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수 형 대단해" 82G 철인의 길이 궁금하다…149km 좌완 영건, 준비는 끝났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5.11.01 06: 40

“80경기 넘게 등판한 (정)현수 형이 대단한 것 같다. 이제 옆에서 보며 많이 배우려고 한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오는 2일부터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에 돌입한다. 울산-KBO FALL LEAGUE에 참가하고 있는 선수들 중에서도 미야자키행 비행기에 탑승하는 선수들이 있다. 신인 좌완 투수 이영재(19)도 그 중 한 명이다. 
이영재는 31일 울산-KBO FALL LEAGUE 준결승전 호주 멜버른 에이시스와의 경기, 0-0으로 맞선 6회 2사 1루 상황에서 선발 현도훈에 이은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1⅓이닝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7회초 롯데 타선이 선취점이자 결승점을 뽑아내면서 이영재는 승리 투수가 됐다.

롯데 자이언츠 이영재 / foto0307@osen.co.kr

이영재는 신흥고를 졸업하고 2025 신인드래프트 7라운드 전체 64순위로 지명된 이영재. 올해 퓨처스리그에서는 30경기 48이닝 4승 1패 6홀드 평균자책점 3.56의 성적을 남겼다. 1군에서는 3경기 승패 없이 2이닝 2자책점 평균자책점 9.00의 성적을 기록했다. 데뷔전은 7월 10일 사직 두산전. 하지만 데뷔전 첫 타자인 정수빈에게 홈런을 맞고 강판됐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고 퓨처스리그와 폴리그를 완주했다. 폴리그 성적은 6경기 7⅔이닝 3승 1홀드 평균자책점 0을 기록했다. 
31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2025 울산-KBO Fall League 준결승 멜버른 에이시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 멜버른 에이시스는 루이스 소프가, 롯데 자이언츠는 현도훈이 선발 출전했다. 롯데 자이언츠 이영재가 7회말 1사 1루 멜버른 에이시스 천쉰린을 2루 병살로 잡고 박지훈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5.10.31 / foto0307@osen.co.kr
프로에 입단하고 10kg 가량을 찌우면서 왜소한 체구를 극복했다. 180cm에 73kg의 체격 조건. 여전히 ‘언더 사이즈’ 투수로 불리지만 힘을 극대화 시켰고 올해 최고 구속 시속 149km까지 찍었다. 스스로도 올해 데뷔 시즌을 되돌아 보면서 “여전히 마른 편이기는 하다.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로 체격이 성장했다는 것에 기분이 좋다”면서 “몸 뿐만 아니라 실력도 성장한 데뷔 시즌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확실히 프로는 다르다는 것을 체감했다. 그는 “일단 운동량이 엄청 많아졌다. 아마추어 때는 공을 안 던지는 날은 조절을 했는데 프로에서는 매일 캐치볼을 하고 또 펑고도 받았다. 이게 너무 힘들었다. 이걸 1군은 어떻게 144경기를 하는지 놀랐다”고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뭘 보완해야 할지 확실하게 생각하게 된 시즌이었다. 스태미너가 부족했다. 롱릴리프도 나가고 선발도 몇번 했는데 50개 정도 던지면 체력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25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홈팀 롯데는 감보아가, 방문팀 LG는 손주영이 선발로 나섰다.롯데 자이언츠 이영재가 볼을 받고 있다. 2025.09.25 / foto0307@osen.co.kr
이어 “체력도 떨어지고 또 스피드도 확 떨어졌다. 사이클이란 것을 확인했다. 너무 힘들어서 체중도 조금만 신경을 안 쓰면 빠지더라. 그래서 매일 트레이닝 파트에서 악력과 몸무게를 체크해보라고 하셔서 아침마다 직접 체크했고 조금 빠졌다고 생각하면 더 먹었다”고 되돌아봤다.
짧은 1군 경험이었고 또 데뷔전에서는 홈런을 맞았기에 나쁜 잔상이 남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1군 데뷔 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경험이었다. 한 번도 아니고 3번이나 1군 마운드에 올라서 좋았다”면서 “데뷔전에서 홈런을 맞은 것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과가 아쉬웠지만 1군이 확실히 다르긴 달랐다. 1군의 분위기에 너무 긴장했다,. 나의 밸런스도 나오지 않았다”고 되돌아봤다.
그래도 데뷔전 이후 9월 24일 두 번째 등판에서는 1이닝 1사구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는 “그래도 삼성전에서는 제 공을 좀 보여드린 것 같다. 점점 적응을 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전반적으로는 만족할 수 있는 데뷔 시즌. 이영재는 “구속도 정말 많이 늘었다. 1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최고 구속이 140km 초반대, 평균 구속은 130km 후반대였는데, 평균 구속도, 최고 구속도 5km 이상 늘었다”고 뿌듯해 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이영재는 이제 쉬지 않고 눈도장을 찍기 위해 나선다. 올해 이영재의 성장에 큰 도움을 준 김상진 코치와의 재회도 기다리고 있다. 그는 “김상진 코치님께서 알려주신 것들을 계속 수행하고 있었고 배웠던 것을 마저 배우고 또 안 다치고 오고 싶다. 이미 제가 가진 것은 다 보여드린 것 같다. (김태형)감독님 앞에서도 힘 들이지 않고 던지고 지금 갖고 있는 것을 더 예쁘게 가다듬고 오고 싶다”고 강조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아울러 올해 82경기를 던지며 철완의 면모를 보여준, 그리고 자신과 비슷한 ‘언더 사이즈’ 좌완 투수인 정현수가 걸어온 길이 궁금하다. 정현수 역시 미야자키 마무리캠프 명단에 포함돼 있다. 그는 “정말 (정)현수 형이 힘들었을텐데, 대단한 것 같다. 이번에 가게 되면 현수 형을 많이 보고 많이 배워서 돌아오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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