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영화 뺨친 3루 혈투…노시환-신민재, 집중력이 빚어낸 명장면[지형준의 Behind]
OSEN 지형준 기자
발행 2025.10.30 12: 13

한화 이글스가 극적인 대역전극을 연출하며 한국시리즈 반격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한화는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3차전에서 LG 트윈스를 7-3으로 꺾고 시리즈 전적 1승 2패를 기록했다.
1차전과 2차전을 모두 내주며 벼랑 끝에 몰렸던 한화는 이날 짜릿한 역전승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이날 선발로 나선 코디 폰세는 6이닝 동안 3피안타 3볼넷 1사구 6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팀 승리의 기반을 마련했다. 김서현은 김경문 감독의 믿음 속에 8회 구원 등판, 1⅔이닝 1피안타 1사구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승부는 8회말에 갈렸다. 문현빈의 적시타를 시작으로 2-3으로 뒤진 상황에서 대타 황영묵이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 동점을 만들었고, 시리즈에서 부진하던 심우준이 결정적인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경기를 뒤집었다. 이어 최재훈까지 2타점 적시타를 추가하며 6득점 빅이닝을 완성,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장면이 있었다.
3회초 2사 1루에서 LG 신민재가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날리며 3루까지 내달렸고, 1루 주자 구본혁은 홈을 밟아 동점을 만들었다. 신민재는 3루에 슬라이딩하며 먼저 도달했지만,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베이스를 지나쳤다. 이 틈을 놓치지 않고 노시환이 빠르게 몸을 날려 태그를 시도했지만 3루심은 세이프를 선언했다.
곧바로 한화 벤치는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외야 대형 전광판에 슬로우 영상이 재생되자 경기장 전체가 숨을 죽이고 지켜봤다. 그리고 노시환과 신민재의 눈 깜짝할 틈 없는 움직임 하나하나에 팬들의 탄성과 탄식이 교차하기 시작했다. 누가 먼저였는지, 태그가 닿았는지, 온 관중의 시선이 그 짧은 순간에 쏠렸다. 슬라이딩으로 돌진한 신민재와 그를 뒤쫓아 날아든 노시환의 플레이는 마치 액션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연상케 했다. 끝내 화면에는 노시환의 글러브가 신민재 팔 위쪽을 먼저 스치는 장면이 잡혔고, 심판의 판정은 아웃으로 번복. 이닝은 종료됐다. 결과가 나오자 양 팀 팬들은 박수를 보냈고 짧은 몇 초간의 장면은 이날 명장면으로 남기에 충분했다.
26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는 한화는 1~2차전을 내주며 고전했지만, 3차전 승리로 반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분위기를 바꾼 한화가 과연 4차전에서도 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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