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타자’ 이승엽(49) 전 두산 베어스 감독이 일본프로야구 최고 명문 요미우리 자이언츠로부터 정식 코치를 제안받았다. 선수 시절 절친한 관계였던 아베 신노스케(46) 요미우리 감독이 이승엽 전 감독에게 직접 부탁했다.
13일 ‘스포츠닛폰’을 비롯해 일본 언론에 따르면 요미우리는 이날 도쿄 자이언츠 타운 스타디움에서 2주간 가을 캠프를 마무리했고, 이 자리에서 아베 감독이 이승엽 임시 코치에게 내년 시즌 정식 코치를 제안했다. 지난 6월초 성적 부진 속에 두산 사령탑에서 물러난 이승엽 전 감독은 지난달 29일부터 임시 코치로 요미우리 가을 캠프를 함께했다.
아베 감독은 “이승엽 코치가 선수들에게 매우 가까이 다가가 지도해줬다. 1년간 꼭 함께해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직접 공식적으로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승엽 전 감독은 “감독님과 구단으로부터 제안을 받게 돼 정말 영광이다. 갑작스럽게 제안을 받은 거라 일단 한국에 돌아가 가족과 상의한 뒤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숙고의 시간을 가질 이승엽 전 감독에게 2주간의 가을 캠프는 새로운 경험이 됐다. 2006~2010년 5년간 요미우리 선수로 활약했던 그는 “15년 만에 정말 좋아하는 자이언츠 유니폼을 다시 입게 돼 영광이었다”며 2주간 훈련 과정에서 가장 눈에 들어온 선수로 내야수 카도와키 마코토, 외야수 아사노 쇼고를 꼽았다.
이승엽 전 감독은 “여러 선수들과 연습했지만 그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선수는 카도와키다. 원래 주전이었는데 올해는 자리를 빼앗겼다고 들었다. 더 많은 연습을 해서 내년에 주전 자리를 되찾길 바란다. 기술적인 면에선 사소한 것만 조언해줬다. 정말 열심히 했으니 내년에 잘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아사노에 대해서도 “(좌타자였던 이승엽 전 감독과 반대인) 우타자라서 기술적인 부분은 구체적으로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았지만 엄청난 힘이 있다. 2주 전보다 훨씬 좋아졌다. 밸런스가 좋지 않았는데 심플하게 치면서 굉장히 좋아졌다. 타구도 잘 뜨고, 배트 중심에 맞는 확률도 올라갔다”고 평가했다.

이승엽 전 감독은 요미우리에서 5년을 뛰며 정확히 홈런 100개를 쳤다. 2006년 요미우리 이적 첫 해부터 제70대 4번 타자로 발탁돼 143경기 타율 3할2푼3리(524타수 169안타) 41홈런 108타점 OPS 1.003으로 맹활약했다. 시즌 뒤 4년 30억엔 대형 계약을 체결하며 가치를 인정받았다. 2007년 137경기 타율 2할7푼4리(541타수 148안타) 30홈런 74타점 OPS .823으로 활약하며 요미우리의 센트럴리그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만약 이승엽 전 감독이 아베 감독의 제안을 수락한다면 요미우리 역사상 두 번째 한국인 정식 코치가 된다. 김기태 전 KIA 타이거즈 감독이 요미우리에서 정식 코치로 활동한 바 있다. 2007년 요미우리에서 코치 연수를 한 김기태 전 감독은 지도력을 인정받아2008~2009년 2년간 2군 타격코치를 지냈다.
이후 KBO리그 LG 트윈스, KIA 사령탑으로 활약한 김기태 전 감독은 2021년 2군 수석코치로 요미우리에 돌아왔다. 하라 다쓰노리 당시 요미우리 감독의 부름을 받은 김기태 전 감독은 2022년 1군 메인 타격코치로 승격돼 한 시즌을 보냈다. 일본 1군 팀에서 한국인 메인 타격코치도 김기태 전 감독이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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