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HD가 또 한 번 고개를 숙였다. 아시아 무대에서의 부진이 길어지며 3경기 연속 무승, 올 한 해를 씁쓸하게 마무리했다.
울산은 9일(한국시간) 일본 마치다 기온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페이즈 6차전에서 마치다 젤비아에 1-3으로 패했다.
ACL 최근 3경기서 비셀 고베전 0-1 패배, 부리람전 0-0 무승부에 이어 이날까지 승리를 챙기지 못하며 1무 2패로 마무리한 셈이다. 승점 8점에 묶인 울산은 조 3위로 밀려났고, 반대로 마치다는 2연승을 거두며 승점 11점으로 2위로 올라섰다.

이날 울산은 높이를 앞세운 승부수를 던졌다. 말컹과 허율을 최전방에 세워 ‘정면 승부’를 선언한 것이다. 하지만 계획은 초반부터 무너졌다.
경기 시작 6분 만에 마스야마 아사히에게 선제골을 내줬고, 21분에는 니시무라 다쿠마에게 추가 실점까지 허용했다. 두 골 모두 측면 수비가 무너진 뒤 중앙 수비가 정리하지 못한 장면에서 나왔다.
노상래 감독 대행도 전반 36분 만에 승부수를 포기했다. 말컹과 허율을 동시에 빼고 엄원상과 루빅손을 투입하며 전술 실패를 인정하는 선택을 내렸다. 교체 이후 공격 전개는 다소 살아났지만, 이미 흐름을 장악한 것은 홈팀 마치다였다.
후반 2분. 울산이 다시 한 번 무너졌다. 이번에는 울산 출신 공격수 오세훈의 ‘친정팀 골’이었다. 마스야마의 크로스를 골문 정면에서 헤더로 마무리하며 팀의 세 번째 골을 책임졌다. 오세훈은 세리머니를 자제하며 예의를 보였지만, 울산 입장에서는 뼈아픈 장면이었다.
0-3으로 끌려가던 울산은 후반 10분 루빅손과 엄원상이 만든 골로 반격에 나섰다. 루빅손이 공중볼 경합에서 이겨낸 뒤 페널티 지역 오른쪽으로 파고들어 낮게 올린 크로스를, 엄원상이 침착하게 마무리해 추격골을 만들었다.
골 이후 울산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후반 14분 이동경과 이청용을 투입해 전열을 재정비했다. 특히 엄원상이 연달아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며 희망을 심었다. 후반 18분 왼발 슈팅이 골대를 강타했고, 후반 23분에는 단독 찬스를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결정력 부족이 울산의 마지막 기회를 무너뜨렸다.
울산은 후반 내내 압박 강도와 공격 숫자를 늘렸지만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다. 결국 1-3 패배로 경기를 마치며 2025년 ACL 무대를 무승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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