).
개인 기량에서 승부가 갈리기도 하지만, LOL 프로경기에서 승패의 향방을 미치는 큰 요소 중의 하나가 밴픽이다. 코칭스태프가 방형성을 제시하지만 때로는 선수의 선택과 결단이 밴픽에서 큰 영향을 미친다. 그 결과를 놓고 때로는 ‘형편없는 밴픽’이라는 비판을 넘어선 비난을 듣기도 한다.
‘제우스’ 최우제는 지난 7일 플레이오프 3라운드에서 소위 ‘미친’ 경기력을 뿜었다. 하루 전 젠지에게 ‘쵸비’ 정지훈이 있었다면, 7일 T1에는 ‘제우스’ 최우제가 있었다. 트페-베인-트페로 종횡무진 상대 진영을 봉쇄하고, 파쇄하고, 결국 때려 눕혔다.
‘제우스’ 최우제를 바라보는 ‘꼬마’ 김정균 감독의 눈은 꿀이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애정이 듬뿍 담긴 김정균 감독의 눈길에 ‘제우스’ 최우제도 수줍게 웃으면서 “팀원들의 호응해주고 감독님이 믿어주셨다”는 말로 화답했다.
T1은 7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 LCK아레나에서 벌어진 ‘2024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플레이오프 3라운드 패자조 DK와 경기에서 ‘제우스’ 최우제의 특급 캐리와 팀의 대들보 ‘페이커’ 이상혁의 환상 조율에 힘입어 3-0 승리를 거뒀다.
‘제우스’ 최우제는 2세트 베인, 3세트 트페로 두 번의 POG에 선정되면서 팀의 최종 결승진출에 크게 이바지했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최우제는 “상황이 지면 탈락하는 상황이었다. 진짜 이렇게 빨리 탈락하면 허망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지기 싫었던 것 같다. 기회를 또 얻게 돼 너무 행복하다”고 환하게 웃었다.
앞서 열린 한화생명과 플레이오프 2라운드 경기와 DK전의 차이를 묻자 최우제는 밴픽 티어 정리의 부족함과 함께 2라운드 1세트를 패하면서 분위기가 크게 기울었다는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플레이오프 들어서 패차가 바뀌고 나서 렉사이를 팀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뭔가 픽들을 정리에서 살짝 밀렸던 것 같고, 1세트가 사실 많이 유리했다고 생각했는데, 그 판을 스무스하게 패하면서 그 날 크게 영향을 받은 것 같다.”
14.6 패치에서 계속 탑 렉사이를 대처해야 것에 대해 그는 탑 렉사이의 강력함을 ‘비정상적인 메카니즘’ 비유하면서 다가오는 한화생명과 최종 결승 진출전에서 ‘도란’ 최현준 보다 더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의욕을 내비췄다.
“다음 패치가 적용된 본 서버에서는 렉사이가 너프됐다. 정말 이상한 챔피언인 것 같다. 대회 기준으로도 불합리하고 말이 안되는 그런 라인전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웃음). 도란 선수가 이번 젠지전을 보니 단단하게 잘하는 것을 봤다. 그래서 나 역시도 도란 선수 보다 조금 더 팀에 좋은 영향력을 끼쳐아 하기에 그 점을 목표로 생각하고 있다.”
배인으로 맹활약한 2세트에 대해 그는 “ 베인 크산테 구도에서 항상 베인이 좋은 구도는 아니다. 그래도 힘든 구간을 잘 넘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 망설이지 않고 선택하게 됐다. 인게임에서 수월하게 잘 풀린 것 같다. 하고 싶다는 의사를 먼저 말했다. 소위 이니시에이팅을 열었다. 팀원들이 잘 호응해줘서 선택할 수 있었다”며 베인 픽을 고르기 까지 뒷 이야기를 들려줬다.
최우제는 “한화생명과 붙기 전에는 준비 과정 전후에서 느낌이 안 좋았던 부분이 있었고, 실제로 결과가 잘 나오지 않았다. DK를 잡고 드는 생각은 뭔가 느낌이 좋고, 흐름도 좋고, 공기도 좋은 것 같다. 기분 좋다. 잘해보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