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무대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친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김태훈은 “포스트시즌을 통해 저도 할 수 있다는 걸 느꼈다. 열심히 준비해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태훈은 올 시즌 51경기에서 타율 2할3푼7리(93타수 22안타) 2홈런 8타점 4득점 1도루로 아쉬움이 남았다. 그러나 한화 이글스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완전히 달라졌다. ‘슈퍼 에이스’ 코디 폰세와 류현진을 상대로 홈런을 터뜨리는 등 5경기에서 타율 3할5푼3리(17타수 6안타) 2홈런 2타점 2득점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뽐냈다.
그는 올 시즌을 돌아보며 “1군에서 잘하려면 결국 밑에서 준비를 잘해야 한다는 걸 많이 느꼈다. 그래서 지금부터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준비가 돼 있어야 기회가 왔을 때 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퓨처스 타격왕 출신답게 타격 재능은 인정받았지만, 1군에서는 몇 차례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김태훈은 “(1군에서) 기회가 왔을 때 잘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크다 보니 오히려 쫓기는 느낌이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하지만 가을 야구에서의 활약은 자신감을 되찾게 해줬다. “포스트시즌을 통해 저도 할 수 있다는 걸 느꼈다. 더 잘해보고 싶다는 열정이 다시 살아났다”고 말했다.
타격에 눈을 뜨게 된 걸까. 김태훈은 “그건 아니다. 퓨처스에서 하던 게 1군에서도 똑같이 나온 것뿐이다. 그냥 (퓨처스에서) 하던 대로 하면 되겠구나 하는 느낌이랄까. 1군에서 안타 1~2개 나오니까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고 웃었다.

포스트시즌 활약의 여파는 가족에게도 전해졌다. 경산역 인근에서 장어 전문점을 운영하는 아버지 가게에도 손님이 크게 늘었다. 김태훈은 “아버지도 많이 좋아하신다. 하지만 시즌 끝나고 바로 ‘기분 좋은 건 접어두고 내년 준비 잘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며 웃었다.
요즘 그는 수비 능력 향상을 위해 경산 볼파크에 꾸준히 출근 도장을 찍고 있다. “박찬도 코치님께 펑고 좀 많이 쳐달라고 부탁한다. 코치님은 항상 기본기의 중요성을 강조하신다. 그래서 완전히 익숙해질 때까지 만들려고 한다. 결국 끊임없이 훈련하는 게 최고”라고 말했다.
기술 훈련도 예년보다 빠르게 시작할 계획이다. “좋은 느낌을 이어가려면 쉼 없이 노력해야 한다. 피곤해도 좋은 스윙이 나오려면 꾸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 구단 유튜브 채널을 보면서도 자극을 받았다. 김태훈은 “다들 정말 열심히 하더라. 1군 풀타임 뛴 김휘집(NC 다이노스 내야수)도 강도 높은 훈련에 헉헉대는 걸 보니 저도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흥미로운 비하인드도 있다. 그의 휴대전화 컬러링은 문현빈(한화 외야수)의 응원가 원곡인 애니메이션 ‘개구리 중사 케로로’의 ‘사랑을 주세요’. 김태훈은 “2년 전 일본 교육리그에서 삼성·한화·두산이 연합팀을 꾸렸는데 문현빈이 정말 잘 치더라. 문현빈처럼 잘 치고 싶어서 컬러링을 바꿨다. 노래도 좋아한다”고 웃었다.
다음 시즌 목표를 묻자 그는 단호했다. “1군에서 무조건 100안타를 치고 싶다. 경기 수는 상관없다. 무조건 100안타. 그 목표 이루려면 진짜 잘 준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김태훈은 가장 든든한 조력자인 아내 한영신 씨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항상 저를 위해 배려해주고 응원해줘서 너무 고맙다. 주변에 물어봐도 제 와이프 같은 사람 없다더라. 와이프를 위해서라도 무조건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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