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타자 르윈 디아즈가 역대급 성적을 기록했지만, 한화 이글스 외국인투수 코디 폰세의 활약에 밀려 아쉽게 MVP 투표 2위가 됐다.
KBO는 2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2025 신한 SOL뱅크 KBO 시상식을 개최했다. 폰세가 유효표 125표 중 96표(76%)를 얻어 23표에 그친 르윈 디아즈(삼성)를 제치고 수상했다.
디아즈의 성적은 폰세에 뒤지지 않는다. 올 시즌 144경기 타율 3할1푼4리(551타수 173안타) 50홈런 158타점 93득점 출루율 .381, 장타율 .644, OPS 1.025를 기록했다.

홈런과 타점, 장타율 타이틀을 따낸 디아즈는 외국인타자 최초로 50홈런을 달성했고, 2015년 박병호(넥센, 146타점)를 넘어서 KBO 역대 단일시즌 최다타점 신기록을 세웠다. 144경기 전 경기에 출장하는 포지션 플레이어으로 최고의 성적을 찍었다. 하지만 리그를 앞도한 슈퍼 에이스 폰세에 밀렸다.
폰세는 올 시즌 29경기(180⅔이닝)에 등판해 17승 1패 평균자책점 1.89, 탈삼진 252개를 기록했다.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944) 4관왕, 외국인투수로는 역대 최초로 4관왕에 올랐다.
2012년 아리엘 미란다(두산, 225탈삼진)을 넘어서 KBO리그 역대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신기록을 경신했다. 역대 신기록 선발 개막 17연승도 달성했다. 또 2010년 류현진(한화, ERA 1.82) 이후 15년 만에 1점대 평균자책점을 달성했다.

디아즈는 시상식이 끝나고 취재진 인터뷰에서 ‘MVP에 대한 기대는 어느 정도 했는지’ 질문을 받았다.
디아즈는 “올해 성적을 보면 MVP 받아도 손색이 없을 성적이고, KBO 뿐만 아니라 일본, 어느 나라 어느 리그에서든 제가 이런 성적을 냈으면 MVP 경쟁에 뛰어들 수 있을 만한 성적을 냈다고는 생각한다”고 자신의 성적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그렇지만 그와 동시에 폰세 선수도 정말 말도 안 되는 기록을 썼고 말도 안 되는 시즌을 보냈기 때문에 폰세 선수가 MVP를 가져갔고, 제가 MVP를 못 탔다고 해서 전혀 기분 나쁘거나 그런 거 전혀 없다. 폰세 선수의 수상을 너무 축하하고, 폰세 선수와 대등하게 경쟁을 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되게 기쁘게 생각한다. 폰세 선수한테 축하한다고 말해 주고 싶다”고 쿨하게 말했다.
디아즈는 폰세의 인터뷰 도중에 다가가서 포옹을 하면서 "축하한다"고 인사를 건넸다.

디아즈의 성적은 미국이나 일본에서 관심을 가질 만 하다. 내년에도 계속 삼성 유니폼을 입고 뛸까.
디아즈는 재계약에 관해 “확답을 드릴 수는 없지만, 협상은 팀과 제 에이전트가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소식이 생기거나, 업데이트 해야 될 소식이 생기면 제가 팬분들께 직접 알려드리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MVP 경쟁을 한 폰세와 디아즈는 나란히 시상식에 참석했다. 시즌이 끝나고 한 달이 지났는데, 두 선수는 여전히 한국에 머물고 있다. 폰세는 아내의 출산으로 한국에 남아있다. 디아즈는 아내와 일본 여행을 다녀오는 등 한국에서 여가를 즐기면서 시상식에 참석했다.
디아즈는 “KBO 시상식은 제 커리어 동안 시상식 참여가 없었기 때문에 첫 기회를 받아 한번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 제가 참석하면서 내년에는 더 많은 외국인 선수들이 KBO 시상식에 관심을 가질 수도 있다. 내년에는 외국인 선수들도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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