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위즈는 주전 포수가 FA 미계약인 상황에서 왜 백업 포수를 먼저 영입했을까.
KT 위즈는 20일 오후 “포수 한승택(31)과 4년 최대 10억 원(계약금 2억 원, 연봉 총액 6억 원, 인센티브 2억 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라고 발표했다.
KT는 스토브리그 개장과 함께 부동의 주전 포수 장성우가 두 번째 FA 권리를 행사(B등급)하며 현재 주전 포수가 공석이다. 2022시즌에 앞서 KT과 4년 총액 42억 원에 첫 FA 계약한 장성우는 어느덧 4년이 흘러 이번 오프시즌 그 어느 구단과도 협상이 가능한 상황이다. 장성우는 2015년 트레이드를 통해 KT에 합류해 10년 동안 안방을 든든히 지키며 신생팀의 강팀 도약을 이끈 주역. KT는 어떻게든 장성우를 붙잡는다는 기조로 선수 측과 대화를 진행 중이다.


그런데 KT는 20일 오후 장성우가 아닌 백업 포수 한승택 영입을 먼저 발표했다. 주전 포수가 미계약인 상황에서 일단 시장에서 비교적 경쟁이 치열했던 C등급 알짜배기 포수 한승택과 먼저 계약을 성사시켰다. 나도현 KT 단장은 “한승택은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좋은 도루 저지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1군 경험이 풍부한 포수다. 즉시 전력감으로 포수진을 강화하기 위해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1994년생인 한승택은 덕수고를 나와 201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한화 이글스 3라운드 23순위로 프로에 입성했다. 2014시즌에 앞서 한화와 FA 계약한 외야수 이용규의 보상선수로 지명되며 KIA 유니폼을 입었고, 경찰청 복무를 거쳐 2016년부터 타이거즈 안방마님으로 활약했다. 한승택의 1군 통산 성적은 628경기 타율 2할8리 235안타 19홈런 118타점 103득점이며, 올해는 15경기 타율 2할3푼8리를 남기는 데 그쳤다.

한승택은 2025시즌 종료 후 생애 첫 FA 권리를 행사했다. 그리고 C등급을 부여받으며 FA 시장의 알짜배기 카드로 주목받았다. C등급의 경우 선수 영입 시 보상선수 없이 전년도 연봉의 150%만 지급하면 되기에 백업 포수 보강이 필요한 구단 입장에서 상당히 매력적인 카드였다. 실제로 복수 구단의 경쟁이 벌어졌고, 발 빠르게 움직인 KT가 최종 승자가 됐다. 한승택의 올해 연봉은 6500만 원이다.
한승택은 계약 후 “KT와 계약하게 돼서 감사한 마음이 크다. 외부에서 봤을 때 분위기가 정말 좋은 팀이라고 생각했는데 일원이 될 수 있어서 기쁘다. 팀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그동안 응원해주신 KIA 팬분들에게도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렇다면 주전 포수 장성우와 협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KT 구단은 이미 장성우 측과 한 차례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구단과 선수가 서로를 원한다는 걸 확인했다. KT 관계자는 “장성우 측과 조만간 2차 만남을 가질 계획이다. 우리는 장성우가 필요하며, 선수 측과도 순조롭게 대화가 진행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KT는 장성우와 더불어 또 다른 내부 FA인 황재균도 잔류시킨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박찬호, 강백호 등 대어급 자원들을 연이어 놓친 만큼 남아 있는 실탄으로 김현수, 박해민 영입에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이후 6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이 좌절된 KT는 이번 스토브리그 그 어떤 구단보다 전력 보강 의지가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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