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자 낙인' "평소 과묵하신 분...이 말 한 마디가 남는다" 전북현대 선수들이 말하는 '인간' 타노스 [오!쎈 현장]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5.12.07 11: 59

전북현대가 코리아컵 정상에 복귀했다. 하지만 이날 우승은 단순한 트로피 이상의 의미였다. 벤치에 선 타노스 코치를 향한 선수들의 마음, 그리고 그들이 보여준 세리머니는 결승전을 넘어선 감정의 무게를 담고 있었다.
전북현대는 6일 오후 1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에서 광주FC를 연장 2-1로 제압했다. 전반 추가시간 이동준의 선제골, 후반 프리드욘슨의 동점골, 그리고 연장전 이승우의 결승골로 '더블'을 완성했다.
이날의 주인공은 '스코어'보다 벤치 쪽에 있었다. 4강전 퇴장 징계로 포옛 감독이 벤치에 앉지 못했고, 최근 논란 속에 시즌 종료 후 사임을 발표한 타노스 코치가 지휘 역할을 맡았다.

전북현대가 끝내 정상에 섰다. 연장전 혈투 끝에 광주FC를 2-1로 꺾고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우승을 차지했다. 120분 동안 퇴장·부상·논란 상황이 뒤섞인 결승전이었지만, 마지막에 웃은 팀은 전북이었다.전북현대는 6일 오후 1시 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에서 광주FC와 맞붙어 2-1로 승리했다.전북 타노스 코치가 서포터즈를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5.12.06 /cej@osen.co.kr

대전전에서 '인종차별적 행위'라는 판단을 받은 뒤 5경기 출장정지와 2,000만 원의 제재금을 받았고, 전북과 함께 재심을 청구했으나 기각된 타노스 코치는 "정확한 판정을 요구하는 제스처였을 뿐"이라고 끝까지 반박했다. 결국 논란과 상처 속에 전북을 떠나게 됐다.
전북 선수단은 이 결승전이 타노스를 위한 무대라고 믿었다. 이동준의 선제골 직후, 선수들이 벤치 앞에 도열해 깊게 인사한 장면은 그 마음을 보여준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경기 종료 휘슬과 함께 타노스는 서포터석으로 달려가 두 팔을 번쩍 들었고, 팬들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경기 뒤에는 선수들이 타노스를 공중으로 들어올리며 헹가래를 쳤다. 마지막 순간은 박수와 환호, 그리고 눈물로 채워졌다.
전북 골키퍼 송범근은 "1년의 과정 동안 많은 생각이 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아는 타노스는 절대 그런 행동을 할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선수들에게 진심을 보여준 분이었다. 함께한 시간이 진짜였다. 오늘 우승 세리머니만 봐도 다르지 않냐고 묻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을 묻자 "평소 말이 많지 않지만 항상 '톱 키퍼'라고 불러줬다. 그 한 마디가 가장 감사했다"라고 전했다.
송민규는 "가족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감독과 코칭스태프 모두 우리를 진짜 가족처럼 대해주셨다. 필요한 걸 먼저 챙겨주고 항상 우리가 우선이라고 말해주셨다"라고 말했다.
이어 "세리머니 중 눈물이 날 뻔했다. 오늘 경기 끝나고 '너는 최고야'라고 껴안아 주신 말이 가장 잊히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선제골의 주인공 이동준도 "준비한 대로만 하자고, 우리가 고생한 거 오늘 반드시 가져가자고 하셨다. 그 말이 마음에 남았다"라고 밝혔다.
타노스 코치는 이날 누구보다 뜨겁게 환호했고, 누구보다 조용히 눈시울을 붉혔다. 선수들은 그가 남긴 말과 태도를 기억 속에 담았다.
폭풍의 중심에서 버티고 또 견뎌낸 시간, 그리고 마지막에 찾아온 우승. 전북은 가장 복잡한 순간에 가장 강했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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