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이 꼭 필요할 때 두 경기를 잘 막았다. 승리하는 데 디딤돌이 된 것 같아 기쁘다”.
올 시즌이 끝난 뒤 데뷔 첫 FA 자격을 얻는 한화 이글스의 좌완 김범수가 가을 무대에서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끌어올리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몸값이 오르는 소리가 들릴 정도다.
정규 시즌 73경기(48이닝)에 등판해 2승 1패 2세이브 6홀드 평균자책점 2.25를 거둔 김범수는 올가을 무대에서 위기 상황마다 마운드에 올라 상대 공격을 억제하며 팀 승리에 이바지했다.


지난 18일 플레이오프 1차전. 한화는 9-6으로 앞선 9회초 마무리 김서현을 투입했다. 올 시즌 33세이브를 올린 김서현은 첫 타자 이재현에게 우중월 솔로 아치를 얻어맞은 데 이어 김태훈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하며 삐걱거렸다.
강민호를 내야 땅볼로 유도하며 아웃 카운트 1개를 챙겼지만, 계속된 1사 2루에서 대타 이성규에게 1타점 적시타를 내주며 한 점 차 추격을 허용했다.
삼성이 턱밑까지 따라붙자 한화 벤치는 좌완 김범수를 긴급 투입했다. 김범수는 김지찬과 김성윤을 각각 1루 땅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한화는 9-8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고, 김범수는 포스트시즌 첫 세이브를 신고했다.

김범수는 지난 21일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도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선발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이 4이닝 6피안타(2피홈런) 1볼넷 3탈삼진 4실점으로 흔들리자, 한화는 5-4로 앞선 5회말 류현진 대신 김범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첫 타자 김지찬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지만 김성윤을 2루수 병살타로 돌려세우며 단숨에 아웃 카운트 두 개를 챙겼다. 구자욱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에도 르윈 디아즈를 2루 땅볼로 막아 리드를 지켰다.
김범수는 6회 선두 타자 김영웅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우완 문동주와 교체됐고, 세 번째 투수로 오른 문동주가 9회까지 책임지며 5-4 승리를 지켰다. 1이닝을 실점 없이 막은 김범수는 홀드를 추가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시리즈 진출에 1승만을 남겨둔 김경문 감독은 “경기 전부터 3차전이 승부처라고 판단하고 모든 걸 쏟아붓겠다는 생각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저도 덕아웃에서 굉장히 긴장되는 경기였다”고 말했다.
이어 김범수에 대해서는 “팀이 꼭 필요할 때 두 경기를 잘 막았다. 승리하는 데 디딤돌이 된 것 같아 기쁘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