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스타 생태계' 그린 두 인물, 그들은 모두 '디자이너' 였다 [인터뷰]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24.04.29 09: 22

스웨덴의 프리미엄 전기차 전문 브랜드 폴스타는 베이징 모터쇼인 '오토 차이나 2024'를 하나의 전환점으로 여겼다. 폴스타 1, 2, 3, 4, 5로 이어지는 라인업 완성을 선언하면서 '폴스타 생태계'라는 원대한 그림까지 보여주었다. 
폴스타 생태계의 결정적 증거는 '폴스타 폰(Polestar Phone)'이다. 지난 23일, 폴스타의 브랜드 전략을 소개하는 폴스타 브랜드 나이트(Polestar Brand Night)에서는 느닷없이 '폴스타 폰(Polestar Phone)'이라는 이름의 스마트폰이 공개됐다. CES 같은 가전 박람회도 아닌데 말이다. 
폴스타는 글로벌 IT 공룡들이 그랬던 것처럼 '폴스타 OS'를 기반으로 하는 '폴스타 생태계'를 그리고 있었다. 폴스타 OS에는 현재로선 '폴스타 폰(Polestar Phone)'과 폴스타 4가 엮일 예정이지만 향후에는 얼마나 많은 기기들이 이 생태계에 달라 붙을 지 모를 일이다. 

폴스타 브랜드 나이트를 찾은 한국 취재진은 국내 출시가 임박한 폴스타 4도 그렇지만, '폴스타 폰'의 수려한 외관에 크게 놀랐다. 디자인 DNA만 따지면 '폴스타 폰'도 당연히 폴스타 라인업에 넣어야 할 정도로 일관된 색깔이 있었다. 
그 배경엔 폴스타의 미래를 설계하는 두 축이 있었다. 토마스 잉엔란트(Thomas lngenlath) 폴스타 CEO와 막시밀리안 미소니(Maximilian Missoni) 폴스타 디자인 총괄이었다. 토마스 잉엔란트도 사실은 볼보자동차 디자이너 출신이다.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 베이징 모터쇼 특별취재단은 두 폴스타 핵심 인물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 속내를 알아보았다. 
토마스 잉엔란트(Thomas lngenlath) 폴스타 CEO
▲폴스타 4가 2025년 말 부산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인데, 한국 고객들은 언제부터 한국 생산분을 받아볼 수 있나?
=현재 시점에서 구체적인 차량인도 일정을 말씀 드리긴 어렵다. 하지만 우리는 약속한 2025년 하반기부터 생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고, 가장 중요한 것은 프리미엄 브랜드 레벨의 품질 관리 부분이다. 현재 항저우 공장에서 폴스타 4를 생산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수준의 품질 관리에 다다르기까지 일정 부분의 시간이 필요했고, 부산 공장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우리는 계획된 일정대로 생산준비를 하고 있으며, 인도 일정을 서두르기 위해 품질을 희생하는 일을 없게 하겠다. 
토마스 잉엔란트 CEO.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 2024 오토차이나 공동취재단.
▲LFP 배터리를 필두로 한 저가형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폴스타는 퍼포먼스 전기차를 모토로 하고 있고, 3,4,5 고급 모델의 출시를 예고 하고 있는데 이 모델들에 LFP배터리를 탑재할 계획이 있는가? 
=절대 없다라고는 말 못하겠지만, 현재로서는 계획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폴스타는 하이 퍼포먼스 전기차 브랜드이며 파워풀한 퍼포먼스와 빠른 충전이 가능해야 한다. 이와 같은 특성을 고려했을 때 LFP 배터리보다는 다른 종류의 배터리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LFP배터리의 성능이 향상된다면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가?
=배터리 기술은 놀랍도록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LFP 배터리는 무게가 많이 나가고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더 많이 주지만, 가격이 저렴한 장점이 있다. 다른 배터리는 가격이 조금 더 비싸지만, 하이 퍼포먼스에 더 적합한 배터리이다. 우리는 태생적으로 하이퍼먼스 전기차 브랜드이다 보니 현재는 이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향후 출시할 폴스타 5에는 SK on 배터리를 탑재할 계획인데 하이 퍼포먼스 전기차에 적합한 배터리를 개발 및 적용할 계획이다. 소비자들은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폰 중 취향에 따라 선택하는 것처럼, 배터리 역시 고객들이 선호하는 목적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시기가 올 것으로 생각한다. 
▲최근 볼보자동차가 폴스타의 주식을 일부 조정했다. 이번 이슈로 한국 고객들이 향후에 서비스센터를 이용하지 못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향후 전용 서비스센터 구축 계획이 있는지 궁금하다. 
=지분 조정과 서비스센터 이슈는 별개의 문제이다. 폴스타 고객들은 향후에도 볼보자동차 서비스센터를 계속해서 이용할 수 있다. 이 이슈가 전혀 서비스센터 이용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독점적인 폴스타 서비스센터 구축에 관해서는 계획 중이다. 하지만 이것이 볼보자동차 서비스센터를 대체하는 것은 아니며, 볼보자동차 서비스센터에 추가적으로 폴스타 전용 서비스센터를 구축하는 것이다. 폴스타는 볼보자동차와 강력한 협력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기존에 진행해 왔던 서비스, 인프라, 부품, 네트워크 등 다양한 부분에서 계속해서 협력해 나갈 것이다. 볼보자동차는 18%의 지분과 함께 여전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23일 폴스타 나이트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커넥티비티에서도 자동차는 더 이상 탈것이 아니라, 전자 제품 같은 모빌리티 혹은 디바이스로 인식되고 있는 것 같다. 폴스타는 다른 자동차 브랜드와 어떤 차이가 있고 좋은 자동차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말씀하신 대로 자동차가 모바일 디바이스와 같이 커넥티비티 및 디지털 역량이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자동차 제조사들 입장에서는 이것이 반드시 가져가야 할 전제 조건인 것처럼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고 있으며,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도 앞다퉈서 디지털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폴스타의 차별성에 대해서 말하자면 물리적, 감성적으로 운전자에게 달리는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본질적인 가치에 더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이 두 다리로 뛰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이동 시켜주는 수단이 자동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지난 100여 년 동안 더 빨리 달리는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지 않았나. 특히 유럽이 그렇다. 정리하면 최신의 디지털 역량과 오래 축척해 온 유럽의 퍼포먼스 자동차를 제조할 수 있는 탁월한 역량을 하나의 제품에 담아내는 것이 폴스타의 비전이다. 
▲전기차 시장을 두고 중국과 유럽에서의 마찰 관계가 있다. EU가 관세를 높여서 중국산 제품의 진출을 억제하고 있다. 다시 유럽 연합이 관세를 높인다면 생산 시기를 당기거나 물량을 늘릴 가능성이 있는지? 
=지난 3년을 돌아보면 무역장벽이 세워지거나 특정 국가 간의 관계가 비즈니스에 영향을 주는 사례들을 볼 수 있었다. 폴스타는 지역적인 접근이 아니라 글로벌 차원에서 생산 거점 확대를 추진해 오고 있으며, 무역장벽들이 더욱 공고해지기 전에 중국 외 미국과 한국 등으로 생산 거점 확대를 가속화 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을 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폴스타는 생산시설에 직접 투자하는 것 대신 볼보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과 같이, 기존의 전문 인력 및 생산 인프라가 갖춰진 부산 공장 등을 활용하여 글로벌 생산 거점을 빠르게 확대해 나가고 있다. 
막시밀리안 미소니(Maximilian Missoni) 폴스타 디자인 총괄
▲폴스타 4 디자인의 강점은 무엇인가요?
=리어 윈도우를 카메라로 대체하면서 더 넓은 헤드룸과 더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었다. SUV 콘셉트이면서 매우 스포티한 쿠페 스타일을 적용했다. 그래서 스포티하면서도 차체가 높은 SUV의 장점을 유지할 수 있다.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종류의 자동차이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태양계를 모티브로 한 실내조명은 직관적이고 매력적이다. 뿐만 아니라 간접 조명으로 훨씬 더 럭셔리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리클라이너 시트와 2열의 공간감을 강점으로 꼽을 수 있다. 
막시밀리안 미소니 디자인 총괄.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 2024 오토차이나 공동취재단.
▲디자이너가 CEO인 회사에서 일하는 장점과 단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디자인을 설명하기 위해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고, 디자인을 논할 때 다툴 일이 없는 것이 큰 장점이다. 토마스 잉엔라트는 디자인적 이해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단점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CEO에 비해서 매우 디테일한 부분까지 논의해야 하는 점이 있다. 그의 취향과 실력을 존중하기 때문이다. 
▲폴스타 4에 뒷유리가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
=디자인에서 뒷자리 헤드룸, 쿠페의 실루엣, 후방 시야, 이 세 가지가 중요한데 일반적으로 이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할 수는 없다. 헤드룸을 확보한다면 쿠페 스타일을 잃고 에어로다이내믹이 떨어진다. 반대로 쿠페 스타일을 확보하면 에어로다이내믹은 좋아지지만 뒷좌석 헤드룸 공간은 잃게 된다. 폴스타는 어떤 방식으로든 후방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면 이 모든 것을 함께 가져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리어 윈도우를 디지털화해서 광각 렌즈로 넓은 후방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면 이 세 가지를 공존시킬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리어 윈도우를 없앰으로써 확보한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했는데, 앰비언트 라이트를 설치하여 공간적으로 그리고 감성적으로도 비즈니스 라운지에 앉아 있는 듯한 고급스러운 탑승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폴스타가 눈 여겨 보고 있는 완성차 제조사 브랜드들이 있는지?
=두 가지로 나눠 설명하고 싶다. 첫 번째는 기존의 디자인 룰을 잘 지키며 고품질의 디자인을 선보인 브랜드들이다. 이번 오토쇼에도 이 길을 걷고 있는 수많은 브랜드를 볼 수 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기존의 룰을 탈피한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인 브랜드들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기아 자동차를 꼽을 수 있다. 기아는 아방가르드한 디자인을 추구하고 있으며 기존의 룰을 탈피한 독특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폴스타 3와 폴스타 4의 내부를 보면 클러스터와 디스플레이가 분리 되어있는데, 벤츠나 현대의 경우 일체화한다. 폴스타는 앞으로 이걸 유지할 것인지 그리고 디자이너가 볼 때 디스플레이를 나누는 것이 장점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스포츠카에는 큰 스크린의 디스플레이가 필요하지 않다. 폴스타의 디지털 클러스터는 스티어링 휠 상단에 위치해 주행에 필수적인 정보만 제공하며 운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차고가 낮은 차에도 적용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더 큰 센터 디스플레이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드라이버 클러스터와 센터 디스플레이를 나누는 것은 향후 모델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다. 
막시밀리안 미소니 디자인 총괄.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 2024 오토차이나 공동취재단.
▲디자인측면에서 볼보와 차별점을 두려는 노력이 보이는데, 앞으로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폴스타는 볼보 자동차로부터 독립하는 과정에 놓여있다. 폴스타 2는 볼보자동차의 디자인 DNA가 가장 많이 있었고, 폴스타 3부터 고유의 독자적인 디자인을 갖추기 시작했다. 토르의 해머가 아닌 듀얼 블레이드 헤드라이트를 적용한 폴스타 4부터는 이 차이가 더 명확해졌으며, 향후 나올 폴스타 5와 폴스타 6에서는 볼보 자동차와는 완전히 다른 폴스타만의 독자적인 디자인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볼보와 폴스타의 디자인을 많이 좋아한다. 테슬라 디자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제네시스 디자인을 폴스타와 비교한다면?
=폴스타의 디자인 방향성에 공감해주시는 고객들이 많다는 것에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디자이너로서 기존의 것을 탈피하는 것을 추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것을 탈피하는 시도에는 리스크들도 동반되는데, 이러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두려워하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디자인을 시도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테슬라는 디자인 엔지니어링을 놀랍게 잘했고, 제품뿐만 아니라 생태계를 잘 구축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제네시스 디자이너들을 잘 알고 있는데, 그들은 정말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폴스타는 전기차를 제조하기 있기 때문에 제약이 많을 텐데, 어떤 애로사항이 있는가? 또 어떻게 극복 했는가?
=오히려 반대라고 생각한다. 전기차를 디자인하는 것은 오히려 디자이너에게 더 많은 자율성을 제공하고 있다. 프로모션(비율)도 그렇지만, 디지털화에서도 내연기관 차보다 더 자유롭게 디자인할 수 있는 요소가 많다. 예를 들어 12볼트 배터리로 전자적인 면을 디자인하는 것에 제약이 있을 수 있지만, 400 및 800볼트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를 디자인할 때는 더 많은 시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소비자에게 말하고 싶은 폴스타 디자인의 방향성이 있다면? 
=폴스타는 기존 라인업보다 더 고가의 모델들의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업 마켓으로 가는 여정에 있다. 예를 들어 폴스타가 자체 개발한 맞춤형 알루미늄 플랫폼을 적용한 폴스타 5의 경우, 익스트림 스포츠 드라이빙을 추구하면서도 럭셔리한 경험을 동시에 충족하는 모델이다. 폴스타 5 외에도 폴스타 3도 하이엔드 프리미엄을 지향하는 모델들인데, 이 모델들을 한국 소비자들께서 어떻게 받아주실지 그 반응이 매우 궁금합니다. 
▲폴스타 디자인이 한국인의 감성에 어필할 수 있는 점은?
=폴스타는 미니멀리즘 디자인을 추구하는 브랜드인데, 한국 전통의 단아한 멋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또한, 한국은 문화 및 사회적으로 트렌드에 매우 민감하며, 예술적인 가치에 공감하고 잘 반응하는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특성들을 갖고 있는 한국 고객들은 럭셔리 디자인 브랜드를 추구하는 폴스타를 더 많이 좋아하실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출시할 폴스타의 모델들을 한국 고객들께서 어떻게 받아들여 주실지 기대가 많이 된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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