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감독으로 뼈아픈 실패를 경험한 두산 베어스. 두 번의 모험은 없었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는 20일 “제12대 감독으로 김원형 야구 국가대표팀 투수 코치(53)를 선임했다. 계약 규모는 2+1년 최대 20억 원(계약금 5억, 연봉 각 5억 원)이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두산은 지난 6월 ‘제11대 사령탑’ 이승엽 감독이 계약기간(3년)을 채우지 못하고 자진 사퇴했다. 첫해 정규시즌 5위, 이듬해 4위에 이어 마지막 해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내걸고 희망의 닻을 올렸지만, 순위가 9위까지 떨어지며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스스로 유니폼을 벗었다. 두산은 곧바로 조성환 QC(퀄리티컨트롤) 코치에게 감독대행을 맡긴 뒤 새 감독 선임 없이 조성환 대행 체제로 2025시즌을 마쳤다.



9월 30일 LG 트윈스전을 끝으로 시즌을 마친 두산은 추석 연휴를 마치고 본격적인 감독 선임 절차에 돌입했다. 우선 후보는 총 3명이었다. 두산 관계자에 따르면 김원형 국가대표팀 투수코치, 조성환 감독대행에 우승 경험이 있는 또 다른 지도자가 두산 대표이사, 단장 주도의 면접에 참가했고, 김원형 코치와 조성환 대행이 최종 후보로 남아 두 차례의 심층 면접을 추가로 실시했다.
두산 프런트는 19일 모든 면접 일정을 마무리한 뒤 대표이사, 단장 종합평가를 거쳐 김원형 코치를 새 사령탑 단일 후보로 낙점했다. 이를 토대로 한 보고서를 박정원 구단주에 제출했고, 20일 오전 구단주 최종 승인과 함께 제12대 사령탑이 결정됐다.
그렇다면 왜 김원형 감독이었을까. 두산 관계자는 20일 OSEN과 전화 통화에서 “김원형 감독님은 한국 최초 와이어투와이어 우승 경험이 있는 감독이다. 그리고 과거 우리 구단에서 투수코치를 맡아 선수들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이력이 있다”라며 “향후 팀이 우승 전력을 구축하는 데 있어 우승을 이끈 지도자가 적임자라는 판단을 내렸다”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지난 2021년부터 3년간 SSG 랜더스 지휘봉을 잡아 큰 성공을 맛봤다. 2022시즌 정규시즌 개막부터 끝까지 1위를 놓치지 않으며 KBO리그 최초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이끌었다. 이후 2024년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코치 연수를 했고, 올해 국가대표팀 투수 코치로 현장을 면밀히 관찰했다.
위의 관계자 말대로 김 감독은 2019년부터 2년간 베어스 메인 투수 코치를 맡아 2019시즌 통합 우승에 기여하기도 했다. 김 감독이 투수 파트를 책임진 두 시즌 동안 두산 베어스의 평균자책점은 3.91로 이 기간 10개 구단 중 1위였다.
김 감독은 다음 주 취임식을 거쳐 이달 말부터 진행되는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로 향해 2025시즌을 복기하고 2026시즌 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옥석가리기에 나설 예정이다. 새 코칭스태프 인선도 조속히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김원형 감독은 "명문 구단 두산 베어스의 지휘봉을 잡게 돼 무한한 영광이며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기회를 주신 구단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두산 베어스는 그라운드 위에서 언제나 역동적인 모습을 바탕으로 상대를 압박해온 팀이었다. 이러한 ‘허슬두' 문화를 재건하는 데 앞장서며 팬 여러분들께 감동을 드리겠다"라고 취임 일성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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