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FA 시장에서 72억 원의 거액을 투자했나보다. 독수리군단과 FA 계약한 내야수 안치홍이 연속 적시타와 함께 몸을 사리지 않는 호수비를 펼치며 류현진의 복귀 첫 승 및 한화의 5연패 탈출에 큰 힘을 보탰다.
안치홍은 지난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3차전에 5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1-0으로 앞선 1회 2사 1루에서 우익수 뜬공으로 몸을 푼 안치홍은 여전히 1-0으로 리드한 4회 무사 1루에서 달아나는 1타점 2루타를 때려냈다. 2B-1S 유리한 카운트에서 두산 선발 브랜든 와델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좌중간을 가르는 장타를 때려냈다. 최근 4경기 연속 안타, 3경기 연속 타점을 기록한 순간이었다.
안치홍은 6회 2루수 땅볼에 이어 2-0으로 앞선 8회 2사 1루에서 다시 해결사 능력을 발휘했다. 1루주자 채은성이 폭투를 틈 타 2루에 도달한 가운데 타석에서 풀카운트 끝 두산 홍건희의 6구째 슬라이더를 공략, 1타점 쐐기 적시타로 연결했다.
공격뿐만이 아니었다. 수비에서도 1회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허경민의 타구에 호수비를 선보이며 선발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애매한 뜬공 타구를 향해 몸을 던져 다이빙캐치를 해냈다.
사령탑은 이날 경기의 최우수 타자로 안치홍을 꼽았다. 최원호 감독은 “오늘 타선에서는 안치홍 선수를 칭찬하고 싶다.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해내는 선수다. 최근 컨디션이 오르는 모습이었는데 오늘도 팀이 필요한 상황에서 좋은 타격으로 승리에 보탬이 됐다”라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안치홍은 경기 후 “팀이 연패 중이었는데 그걸 끊어낸 것이 좋고, 그 과정에서 내가 역할을 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안치홍은 지난해 11월 4+2년 총액 72억 원에 한화와 FA 계약했지만 기대와 달리 시즌 초반 페이스가 더뎠다. 시범경기 10경기 타율 6푼9리 부진에 이어 3월 23일 개막 후에도 8경기 타율 2할4푼2리 1홈런 3타점으로 제 몫을 해내지 못했다.
안치홍은 4월 2일 대전 롯데전 4타수 2안타를 전환점으로 삼았다. 이후 꾸준히 안타와 볼넷으로 출루에 성공하더니 시즌 타율을 어느덧 2할8푼8리까지 끌어올렸다. 안치홍의 4월 월간 타율은 3할4푼6리이며, 특히 잠실 두산 3연전에서 타율 5할4푼5리(11타수 5안타) 5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78억 원의 가치를 입증했다.
안치홍은 “시즌 초반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는데 점차 그런 생각을 내려놓고 상황에 집중하고 있다. 시즌 초반보다 점차 결과가 좋아지고 있고, 팀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 다행이다”라고 반등 비결을 전했다.
한화는 안치홍의 공수 맹활약에 힘입어 두산을 3-0으로 완파, 천신만고 끝 5연패를 끊어냈다. 시즌 9승 7패로, 4위 키움 히어로즈에 승률에서 뒤진 5위가 됐다.
안치홍은 “팀이 시즌 초반 연승과 연패를 왔다갔다했는데 우리 선수들은 개의치 않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믿고 있다”라며 “나 뿐 아니라 우리 선수들 모두 더 열심히 해서 더 많은 경기를 이기기 위해 노력할 테니 팬 여러분도 지금처럼 크게 응원해주시면 좋겠다”라는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최원호 감독은 이날 경기 전 타격 사이클과 관련해 “타자들의 사이클은 워낙 기복이 있다”라며 “다만 대체 불가 선수는 컨디션 관리만 잘해주면 된다. 조금 주춤해도 결국 자신의 기록을 찾아간다. 그러니 타율이라는 걸 절대 무시할 수 없다. 팀이 타율이 좋은 선수들에게 비싼 돈을 주는 이유다”라고 설명했다.
안치홍이 2024년 4월 왜 한화로부터 거액을 받았는지 제대로 입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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