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로 향하는 첫걸음이다. 황선홍호가 '세계 최초'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0시 30분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B조 1차전에서 아랍에미리트(UAE)와 맞붙는다.
이번 대회에서는 최소 4위 안에 들어야 2024 파리 올림픽 티켓을 따낼 수 있다. B조에 속한 한국은 UAE, 중국, 일본과 8강 진출을 놓고 다툰다. 3위 안에 들면 본선에 직행할 수 있고, 4위가 되면 아프리카 지역 4위 팀과 플레이오프 싸움을 펼쳐야 한다.
만약 3위 이상을 차지하면 한국 축구는 사상 최초로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는 대기록을 쓰게 된다. 이번 대회에 더 많은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조 편성은 까다롭다. 한국을 상대로 우세를 보이고 있는 일본은 물론이고 중동의 다크호스인 UAE, 중국까지 어느 하나 쉬운 팀이다.
황선홍 감독도 "우리 조의 모든 팀이 강하다. 죽음의 조라는 걸 인정한다"라며 "경쟁이 강하고 힘든 조다. 토너먼트에 진출하려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 첫 경기가 매우 중요하다. 온 힘을 쏟아야 한다. 우리는 모든 경기에서 팀으로서 뛸 것이고, 대회 전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황선홍호는 대회 직전까지도 해외파 차출 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핵심 윙어 양현준(셀틱)과 주전 센터백 김지수(브렌트포드), '에이스' 배준호(스토크 시티) 모두 소속팀의 차출 거절로 합류가 무산됐다. 대표팀과 함께하는 해외파 선수는 정상빈(미네소타)과 김민우(뒤셀도르프) 둘뿐이다.
K리그 자원들에게 기대를 걸어야 하는 황선홍 감독이다. 그는 "대회 전에 유럽으로 날아가 클럽들과 선수 차출을 협상했다. 안타깝게도 그들은 팀에 합류하지 모했다. 답답하고 아쉽지만, 감독으로서 다음 계획이 있다. 문제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황선홍 감독은 "대체 발탁한 선수들이 카타르로 다소 늦게 와서 어려운 상황이다. 그 점을 극복해야 한다"라며 "선수들이 조별리그를 통해 더 조직적인 원팀이 되길 바란다. 또 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대회 기간 내내 강점과 능력을 보여주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일단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정상빈도 소속팀 일정을 소화하고 이제 막 대표팀에 합류했기에 1차전 출전은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UAE 상대로 골 맛을 봤던 안재준(부천)을 비롯해 강성진(서울), 엄지성(광주), 이영준(김천) 등 국내파로 공격진을 잘 꾸려야 하는 황선홍 감독이다.
UAE를 이끄는 사령탑은 우루과이 출신 마르셀로 브롤리 감독이다. 그는 "우리는 강력한 대한민국 팀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난 우루과이에 있을 때 그들과 경기해봤기 때문에 그들을 알고 있다"라며 "UAE 축구를 발전시키는 게 꿈이다. A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는 선수들을 계속 키워나가고 싶다. 우리의 강점은 속도와 피지컬"이라고 자신했다.
브롤리 감독은 지난해 3월 우루과이 대표팀 임시 사령탑으로서 한국을 찾은 바 있다. 당시 그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을 2-1로 제압했다. 브롤리 감독은 지난해 우루과이 U-20 대표팀을 처음으로 월드컵 정상에 올려두기도 했다.
UAE는 A매치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 여럿 있기에 무시할 수 없는 팀이다. 2004년생 공격수 술탄 아딜은 A매치 10경기에서 5골을 기록 중이고, 2002년생 하립 압달라도 A매치 24경기를 뛰었다. 특히 압달라는 2022년 벤투호를 상대로 결승골을 터트리며 한국에 0-1 패배를 안겼던 선수다. 이외에도 바데르 나세르, 자예드 술탄 등 아시안컵에 나섰던 선수들이 적지 않다.
한국은 17일 UAE와 첫 경기를 치른 뒤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19일 오후 10시에 중국과 만난 뒤 22일 오후 10시에는 일본과 숙명의 한일전을 치른다. 2~3일밖에 쉴 수 없는 짧은 간격이다.
/finekosh@osen.co.kr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