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시즌을 앞두고 삼성 라이온즈 팬들을 들뜨게 했던 사건 중 하나는 바로 구단을 대표했던 응원가 엘도라도의 부활이었다. 2017년 이후 저작권 협의에 실패하면서 삼성 팬들은 엘도라도를 공식적으로 부를 수 없었지만 2024년을 앞두고 저작권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삼성 팬들은 엘도라도를 마음껏 부를 수 있게 됐고 이 해 삼성은 2015년 이후 9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엘도라도는 삼성 왕조를 대표하는 응원가였다. 그리고 왕조의 중심에 있던 선수도 컴백이 임박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현재 리그 최고령 타자이지만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의 태풍이었던 최형우(41)의 재결합이 임박했다. 2017년 KIA 타이거즈와 함께하며 KIA의 전설적 타자로 남는 듯 했지만, 이제 데뷔 팀이자 친정팀인 삼성 유니폼을 다시 입기 직전이다.



2016년 시즌이 끝나고 첫 FA 당시 4년 100억원이라는 초대형 계약을 맺고 KIA 유니폼을 입었다. 2021년을 앞두고 3년 47억원의 FA 계약을 더 맺었다. 그리고 2024년을 앞두고는 2년 22억원의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KIA에서는 9시즌을 뛰면서 1167경기 타율 3할6리 660안타 185홈런 826타점 OPS .909의 특급 성적을 찍었다. 2017년과 2024년, 두 차례의 통합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최고령 타자로서 최형우는 올해도 건재함을 과시했다. 133경기 타율 3할7리(469타수 144안타) 24홈런 86타점 OPS .928의 성적을 찍고 FA 시장에 나섰다. 불혹을 넘은 나이지만, 최형우는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겠다는 입장이었다. KIA는 자신들의 기준에서 벗어나지 않는 오퍼를 건넸다. 협상은 평행선을 달렸고 결국 KIA와의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KIA와 협상이 지지부진해지자 그 틈을 삼성이 파고 들었다. 삼성도 최형우 영입전에 참전한 사실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결국 삼성이 최형우의 마음을 다시 돌려놓으면서 9년 만에 삼성 복귀가 임박했다.

최형우의 복귀는 곧 삼성 왕조의 향기가 다시 피어오르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2002년 삼성에 입단한 최형우는 방출되고 경찰청 군 복무 이후 다시 삼성으로 복귀하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2008년부터 삼성을 대표하는 타자로 군림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통합 우승의 핵심 타자였다. 2016년까지 삼성에서 활약하며 리그 최정상의 타자로 자리매김했고 여전히 최형우는 리그에서 가장 위협적인 타자로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삼성은 이미 야수 리빌딩을 완료하고 계속 성적을 위해 달릴 일만 남았다. 2024년 한국시리즈 진출, 202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플레이오프까지 오르면서 강팀의 기틀을 다졌다. 이재현 김영웅 김지찬 김성윤 등 타선의 젊은 피들과 구자욱이라는 베테랑, 여기에 지난해 50홈런 158타점의 주인공 르윈 디아즈와 최형우라는 거포 해결사가 더해질 경우, 삼성의 화력은 배가 될 수 있다. ‘타자 친화’ 라이온즈파크에 특화된 팀 컬러를 구축하게 된다.
왕조의 향수를 떠오르게 하는 것은 부가적인 일. 삼성과 최형우가 갈라설 당시, 뒷맛이 개운치 않았지만 이미 강산이 변할 정도로 세월이 지났다. 지난해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오승환의 은퇴식 당시, 최형우가 보여준 ‘리스펙’은 최형우를 향한 삼성 팬들의 마음을 녹여내기에 충분했다.
엘도라도도 돌아왔고 최형우까지 복귀가 임박했다. 삼성은 다시 왕조를 부흥시킬 준비를 마쳤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