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필승맨은 장현식의 가치를 뛰어넘을까?
KIA는 작년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열린 FA 시장에서 장현식 잔류시키는데 실패했다. 4년 52억 원에 LG 트윈스 이적을 택했다. 장현식은 우승필승맨이었다. 후반기부터 강력한 구위를 회복해 가히 마무리급 구위를 과시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위용을 뽐내녀 우승을 이끌었다.
우승 필승맨을 놓친 KIA는 대안을 마련할 수 밖에 없었고 키움 히어로즈의 조상우를 영입했다. 2026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와 4라운드 지명권에 현금 10억 원을 내주었다. 키움의 마무리로 활약했던 경력을 지녔기에 기대를 모은 트레이드였다. 불펜의 힘을 더욱 끌어올려줄 것이라는 믿음이었다. 뚜껑을 열어본 결과 기복이 있었다.

개막 이후 4월까지 15경기에 등판해 2승(2패) 7홀드, 평균자책점 1.38의 위력을 과시했다. 볼을 빠르지 않지만 묵직한 구위가 돋보였다. 그러나 5월 15경기 1승(3패) 6홀드 ERA 7.82로 주춤했다. 6월에는 11경기 8홀드 ERA 0.82 짠물투를 펼치더니 7월은 10경기 1승1패 3홀드, ERA 14.20으로 부진했다. 다시 8월부터 힘을 내더니 10월까지 21경기 2승4홀드1세이브 ERA 1.05로 위력을 떨쳤다.

시즌 성적은 72경기에 등판해 60이닝을 소화하며 6승6패1세이브28홀드, ERA 3.90의 성적을 올렸다. 한때 1위를 달렸던 홀드는 리그 4위에 랭크됐다. 결과적으로 5월과 7월의 부진으로 평균자책점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팀에게도 중요했던 7월 마무리 정해영까지 흔들리면서 불펜이 약해졌고 하위권 추락의 이유로 작용했다. 동시에 후반기에서는 확실하게 구위를 되찾는 모습도 보였다.
조상우가 FA 시장에서 어떤 대우를 받을 것인지 궁금해진다. 특유의 150km 이상의 강속구를 뿌리며 타자들을 압도했던 예전의 모습은 아니었다. 140km대 중반의 묵직한 직구와 예리한 변화구로 타자를 상대하는 유형으로 바뀌었다. 언터처블 투수는 아니더라도 충분히 필승맨 능력을 증명했다.
KIA에게도 조상우가 필요하다. 조상우가 빠진다면 전상현과 마무리 정해영과 함께 필승조를 꾸려갈 투수가 부족하다. 10라운더의 기적을 써낸 성영탁이 필승맨으로 성장했으나 2년 차 징크스도 고려해야 한다. 좌완 투수 가운데 팔꿈치 수술을 받은 곽도규는 후반기에나 복귀가 예상된다. 최지민괴 김기훈은 기복이 있다.

통산 415경기 38승 89세이브 82홀드의 풍부한 경험은 분명한 장점이다. 불펜 보강이 필요한 다른 팀에서 관심을 보일 가능성도 크다. 30홀드 가까운 성적을 내는 필승맨을 구하기 쉽지 않다. 다만 A등급이라 보상선수(보호선수 20인 제외)라는 부담을 안아야 한다. 무엇보다 작년 75경기 ERA 3.94의 성적을 올린 장현식의 가치를 뛰어넘을 것인지 관심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