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지난 17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화 이글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이 비로 미뤄지면서 하루 더 휴식을 취하게 됐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올라온 삼성은 체력적인 열세가 우려됐지만,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비로 하루 연기된 데 이어 4차전에서 시리즈를 마치며 체력을 비축했다. 여기에 17일 비로 인해 하루 더 쉴 수 있게 되면서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하게 됐다. 여러모로 호재다.
이번 비는 삼성의 선발 로테이션에도 변화를 줄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비가 내리면서 3차전 선발로 내정돼 있던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을 2차전 선발로 앞당겨 투입할 수도 있다.

박진만 감독은 플레이오프 1차전이 비로 취소되기 전 “오늘 경기가 정상적으로 열리면 2차전 선발은 최원태”라고 밝혔지만, 1차전이 순연되면서 원태인 카드가 조기에 나올 가능성이 열렸다.

원태인은 지난해 15승 6패를 거두며 개인 한 시즌 최다승을 기록했으며, 리그 다승 부문 공동 1위에 올랐다. 올 시즌에도 12승 4패 평균자책점 3.24로 안정적인 시즌을 보냈다.
특히 큰 경기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7일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6이닝 4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고, 준플레이오프의 최대 분수령이었던 3차전에서도 6⅔이닝 5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삼성은 지난해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비로 인한 순연의 이점을 본 바 있다. 2차전과 4차전이 비로 하루씩 미뤄졌는데, 두 경기 모두 승리를 거뒀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선발 데니 레예스가 6⅔이닝 3실점(1자책)으로 호투하며 구자욱(3회 3점), 김영웅(4회 1점), 르윈 디아즈(5회 2점)의 홈런을 앞세워 10-4로 승리했다.

2차전은 비로 하루 미뤄졌고, 선발 원태인이 6⅔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김영웅, 김헌곤, 디아즈의 홈런이 터지며 10-5로 완승을 거뒀다.
삼성은 3차전에서 0-1로 패했지만, 4차전이 비로 하루 순연되며 분위기를 되찾았다. 레예스가 7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며 임창민, 김재윤이 뒤를 이어 1-0으로 승리했다.
이번에도 하늘이 삼성을 도운 모양새다. 단순한 바람이 아니라, 여러 요소가 삼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삼성은 18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 헤르손 가라비토를 선발로 내세운다. 가라비토는 올 시즌 한화와 두 차례 맞대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했다. 6월 26일 한화를 상대로 KBO리그 데뷔전을 치러 5이닝 1피안타 무실점, 4탈삼진을 기록했고, 7월 29일 두 번째 대결에서도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한화는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승률 등 4개 부문 타이틀을 휩쓴 ‘슈퍼 에이스’ 코디 폰세를 선발로 예고했다. 삼성 입장에선 강력한 상대지만, 충분한 휴식과 좋은 흐름 속에서 반전의 여지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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