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눈의 광인’으로 예능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아이브 안유진이 백상예술대상에서도 이름을 남길 수 있을까.
안유진은 제60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여자 예능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1986년 코미디연기상으로 신설된 이 부문은 27회부터 남녀 코미디 연기상으로 분리되어 시상이 진행됐고, 39회부터는 남녀 예능상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 이수근, 이영자, 송은이, 박나래, 김숙, 장도연 등 내로라하는 대한민국 예능인들이 수상의 영광을 안은 바 있다.
1986년 이 부문 첫 시상부터 지금까지 여자 아이돌이 트로피를 받은 적은 없었다. 여성 예능인의 강세를 깬 건 2012년 박하선, 2022년 주현영 정도에 불과하다. 최근 10년만 보더라도 이은지(2023년), 장도연(2021년), 박나래(2017년, 2020년), 이영자(2019년), 송은이(2018년), 김숙(2016년) 이국주(2015년), 김영희(2014년)로 개그우먼 출신 등 예능인들이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연기자 부문에서는 유이, 정은지, 황정음, 임윤아 등 아이돌 출신이 수상을 한 전적은 있지만 예능 부문에서는 현역 아이돌 또는 아이돌 출신이 받은 적이 없는 만큼 안유진이 이번 시상식에서 여자 예능상을 거머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안유진의 활약은 상을 받기에 충분하다. 지난해 ‘뿅뿅 지구오락실’, ‘크라임씬’에서 활약한 안유진이다. ‘뿅뿅 지구오락실’에서의 활약이 눈부시다. 이은지, 오마이걸 미미, 이영자 사이에서 걸그룹으로서의 상큼하고 발랄한 매력을 보여줄 것으로 합류한 안유진이지만 나영석 PD의 예상을 완벽하게 벗어났다. “이런 느낌으로 섭외한 거 아니야”라는 나영석 PD의 말은 절규가 아닌 새로운 예능 캐릭터의 탄생을 예고하는 선언이기도 했다.
‘크라임씬’에서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맑은 눈의 광인’ 캐릭터를 추리 장르에 입혀 ‘맑은 눈의 단서 집착러’로 변신한 안유진. 그는 주현영이 아끼는 인형의 배를 갈라 단서를 찾고, 벽에 붙은 종이를 찢어 단서를 발견하는 등 추리에 과몰입했다. ‘크라임씬’ 특성상 매회 다른 인물이 주어져도 안유진은 완벽하게 몰입했다. 승무원, 래퍼 등 다양한 캐릭터를 오가며 추리에 힘을 쏟고, 웃음도 놓치지 않은 안유진은 단숨에 ‘예능 블루칩’에서 ‘예능 확신캐’에 등극했다.
본업인 아이브 활동에도 최선을 다하면서도 예능 활약도 놓치지 않은 안유진인 만큼 수상에 대한 기대도 높다. 물론, 노미네이트 된 후보들도 만만치 않다. 김숙, 이수지, 장도연, 홍진경이 안유진과 함께 제60회 백상예술대상 여자 예능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모두 예능계에서는 이름값도 있고, 활약도 높기에 안유진으로서는 쉽지 않은 대결이다.
안유진이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들며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수 있을까. 비록 수상에 실패한다 하더라도 예능인들 사이에서 현역 아이돌로 후보에 노미네이트 됐다는 것만으로도 안유진의 예능 활약을 짐작할 수 있기에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제60회 백상예술대상은 오는 5월 7일 코엑스 D홀에서 진행된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