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나비→루시, 페퍼톤스 리메이크..이장원 “그분들이 우리를 아나요?”[인터뷰①]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4.04.17 07: 00

 페퍼톤스가 20주년 기념 앨범을 위해 리메이크에 참여해준 아티스트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는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가수 페퍼톤스(신재평, 이장원)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페퍼톤스는 17일 오후 20주년 앨범 ‘Twenty Plenty’를 발매하고 컴백한다. 이번 앨범은 A side ‘SURPRISE!!’와 B side ‘<

신재평은 리메이크를 수록한 이유를 묻자 “작년쯤에 회사에 모여서 이야기를 했다. 20주년을 어떻게 기념할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다 ‘20주년이니까 20곡을 내자’고 해서 ‘무슨 말도 안 되는 얘기냐’고 했다. 저희들이 최근 앨범을 내면 7, 8곡씩 냈다. 물론 저희들은 앨범단위로 작품을 발표하길 좋아하는 옛날 밴드인데, 그럼에도 초창기처럼 14-15곡씩 내면 사람들이 앉은자리에서 다 듣기 힘들더라. 저희도 그렇고. 그러다 보니 컴팩트한 음반을 내고는 했는데 정반대로 역행하는 기획을 한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나. 20곡을 어디서 갑자기 찾아낼까. 안테나는 음악을 기획하고 제작해내는 회사다. 회사에서 할 수 있는 방식의 축하와 선물이 음악을 만드는거다. 직접 곡을 쓸순 없으니까 리메이크 앨범을 만들기로 했다. ‘10곡을 리메이크 앨범으로 만들어볼게요’라고 해서 ‘그게 될까요?’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헌정 앨범이라거나 리메이크 앨범, 트리뷰트 앨범처럼 기념앨범은 대단한 성취를 일군 레전드들에게 주어지는 상 같다고 느꼈다. 저희는 그렇다 하기엔, 저희 딴에는 ‘우린 훌륭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둘의 얘기고.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적도 없고, 전국민이 아는 히트곡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노래가 알음알음 오랫동안 들려지면서 축적된 힘으로 가고 있는 밴드다. 사람들이 다 아는 것보다는 아는 사람이 많이 좋아해주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저희가 이런 앨범을 과연 만들어낼수 있을까, 그런 앨범이 만들어질까 라는 의문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의 우려와는 달리 이번 A side 앨범에는 SUMIN, 잔나비, LUCY, 나상현씨밴드, 이진아, 멜로망스 정동환, wave to earth, 유다빈밴드, Dragon Pony, 스텔라장, 권순관 등이 참여해 화려한 라인업을 완성했다. 이에 신재평은 “회사에서 ‘이런 팀들한테 연락 드릴 예정이다’라고 해서 ‘되면 좋겠네요’라고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장원은 “‘그 분들이 저희를 아나요?’ 싶었다”고 솔직한 반응을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신재평은 “다들 흔쾌히 참여해주기로 했다더라. 깜짝 놀라고 믿어지지 않았다. 저희가 하는 일들이 모종의 영향력이 있었던 것인가보다 라는 나름의 뿌듯함을 느꼈다. 어떤 후배는 10년전 페퍼톤스 공연에 왔다더라. 시간의 힘이란건 대단한 것 같다”고 신기해 했다.
또 A side의 타이틀곡이 잔나비의 ‘행운을 빌어요’가 된 이유에 대해 이장원은 “타이틀곡 선정은 저희가 관여하지 않았다. 타이틀곡을 잔나비가 부르게 됐다는것도 말이 안 맞다. 팀을 섭외했고, 각자 어떤 노래를 하고 싶은지 회사와 소통했고, 그걸 정리해서 최종 리스트가 만들어졌다. 어떻게 잔나비의 곡이 타이틀로 선정됐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게 관심이 없었다기보다는, 프로젝트를 만들 때 우리는 민망하고 겸연쩍은 부분 있어서 ‘그렇다면 회사에서 주도적으로 해달라’고 했다. 초안 스케치가 와도 우리 노래를 리메이크 해주는데 그걸 듣고 뭐라고 하겠냐. 그래서 ‘우리가 서프라이즈 할수있게 하고, 저희는 남은 10곡을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고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재평은 “황송한 일이라 ‘이 팀을 섭외해 달라’고 얘기 할 분위기가 전혀 아니었다. 제목처럼 깜짝 선물같은 그런 제작 기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리메이크된 페퍼톤스의 곡에 대해서는 “이 음반을 듣는 저희 음악 들어주셨던 분들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 같다. 저희들의 바운더리 안에서 재밌고 북치고 장구치고 했던 기억인데, 이번 음반을 통해 직접적으로 도움받고 인연을 맺는 경험을 통해 한편으로 어떤식의 책임도 느껴지더라. 우리가 하는 일들이 누군가한테 영향을 미치고 있고 후배들 중에서도 이런 것들을 보고 참고한사람도 있겠구나 잘해야겠다 라는 생각 갖게된 계기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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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안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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