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는 3구삼진도 당했는데...'
한국 야구 대표팀은 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NAVER K-BASEBALL SERIES’ 체코 대표팀과 평가전 1차전에서 3-0으로 승리했다.
대표팀의 젊은 투수들은 탈삼진 17개를 잡아내며 3피안타 완봉승을 합작했다. 반면 타자들은 5안타 5볼넷으로 3점을 뽑는데 그쳤다. ‘투잡’으로 체코야구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주축인 체코 투수들 상대로 화끈한 타격전을 보여주지 못한 대표팀 타선에 대한 아쉬운 반응이다.

그런데 체코 투수들이 만만찮은 수준은 아니다.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체코는 만만찮은 전력을 보여주며 일본팬들에게 동화같은 스토리로 찬사를 받았다.
2023년 WBC에서 한국은 체코 상대로 7-3으로 승리했다. 1회 체코 선발 루카스 에르콜리의 난조를 틈타 5점을 뽑아 콜드 게임이 기대됐으나 2회 이후로는 2점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일본의 슈퍼 스타 오타니 쇼헤이는 체코전에서 3구삼진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낯선 투수 상대로 첫 대결을 하면, 타자가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체코는 지난 9월 열린 유럽 선수권 대회에서 3위를 차지했다. 사회인 야구라고 얕보면 안 된다.

선발투수 왼손 얀 노박은 직구 최고 구속 141km와 커브로 완급 조절을 했다. 1회 1사 3루에서 송성문이 우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2회 한동희의 우중간 2루타로 찬스를 잡았고 최재훈의 희생플라이로 2-0으로 앞서 나갔다. 3회 1사 1,2루 찬스에서 노시환이 포수 파울플라이, 김영웅이 유격수 땅볼로 대량 득점 기회를 놓쳤다.
체코 2번째 투수는 루카스 흘루흐는 최고 146km 직구를 던지며 제구도 괜찮았다. 볼넷 1개만 내주고 2이닝 무실점. 파워 좋은 안현민은 흘루흐의 142km 직구를 때렸는데, 타이밍이 살짝 늦어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2년 전 한국전 선발이었던 좌완 에르콜리는 6회 볼넷과 수비 실책으로 1사 1,2루 위기에 몰렸으나 이재원과 문보경을 외야 뜬공으로 처리했다. 7회 등판해 1⅔이닝 1볼넷 무실점으로 막은 필립 카프카까지 4명의 투수는 2023 WBC 출전 경력자였다.
8회 2사 후에 등판해 안타, 수비 실책 이후 이재원에게 1타점 2루타를 허용한 필립 콜만은 20세 어린 선수였다.

이날 3타수 1안타 1볼넷 1도루 1타점을 기록한 송성문은 경기 후 "오랜만에 실전이었고, 생각보다 체코 투수의 공이 무브먼트가 있었다. 많이 접하지 않은 투수들이고, 실전 감각이 떨어져서 조금 어려운 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은 5안타에 그쳤지만, 잘 맞은 타구가 수비 정면으로 날아간 타구도 있었다.
포스트시즌에 출전하지 못한 선수들은 시즌이 끝나고 한 달이 지났다. 실전 감각을 되찾아 하고, 낯선 투수를 상대하는 것은 이중고다.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을 것이다. 류지현 감독은 "선수들이 마음은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데, 몸이 안 따라준 것 같았다.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경기 후 파벨 하딤 체코 감독은 "훌륭한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많이 찾아주신 팬들에게 감사하다. 유럽에도 이런 경기장, 이런 팬들 문화가 있었으면 좋겠다. 한국 팀이 잘했다. 특히 투수들이 인상적이었다"고 칭찬하며 "우리 투수들은 잘했다. 젊은 투수와 베테랑 투수 모두 잘 해줬다.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다"고 만족스럽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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