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은 조용히 퇴장할 준비를 하고, 다른 한 명은 여전히 그라운드 위에서 마지막까지 불꽃을 태운다.
올가을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다시 마주 선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와 맥스 슈어저(토론토 블루제이스). 두 명의 명예의 전당급 투수가 서로 다른 길 위에서 다시 맞선다. 한 사람은 이별을 준비하고, 다른 한 사람은 여전히 그 좋은 밤과 싸우고 있다.
27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 보도에 따르면, 커쇼는 “우린 늘 함께였다”고 짧게 말했다. 슈어저 역시 “같은 드래프트 클래스에서 출발했다. 커쇼와 커리어 내내 경쟁해왔고, 2021년엔 팀 동료이기도 했다. 이렇게 마지막 길에 서로 마주 선다는 게 정말 운명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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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어저는 오는 28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월드시리즈 3차전 선발 투수로 나선다. 커쇼는 올 포스트시즌 동안 다저스 불펜에서 대기 중이다. “아직도 시속 95마일(약 153km)을 던진다”며 커쇼는 슈어저의 여전한 경쟁심에 감탄했다.
1984년생 슈어저는 정규 시즌 17경기 평균자책점 5.19로 다소 부진했지만,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감독에게 “나 아직 던질 수 있다”고 외치며 버티다 5이닝을 소화하고 승리를 거뒀다. 2019년 이후 첫 포스트시즌 승리였다.
“엄지 부상이 완전히 나았다. 몸이 건강한 한 계속 던지고 싶다. 챔피언 팀의 선발로 뛸 수 있다면 난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의 말에는 여전히 투혼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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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1988년생 커쇼는 완전히 다른 지점에 서 있다. 다섯 번째 아이를 기다리고 있고, 여러 차례 은퇴를 고민했다. 3000탈삼진을 달성한 올 시즌을 끝으로 “이제는 마음이 평온하다”며 고별 의사를 내비쳤다. “정말 특별한 시즌이었다. 많은 감정이 있지만 이제 그만할 때가 됐다. 마지막을 즐기고 싶다”. 커쇼의 말이다.
두 전설의 인연은 2006년 드래프트로 거슬러 올라간다. 커쇼는 다저스의 1라운드 7번, 슈어저는 애리조나의 11번 지명을 받았다. 2008년 불과 한 달 차이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뒤, 2013년엔 각각 내셔널리그·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이후 두 사람 모두 세 차례 사이영상에 빛나는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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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쇼는 통산 223승, 슈어저는 221승을 기록 중이다. 마크 프라이어 다저스 투수 코치는 “이들의 내구성과 존재감은 숫자로 표현할 수 없다. 그들이 마운드에 서는 순간 팀 전체의 수준이 달라진다”고 찬사를 보냈다.
슈어저는 토론의 분위기를 바꿨다. “그는 팀플레이의 전형이다. 매일 코치진과 대화를 나누며, 자신뿐 아니라 다른 투수들이 더 나아질 방법을 함께 찾는다”고 피트 워커 투수 코치는 말했다.
커쇼는 다저스 클럽하우스의 정신적 지주로 남았다. 패스트볼 구속은 예전 같지 않지만, 그의 존재는 여전히 팀을 움직인다. 불펜 좌완 잭 드라이어는 “커쇼와 함께 있다는 건 행운이다. 그를 대체할 사람은 없다. 이런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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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한 사람은 은퇴를 준비하고, 다른 한 사람은 여전히 경쟁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그러나 분명한 건 클레이튼 커쇼와 맥스 슈어저, 이 두 명의 전설은 영원히 같은 이름으로 기억될 것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