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여왕' 김지원, 박지은 작가표 여주인공답다 [Oh!쎈 초점]
OSEN 최이정 기자
발행 2024.04.09 08: 20

tvN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극본 박지은/ 연출 장영우, 김희원/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문화창고, 쇼러너스)이 여타 드라마와 차별화되는 특징 중 하나는 여주인공의 설정이다. 세기의 사랑과 결혼을 하고 이혼한 재벌 3세인데 시한부 판정을 받은 이후 캐릭터 변화가 주된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하지만 까칠했던 여왕이 갑작스럽게 '눈물의 여왕'으로 탈바꿈한 것이 아니라서 오히려 반전이다. 죽음을 앞둔 여주인공은 신파로 치달을 수도 있을 상황에서 강력한 사이다를 안기며 시청자들을 열광케 했다.
지난 7화 방송에서는 자신의 죽음을 빌미로 잡고 협박하는 윤은성(박성훈 분)으로 인해 기자회견을 해야 하는 홍해인(김지원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어느 때보다 진하게 메이크업했지만 오히려 더 슬퍼 보이는 이유는 홍해인이 처한 상황 때문이었다.
자신과 가족들의 모든 것을 빼앗고도 뻔뻔하게 홍해인과 결혼을 하려고 하는 윤은성은 홍해인에게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고 싶다면 자신의 옆으로 오라고 협박했다. 특히 홍해인은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옆에 있겠다는 전 남편 같지 않은 전 남편 백현우(김수현 분)가 윤은성의 계략으로 회사에서 직위 해제는 물론 대기 발령 상태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참담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결국 홍해인은 "앞으로 내 문젠 내가 풀래. 나랑 상관도 없는 당신이 괜히 이런저런 피해 보는 거 부담스러워"라며 백현우에게 명확히 선을 그어 씁쓸함을 자아냈다.

 
이어 홍해인은 윤은성을 직접 찾아갔고 윤은성은 기쁜 내색을 감추지 못했다. 백현우는 단상 위에 오른 홍해인을 슬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드디어 기자회견의 시작. 윤은성은 홍해인을 백화점 대표이사로 재선임한다고 밝혔고, 이어 홍해인은 윤은성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그의 잘해보겠다는 글을 읽어야 하는 순간, "윤 회장님에게 협박받았다. 제 남편이자 법무 이사였던 백현우 씨에게 어떤 혐의라도 뒤집어씌워 감옥에 보내겠다고 했다"라고 폭로했다. 
장내는 뒤집어졌다. 그런 뒤 한 방이 더 있었다. 홍해인은 "저는 퀸즈 그룹의 대표 자리에 다시 갈 수 없다.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시한부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폭탄 고백했다.
아예 윤은성 협박의 싹을 자른 것이다. 홍해인은 빼앗긴 재산과 집, 경영권을 되찾고 윤은성에게 복수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정확한 방법을 선택한 것. 예상치 못한 발언에 윤은성은 큰 충격을 받았고 아수라장 속에서도 홍해인의 시선은 백현우 만을 향하고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여주인공이 선택한 방식은 솔직함과 공개 저격이었다. 그리고 이는 오히려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야 한다는 명목 하에 남자주인공도 가족도 시청자도 답답하게 만드는, 이른바 모든 걸 혼자 떠안고 숨기고 감내해(그것이 최선이 아닌 것이 분명한데도) 보는 이에게 스트레스를 안기는 고구마 여주인공은 없었다. 홍해인을 더욱 시청자들이 응원하는 이유다.
눈물 한 방울 안 흘리게 해 주겠다며 결혼을 약속한 재벌 아내와 정작 이런 아내만을 믿고 결혼했지만 눈물 마를 날 없는 나날알 보내던, 하지만 정작 망한 아내의 집안을 살리게 될 남편의 모습은 역발상의 신선함과 함께 박지은 작가의 필력 속에 흥미로운 캐릭터들로 탄생했다. 눈물 안 흘리게 해 주겠다는 홍해인의 약속, 그리고 남자주인공을 위해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이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홍해인은 박지은 작가 표 여주인공답다. 이날 방송은 자체최고시청률(전국 가구 기준 평균 19%, 최고 20.6%)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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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눈물의 여왕'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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