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보고 있으면 감탄이 절로…스윙이 이렇게 부드러울 수가" 류현진 킬러도 인정한 재능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4.04.24 06: 50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은퇴한 통산 244홈런의 올스타 4회 출신 외야수 헌터 펜스(41)도 이정후(26)의 재능에 놀라워했다. 
이정후는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에 3번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장, 3타수 1안타 1득점 1볼넷으로 멀티 출루 활약을 펼치며 샌프란시스코의 5-1 승리에 기여했다. 
전날(22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11경기 연속 안타 행진이 끊겼지만 이날 다시 안타를 생산하며 시즌 타율을 2할8푼4리(88타수 25안타)로 끌어올렸다. 지난 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부터 시작된 연속 출루 행진은 13경기로 늘어났는데 최근 5경기에선 멀티 출루로 적응 속도를 높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2024.04.07 /jpnews@osen.co.kr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2024.04.09 /jpnews@osen.co.kr

이날 이정후는 특유의 컨택 능력으로 안타를 만들어냈다. 통산 93승을 거둔 메츠 좌완 선발 호세 퀸타나 상대로 1회 첫 타석은 1루 땅볼로 물러났지만 3회에는 투스트라이크 불리한 카운트에서 5구째 바깥쪽 떨어지는 76.5마일(123.1km) 슬러브를 잡아당겨 우전 안타로 연결했다. 
퀸타나는 유리한 카운트에서 공 하나를 빼기 위해 스트라이크존 밖으로 벗어나는 공을 던졌다. 그런데 이정후가 허리가 살짝 빠진 채 배트 컨트롤하며 공을 맞혔다. 하체 힘을 싣지 않고도 엄청난 컨택으로 우전 안타를 만들어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샌프란시스코 주관 방송사 ‘NBC스포츠 베이에어리어’ 중계진도 이 장면을 두고 “바깥쪽 코너에 완벽하게 로케이션된 공을 쳤다. 이것이 우리가 이정후에 대해 말하는 포인트다. 그는 팀 내에서 누구보다 정타를 잘 만들어낸다. 하체에 힘이 많이 들어가지 않아도 안타를 칠 수 있다”고 감탄했다.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2024.04.03 /jpnews@osen.co.kr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2024.04.09 /jpnews@osen.co.kr
이때 중계 부스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8시즌을 뛰며 2012년, 2014년 두 치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함께한 헌터 펜스가 특별 게스트로 함께하고 있었다. 이정후 타석 때 중계진은 펜스에게 그에 대한 인상을 물어봤다. 펜스는 “스프링 트레이닝 때 이정후를 처음 봤는데 무척 인상적이었다. 몸을 움직이는 방식이나 스윙이 아주 부드럽다. 공격적으로나 수비적으로 조금 더 나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펜스는 “깔끔한 스윙과 함께 몸의 움직임을 보면 이정후만이 갖고 있는 감탄 요소가 있다”고 칭찬하며 투수 조던 힉스와 함께 이정후 영입이 샌프란시스코의 성공작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중계진도 “이정후는 똑똑한 타자다. 우리는 그에 대해 매우 빨리 배웠다”고 빠른 적응력을 높이 평가했다. 
이정후가 기막힌 컨택으로 안타를 치고 나가자 중계진의 찬사가 또 한 번 이어졌다. 펜스도 “마치 투수와 페퍼 게임을 하는 것 같다”고 맞장구쳤다. 페퍼 게임은 2인1조로 가까운 거리에서 한 사람이 공을 던지면 다른 한 사람이 배트 중심에 가볍게 맞히고, 그 공을 던져준 사람이 받는 연습이다. 경기 전 선수들이 백네트 앞에서 하는 연습인데 투수와 짜맞춘 것처럼 이정후의 컨택 능력이 정확하다는 의미였다.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2024.04.09 /jpnews@osen.co.kr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2024.04.09 /jpnews@osen.co.kr
한편 펜스는 지난 2007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데뷔한 뒤 필라델피아 필리스, 샌프란시스코, 텍사스 레인저스를 거치며 2020년까지 14시즌 통산 1707경기 타율 2할7푼9리(6420타수 1791안타) 244홈런 942타점 120도루 OPS .794를 기록하며 올스타에 4번 선정된 우투우타 외야수였다. 
2012년 7월말 트레이드로 샌프란시스코에 합류한 뒤 그해 월드시리즈 우승 기여한 펜스는 2013년 시즌 중 5년 9000만 달러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2014년에도 월드시리즈에서 타율 4할4푼4리(27타수 12안타) 1홈런 5타점 OPS 1.167로 활약하며 샌프란시스코를 다시 정상에 올려놓은 펜스는 빼어난 실력만큼 성실함과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선수들에게 인정받는 리더였다. 
2018년을 끝으로 계약 기간이 끝나면서 2019년 텍사스로 이적했지만 2020년 1년 계약으로 다시 팀에 복귀해 마지막 시즌을 샌프란시스코에서 보내고 은퇴했다. 은퇴 당시 펜스는 “내 마음은 항상 샌프란시스코와 함께할 것이다”며 애정을 드러냈고, 팬들의 지지 속에 자이언츠 레전드 대우를 받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선수 시절 헌터 펜스. /dreamer@osen.co.kr
샌프란시스코 시절 헌터 펜스가 LA 다저스 류현진에게 2루타를 치고 나갔다.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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