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박찬호(30)가 유격수 FA 역사를 새로 쓸까.
KBO는 지난 8일 FA 승인 선수를 공시했다. 이번 총 21명의 선수가 FA 자격을 얻었고 9일부터 협상이 시작됐다. KBO 규약 제173조 [FA 획득의 제한]에 따라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는 타 구단 소속 FA 승인 선수를 3명까지 영입할 수 있다.
이번 스토브리그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유격수 최대어 박찬호의 행보다. 2014 신인 드래프트 2차 5라운드(50순위) 지명으로 KIA에 입단한 박찬호는 2019년부터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다. KBO리그 통산 1088경기 타율 2할6푼6리(3579타수 951안타) 23홈런 353타점 514득점 187도루 OPS .660을 기록했고 올해는 134경기 타율 2할8푼7리(516타수 148안타) 5홈런 42타점 75득점 27도루 OPS .722로 활약했다.

겨우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박찬호는 벌써부터 수 많은 이적설이 나오고 있다. 특히 유격수 보강이 절실한 롯데가 많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원소속팀 KIA도 당연히 박찬호 재계약을 원하지만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 그 외에도 다수의 구단들이 박찬호에게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찬호가 이번 FA 시장에서 가장 매력적인 자원인 것은 분명하다. 이번 FA 시장에는 유독 내야수가 거의 풀리지 않았다. 내야수는 박찬호와 황재균이 유이하며 그중 유격수는 박찬호 뿐이다. 즉 FA 영입을 통해 유격수를 보강하려는 팀은 박찬호 외에 선택지가 없다.
문제는 가격이다. FA 역사를 돌아보면 유격수의 가격은 생각보다 높지 않았다. 이미 100억원대 계약이 나오기 시작했던 2016시즌 종료 후에 원소속팀 두산과 4년 50억원에 재계약한 김재호가 유격수 최초로 50억원을 기록했을 정도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갑작스럽게 유격수 몸값이 폭등하기 시작했다. 2022시즌 종료 후 노진혁이 롯데와 4년 총액 50억원에 계약했고 2023시즌 후에는 오지환이 원소속팀 LG와 6년 총액 124억원에 재계약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한화가 심우준을 4년 총액 50억원에 영입했다.

박찬호의 기준선은 지난 겨울 한화와 계약한 심우준이 될 수밖에 없다. 박찬호와 심우준 모두 수비형 유격수로 평가받는데 타격에서 박찬호가 심우준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박찬호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4년 50억원 이상을 기준으로 잡는 것이 당연하다.
역대 유격수 중에서 50억원 이상의 FA 계약을 따낸 선수는 김재호(4년 50억원), 노진혁(4년 50억원), 오지환(6년 124억원), 심우준(4년 50억원) 뿐이다. 박찬호는 5번째로 이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 거의 확실시 된다. 관건은 과연 50억원을 넘어 얼마에 계약을 하느냐다. 유격수 역대 최고액인 오지환의 6년 124억원에 도달하는 것은 쉽지 않다. 100억원은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렇지만 오지환에 이어 역대 유격수 2위 계약은 어렵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겨울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박찬호가 모두를 놀라게 할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