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가 마무리캠프 지옥훈련 성과를 올해 한국시리즈 준우승팀 상대로 확인한다.
일본 미야자키에서 마무리캠프 중인 두산은 오는 13일부터 시작되는 훈련 네 번째 턴에 연습경기를 편성했다. 13일과 14일 팀 훈련을 거쳐 15일 미야자키에 마무리캠프를 차린 한화 이글스, 16일 일본프로야구 지바롯데 마린스, 19일 다시 한화와 차례로 격돌한다. 한화는 올 시즌 2위에 올라 2006년 이후 19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준우승 성과를 거뒀다. 지바롯데는 퍼시픽리그 최하위에 그쳤지만, 일본 프로팀은 전력이 만만치 않다.
김원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 마무리캠프의 최대 화두는 ‘훈련량’이다. 올해 9위 수모를 겪은 야구명가를 재건하기 위해 미래가 창창하거나 아직 알을 깨지 못한 선수들을 선별해 엔트리에 포함시켰고, 선택 받은 선수들은 지난달 29일부터 4일 턴으로 강도 높은 스케줄을 소화 중이다.

김원형 감독은 ‘디펜스 데이’를 신설해 매일 내야수 한 명씩 지옥의 펑고를 받게끔 했다. 박계범, 박지훈, 박준순, 오명진 등 향후 두산 내야를 이끌어야할 미래들이 미야자키 흙에서 구르고 뒹굴었다. 투수조를 향해서는 “마운드에 이틀 이상 오르지 않는 건 이해가 안 된다. 스케줄상 공을 안 던지는 날이어도 스스로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지면 좋겠다. 여기는 부족한 점을 메우는 곳이다”라고 강력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번 연습경기는 그 동안 진행한 지옥훈련의 성과를 확인하는 무대가 될 전망. 승패보다는 마무리캠프를 통해 자신감을 끌어올린 어린 선수들이 얼마나 실전에서 본인의 기량을 뽐내느냐가 관건이다. 마운드의 경우 어린 투수들이 한 경기에 최소 6명 이상 등판해 짧은 이닝을 책임지는 그림이 예상된다.

사령탑의 연습경기 포커스 또한 투수다. 김원형 감독은 “타자들은 칠 수도 있고, 못 칠 수도 있는데 투수들은 그냥 점수를 줘도 된다. 대신 볼넷으로 인해 주자를 쌓아놓고 한 방을 맞아 점수를 주는 악순환은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 이번 경기만큼은 무조건 타자가 치게끔 해서 결과를 보자고 했다. 볼카운트 0B-2S에서도 유인구로 빼지 말고 스트라이크를 던지라고 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투수들에게 본인을 믿으라는 말을 늘 해준다. 솔직히 마운드에서 졸리면 못 던진다. 나도 선수 시절을 돌이켜보면 자꾸 구석으로만 던지려고 했다. 그런데 자신감이 생기면 어느 순간 가운데를 보고 던진다. 145km가 나오든 135km가 나오든 자신만 믿고 던지면 타자가 공략하기 쉽지 않다. 어차피 홈런을 맞으나 볼넷을 주거나 점수주는 건 똑같다. 그런데 볼넷은 본인도 힘들고 주위사람도 힘들다. 선수들의 자신감 있는 투구를 기대한다”라고 조언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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