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 국가대표 선수들이 오랜만에 ’인간 심판’을 만나 혼란에 빠졌다.
한국은 지난 15일 일본 도쿄도 도쿄돔에서 열린 ‘2025 NAVER K-BASEBALL SERIES’ 일본과의 1차전에서 4-11 완패를 당했다. 경기 초반 안현민(KT)과 송성문(키움)의 백투백홈런으로 앞서나갔지만 마운드가 버티지 못했다.
대표팀 류지현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늘 투수진에서 아쉬운 부분은 4사구가 11개가 나왔다는 점”이라며 “높은 스트라이크 존 모서리가 KBO리그 ABS(자동볼판정시스템) 기준으로는 스트라이크 판정이 나온다. 아직 정확히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그런 부분을 확인할 필요는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KBO리그는 2024시즌부터 세계 주요 프로리그 중 처음으로 ABS를 도입해 2년째 시행중이다. 도입 초기에는 여러가지 혼란이 있었지만 이제는 선수들 대부분이 ABS에 적응을 했다.

하지만 아직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는 ABS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내년 시즌부터 챌린지 형식으로 ABS를 도입할 예정이지만 KBO리그와 같은 전면 ABS 도입은 아니다. 내년 3월 개최되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역시 대부분의 규정을 메이저리그의 것을 준용하기 때문에 ABS가 시행되지 않는다.
오랜만에 ABS가 없는 상황에서 경기를 하게 된 한국 선수들은 적응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이날 주심을 본 젠 파월 심판은 올해 8월 메이저리그에 콜업된 신인 심판으로 메이저리그 최초의 여성 심판으로 잘 알려졌지만 베테랑 심판들과 비교해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경기 운영이나 스트라이크 판정에서 미숙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송성문은 이날 스트라이크/볼 판정에 대해 “오늘 일관성이 조금 아쉬웠던 것은 사실이다. 내 타석에서도 의아한 공이 있었다. 그렇지만 모든 선수들이 같은 조건에서 경기를 했고 스트라이크 판정은 주심의 고유한 권한이다. ABS를 2년 동안 하다가 오랜만에 심판 콜을 들으니까 조금은 어색했지만 그런 부분은 충분히 인지를 하고 있다. 잘 적응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안현민은 “진 팀에서 판정에 대해 얘기를 하는 것 자체가 좋게 볼 수는 없다”면서도 “스트라이크 판정은 확실히 ABS가 좋다고 오늘 경기에서 느꼈다. 스트라이크 존이 넓고 완벽하지는 않지만 납득은 할 수 있다. 심판분들마다 주관이 있겠지만 한 경기에서는 어떤 공을 잡아준다면 계속 잡아주면 괜찮지만 어떤 공은 잡고 어떤 공은 안잡으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한국 선수들이 ABS가 없는 환경에 흔들린 것처럼 일본 선수들 역시 피치클락과 피치컴을 처음으로 사용하면서 적응을 해야 했다. 안현민은 “일본 선수들이 피치클락에 적응을 해야하는 것처럼 우리 선수들은 주심의 스트라이크 존에 흔들리지 않게 적응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