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한국축구를 돕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지난 6일 미국 워싱턴DC의 케네디센터에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 조 추첨식을 진행했다. 한국은 A조에서 개최국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유럽예선 D조 승자와 경쟁한다.
마지막 한자리는 덴마크, 북마케도니아, 체코, 아일랜드 중 한 팀이다. 덴마크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가장 까다로운 이탈리아를 피했다는 점에서 최상이다. 한국은 아르헨티나, 프랑스 같은 초강대국을 모두 피하는 ‘꿀대진’을 받았다.


또 다른 이점이 있다. 한국이 개최국 멕시코와 한 조가 되면서 이동거리 또한 획기적으로 줄었다. ESPN에 따르면 한국의 조별리그 이동거리는 637km로 48개국 중 7번째로 짧다. 933km를 이동하는 개최국 멕시코보다도 짧은 최상의 동선이다.
미국은 자국 안에서도 서로 시차가 다르고 이동거리도 길다. 선수들은 장거리 이동으로 바이오 리듬이 붕괴돼 수면장애와 식욕저하에 시달릴 수 있다. 한국은 이 모든 단점을 피하게 됐다.
한국은 2026년 6월 12일 오전 11시(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에스타디오 아크론에서 유럽 플레이오프(PO) 패스D 승자와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한국은 이동 없이 19일 오전 10시 같은 장소에서 개최국 멕시코를 상대한다. 가장 중요한 첫 2경기를 최상의 컨디션에서 치를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과 3차전은 6월 25일 오전 10시 멕시코 몬테레이의 에스타디오 BBVA에서 진행된다. 과달라하라에서 637km 떨어진 거리다. 비행기를 타면 90분이면 도달한다.
더욱 놀라운 점은 한국이 조 1위를 달성할 경우 32강까지 멕시코에서만 경기를 치른다. 사실상 ‘멕시코 월드컵’이 되는 셈이다. 멕시코의 물가가 미국보다 저렴하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미국에 사는 수많은 한인들이 대표팀 경기를 직접 응원할 수 없다는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손흥민 역시 북중미월드컵 준비를 위해 MLS에 진출했지만 주로 멕시코에서 경기를 치러 큰 의미가 없게 됐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