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에서 혹독한 성장통을 겪은 김서현(한화 이글스)이 고척돔과 도쿄돔에서는 정규시즌의 위용을 되찾을 수 있을까.
류지현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2일 고양 국가대표야구훈련장에서 진행된 체코, 일본 평가전을 대비한 첫 훈련에서 대표팀의 마무리 또는 필승조 한 자리를 맡아야할 김서현의 멘털 회복을 돕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류지현 감독은 “(김)서현이가 마음이 무거운 상태라 그 무거움을 덜어내는 상황을 만들어주고 싶다. 내가 소속팀 코칭스태프는 아니지만, 지금부터는 대표팀의 시간이라 도움이 되고 싶다”라는 속내를 전했다.


김서현의 마음이 무거운 상태인 이유는 정규시즌의 영광을 뒤로 하고 포스트시즌에서 엄청난 시련을 겪으며 한화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화의 포스트시즌은 이른바 ‘김서현 시리즈’로 불렸다. 올 시즌 세이브 2위에 올라 한화의 정규시즌 2위를 이끈 특급 마무리 김서현이 각종 시행착오를 겪으며 독수리군단을 연일 울렸다.
김서현은 한화의 정규시즌 1위 도전이 좌절된 10월 1일 인천 SSG 랜더스전 2점홈런 두 방 헌납을 시작으로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 2경기 1이닝 2피홈런 3실점, LG 트윈스와 한국시리즈 3경기 2⅔이닝 1피홈런 3실점으로 연달아 좌절을 맛봤다. LG 통합우승의 일등공신이 김서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부진이 심각했다. 김서현의 10월 평균자책점은 20.77, 포스트시즌은 14.73에 달했다.
김서현은 지난 10월 12일 발표된 K-BASEBALL SERIES 대표팀 35인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31일까지 한국시리즈를 치른 터라 추가 휴식을 거쳐 4일 대표팀에 합류하는데 문제는 멘털이다. 사실상 10월 내내 난타를 당하면서 만신창이가 된 상황이라 아무리 평가전이라고 해도 승부처 투입이 쉽지 않다. 평가전에서도 좌절을 겪는다면 내년 3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기용이 조심스럽다.

불행 중 다행으로 대표팀에는 한화와 달리 김서현의 역할을 분담할 정상급 클로저들이 즐비하다. ‘세이브 1위’ 박영현(KT 위즈)을 비롯해 SSG 마무리 조병현, 두산 베어스 마무리 김택연 등이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상태. 김서현이 심신을 회복하는 동안 이들이 역할을 대신할 수 있고, 김서현이 동료들에게 8, 9회를 맡기고 보다 편한 상황에 나서 자신감을 회복하는 선택지도 존재한다.
류지현 감독은 “김서현은 앞으로 미래가 있는 선수다. 마음의 짐을 덜어내기 위한 접근을 해야 한다. 등판 일정도 여러 상황을 고려해 잡을 생각이다”라고 김서현 멘털 회복 방안을 전했다.
한편 2025 NAVER K-BASEBALL SERIES는 8일~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체코 대표팀과 2경기로 시작되며, 11월 15일~16일 양일에 걸쳐 도쿄돔에서 일본 대표팀과 2경기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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