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죽일 것 같더라” 41세 투수, 왜 45세 감독에 항명했나…“마운드 올라오지마” 삼진 잡고 승리→ML 4번째 대기록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5.10.18 00: 11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감독 존 슈나이더(45)는 1980년생이다. 사이영상 2회 수상에 빛나는 토론토 투수 맥스 슈어저(41)는 1984년생으로 감독 보다 네 살 어리다.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시애틀 T-모바일파크에서 열린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7전 4선승제)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시애틀 매리너스의 4차전. 토론토는 5회초까지 5-1로 앞서고 있었다. 
5회말 토론토 선발투수 슈어저는 선두타자 도니믹 캔존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J.P. 크로포드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레오 리바스에게 우익수 키를 넘어가는 장타를 허용할 뻔 했다. 우익수 에디슨 바거의 호수비로 2사 1루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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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 슈나이더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나와 마운드로 올라갔다. 감독이 다가오자, 슈어저는 화난 얼굴로 교체를 거부하는 말을 내뱉었다. 
MLB.com은 “슈나이더 감독은 마치 사자에게 다가가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의 왼발이 마운드 흙을 밟는 순간, 슈어저는 슈나이더를 향해 소리쳤다. 다른 누군가 이닝을 끝낸다는 생각에 분노하고 있었다”고 묘사했다. 
MLB.TV 중계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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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슈나이더 감독은 “정말 멋졌다. 그가 나를 죽이는 줄 알았다. 정말 대단했다. 내가 걸어나갈 때 그는 두 가지 색깔의 눈으로 나를 응시했다. 페이크가 아니다. 그는 매드 맥스 페르소나를 갖고 있다”고 당시 상황을 언급했다. 슈어저는 양쪽 눈의 색깔이 다른 ‘오드 아이’다. 
또 슈나이더 감독은 투수 교체 과정에 대해 "숫자가 있고, 예측이 있고, 전략이 있다. 그리고 사람이 있다. 나는 사람을 믿었다"고 슈어저에 대한 믿음을 언급했다. 
슈나이더 감독은 그냥 더그아웃으로 되돌아갔다. 감독을 향해 고성을 지르며 투수 교체를 거부한 슈어저는 냉정을 되찾고, 후속타자 랜디 아로자레나를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고 포효했다. 
슈어저는 5-1로 앞선 6회말 2아웃을 잡고서 호르헤 폴랑코를 볼넷으로 내보냈다. 슈나이더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오자, 이번에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곧장 덕그아웃으로 내려가 교체에 순순히 응했다. 87구에서 교체. 구원투수가 볼넷, 안타를 맞아 슈어저의 실점은 2점으로 늘어났다. 
슈어저는 경기 후 “갑자기 감독이 나오는 것을 봤을 때, ‘우와아, 우와, 아’  교체되는 거구나 생각이 들었다. 나는 너무 좋은 상태였다. 잠깐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냥 경기에 계속 던지겠다고 말했다. 몇 마디 더 덧붙였을 뿐이다. 내가 강하다는 걸 알고 있었고, 공을 던지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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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는 8-2로 승리했고, 슈어저는 5⅔이닝 3피안타(1피홈런) 4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MLB.com은 “슈어저는 최고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가장 필요한 모습을 보여줬다. 제구와 딜리버리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조쉬 네일러의 솔로 홈런만이 그를 무너뜨렸다. 정규 시즌과 포스트시즌을 합쳐 메이저리그 500번째 선발 등판에서 슈어저는 자신의 모든 시간이 소중했음을 증명했다. 물론 41세의 선발 투수라면 누구나 그렇듯, 토론토에서 (정규 시즌) 형편없는 모습을 보였고, 몸 관리에도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의 고집에는 이유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슈어저는 올 시즌 17경기(87이닝) 5승 5패 평균자책점 5.19로 부진했다. ML 커리어에서 5점대 평균자책점은 처음이다. 그러나 올해 포스트시즌 첫 등판에서 슈어저는 관록의 투구로 최소 실점으로 막았고, 이날도 홈런 2방 등 타선이 터진 토론토는 2연패 후 2연승을 거두며 시리즈 성적을 2승2패 원점으로 되돌렸다. 
MLB.com은 “슈어저는 1회 (홈런왕) 칼 롤리에게 던진 96.5마일(약 155.3km)의 직구는 2023년 6월 24일 이후 그가 던진 가장 빠른 공이었다. 3회 1루주자 리바스를 견제사로 잡아냈는데, 슈어저의 포스트시즌 첫 견제사 기록이다”고 소개했다. 
슈어저는 ML 포스트시즌에서 41세 이상 승리 투수가 된 4번째 투수가 됐다. 로저 클레멘스(5승), 케니 로저스(3승), 데니스 마르티네스(1승)가 있었다. 
슈나이더 감독이 경기 후 감독 인터뷰를 마치고 인터뷰실을 떠날 때, 슈어저가 수훈 선수 인터뷰를 위해 들어왔다. 슈나이더는 “좋아요. 빌어먹을 사이코를 들여보내세요”라고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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