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 번, 캡틴과 함께 간다.” 손흥민(33, LAFC)의 미국 생활은 결국 ‘영원한 주장’ 위고 요리스(38)와 떼려야 뗄 수 없게 됐다.
LAFC는 5일(한국시간) 공식 발표를 통해 “요리스와 2026년까지 연장 계약에 합의했다. 2027년까지 이어지는 1년 옵션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예상보다 빠른 ‘미래 보장’ 발표였다.
요리스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이름이다. 프랑스 대표팀의 전설적인 골키퍼이자, 토트넘을 10년 넘게 지킨 ‘상징’이다. 니스와 리옹을 거쳐 2012년 북런던에 입성한 뒤 그는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세이브 능력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무려 444경기를 소화했다. 그중 151경기를 무실점으로 마쳤다는 기록은 그의 절대적 존재감을 증명한다.

그런 요리스의 주장 완장을 물려받은 후계자가 바로 손흥민이었다. 포스테코글루 체제에서 손흥민은 토트넘 역사상 최초의 아시아 국적 주장으로 선임됐다. 자연스러운 전환이었고, 두 사람의 관계는 이미 팀을 넘어선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하고 있었다.

결국 2024년 여름, 손흥민은 유로파리그 우승을 끝으로 미국행을 선택했고, LAFC는 요리스와 손흥민이라는 ‘토트넘 듀오’를 다시 한 팀으로 묶어 세웠다. 에버튼전에서의 잠깐의 충돌을 제외하면 두 사람은 늘 서로를 지지해온 절친한 동료였다.
손흥민은 입단 당시 “요리스는 7~8년을 함께 뛴 선수다. 나쁘게 말할 구석이 단 하나도 없다. 놀라운 선수이자 놀라운 사람”이라고 말했다. LAFC 구장과 훈련장에서 포착되는 둘의 모습은 한 팀의 리더이자 친구라는 사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실제로 손흥민의 LAFC 선택에는 요리스의 조언이 큰 역할을 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손흥민은 “루머가 돌기 시작했을 때 요리스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LA에 대해 긍정적인 말만 했다. 결정을 하는 데 정말 큰 도움이 됐다”며 “요리스는 여전히 내 캡틴”이라고 고백한 바 있다.

요리스는 미국 무대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그는 LAFC의 2024 US 오픈컵 우승과 리그스컵 준우승을 도왔고, 지난 시즌에도 공식전 45경기에서 14차례 무실점 경기를 만들어냈다. 미국 진출 이후 91경기 중 33경기를 클린시트로 막아낸 건 여전히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다.
특히 요리스는 부주장으로서 선수단 내 무게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도 수행 중이다. 이번 1+1 재계약은 그가 단순한 ‘베테랑 백업’이 아니라 LAFC 조직의 핵심 축이라는 사실을 재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요리스는 재계약 소감을 통해 “LAFC와 여정을 이어가서 기쁘다. 이곳의 야망과 문화,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팬들의 열정을 처음부터 느꼈다”며 “나는 높은 수준에서 경쟁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 클럽이 보여준 신뢰에 감사하며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 우승을 돕겠다”고 밝혔다.
LAFC 단장 존 토링턴 역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요리스는 첫날부터 믿을 수 없는 리더였다. 그의 재계약은 우리에게 매우 큰 의미다”라며 “경기장 안팎에서 위닝 멘탈리티를 전파하는 그는 팀의 기둥 같은 존재다. 앞으로 더 큰 성공을 위해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고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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