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0석 텅텅" 토트넘 '오피셜' 발표, 손흥민 '감동 작별'에도 관중 수 줄었다...또또또 매진 실패 "SON 복귀로도 안 됐다"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5.12.10 13: 51

'리빙 레전드' 손흥민(33, LAFC)이 돌아왔지만, 토트넘 홋스퍼 팬들은 아직 모두 돌아오지 않았다. 감동의 작별 인사 속에서도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엔 빈자리가 많았다.
토트넘은 1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6라운드 홈 경기에서 슬라비아 프라하를 3-0으로 제압했다.
이번 승리로 토트넘은 3승 2무 1패, 승점 11을 기록하며 9위로 점프했다. 그 덕분에 16강 직행 티켓이 주어지는 8위 진입 희망을 되살렸다.

시원한 승리였다. 토트넘은 전반 26분 상대의 자책골로 앞서 나갔고, 후반 5분 페드로 포로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모하메드 쿠두스가 마무리하며 2-0을 만들었다. 그리고 손흥민의 등번호 7번을 물려받은 사비 시몬스가 후반 34분 직접 얻어낸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서 득점하며 쐐기를 박았다.
이날 밤은 토트넘 팬들에겐 더욱 특별한 밤으로 남았다. 그 이유는 경기를 앞두고 특별한 손님이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방문했기 때문.
그 주인공은 바로 토트넘에서 10년간 활약하며 454경기 173골 101도움을 기록한 전설 손흥민이었다. '집'으로 돌아온 그는 영국 현지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UEFA 유로파리그(UEL) 우승 트로피를 끝으로 토트넘과 작별했다. 지난 8월 한국에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프리시즌 친선 경기를 통해 토트넘과 작별을 고했고, 양 팀 선수들의 '가드 오브 아너'를 받았다. 벤치에서 눈물을 흘린 손흥민은 헹가래를 받으며 토트넘과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고, 곧바로 미국으로 건너갔다.
손흥민도 이 점을 언제나 아쉬워하고 있었다. 그는 지난 9월 "토트넘은 가장 추억이 많은 곳이다. 지난 10년간 즐겁고 행복한 순간들이 많이 스쳐갔다.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운 복잡한 감정이었지만, 팀원들에게 즐겁고 행복한 추억만 남기고 싶었다. 기회가 있을진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작별 인사할 수 있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손흥민의 꿈은 현실이 됐다. 토트넘은 슬라비아전에 손흥민을 초청하며 전설의 귀환을 준비했다. 단순히 그를 경기장으로 초대했을 뿐만 아니라 경기장 앞 하이 로드 인근 건물 외벽에 손흥민을 주제로 한 대형 벽화까지 제작했다. 손흥민의 트레이드마크인 찰칵 세리머니와 UEL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모습, 태극기 등이 담겼다. 
이후 손흥민은 회색 롱코트에 검은 목도리를 두르고 경기장에 나타났다. 토트넘 팬들은 기립 박수와 뜨거운 환호로 그를 맞이했다. 부상으로 재활 중인 제임스 매디슨과 굴리엘모 비카리오 등 옛 동료들도 손흥민과 포옹하며 약 4개월 만의 재회를 나눴다.
토트넘이 준비한 기념패를 건네받은 손흥민은 마이크를 쥐고 토트넘 팬들에게 직접 작별 인사를 남겼다. 그는 벅차오르는 듯 잠시 한숨을 내쉰 뒤 밝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손흥민은 "안녕하세요. 쏘니가 여기 있다. 여러분이 저를 잊지 않았길 바란다"라며 "정말 놀라운 10년이었다.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난 항상 스퍼스일 거고, 여러분과 함께할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곳은 항상 내 집일 거다. 절대로 여러분을 잊지 못할 거다. 계속 나와 함께해 주시고 언제든 LA를 방문해 달라. 정말 기쁠 거다. 여러분 모두 사랑한다. 가자, 토트넘(Come on your Spurs)!"라고 외쳤다. 관중석에서도 손흥민의 이름을 연호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토트넘의 또 다른 전설 레들리 킹도 등장했다. 그는 토트넘 엠블럼 모양 트로피로 제작된 감사패를 손흥민에게 전달한 뒤 힘껏 끌어안았다. 토트넘 팬들은 다시 한번 기립 박수를 보냈다. 2008년 리그컵 우승을 이끌었던 킹과 2025년 UEL 트로피를 들어 올린 두 전설의 만남이었다.
특별한 영상 편지도 도착했다. 토트넘에서 손흥민과 함께 뛰었던 가레스 베일이 메시지를 보낸 것. 그는 손흥민과 1시즌밖에 호흡을 맞추지 않았지만, 절친한 사이가 됐다. 손흥민을 '특별 웨일스인'으로 부르며 벤 데이비스와 함께 '웨일스 마피아'를 결성하기도 했다.
베일은 "안녕 쏘니. 토트넘으로 돌아온 걸 진심으로 축하한다. 클럽의 마지막 경기에서 트로피를 들고 떠날 수 있는 선수는 많지 않다. 너는 토트넘의 리빙 레전드다. 오늘 저녁을 즐기길 바란다"라며 "너는 모든 찬사를 받을 자격이 있다. 내 옛 클럽인 LAFC에서 행운이 따르길 빈다. 그리고 그곳에서도 타이틀을 획득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덕담을 건넸다.
여기에 기분 좋은 대승까지 거두며 손흥민의 완벽한 작별식을 완성한 토트넘. 하지만 한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바로 관중석이 이번에도 가득 들어차지 않았다는 점이다.
토트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이날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 입장한 관중 수는 47281명에 불과하다. 최대 6258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기장임을 고려하면 15000석 정도가 빈자리였던 셈. 심지어 똑같이 UCL 홈 경기였던 비야레알전(54755명)과 코펜하겐전(49565명)과 비교하면 관중 수가 더 줄어들었다.
영국 '데일리 메일'도 "토트넘의 UCL 3번째 홈 경기도 앞선 두 경기와 마찬가지로 매진에 실패했다"라며 "UCL 홈 경기 티켓은 가격이 매우 비싸다. 게다가 탈락 위기가 없는 현재 단계와 토트넘의 부진한 폼으로 인해 큰 매력을 주지 못했다"라고 짚었다.
이어 매체는 "손흥민이 여름에 떠난 뒤 처음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그조차도 팬들을 경기장으로 유혹해 축제를 함께하게 할 순 없었다. 그래도 토트넘은 해야 할 일을 해냈다"라며 "48000명도 채 안 되는 관중들이 모였다. 하지만 이 역시 상황을 고려할 때는 많은 숫자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뜻깊은 '손 커밍 데이'에서도 아쉬운 흥행 성적을 받아들인 토트넘. 그만큼 최근 토트넘의 티켓 파워가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거듭되는 경기력 부진과 흔들리는 팀 분위기, 손흥민의 이탈 등이 겹치면서 팬들이 점차 발걸음을 돌리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토트넘은 홈 경기 티켓 가격을 내리는 특단의 조치를 결정했다. 내년 1월 21일 열리는 도르트문트전을 A등급에서 B등급으로 변경하며 가격을 낮췄다. 다만 이번 슬라비아전은 가격이 인하되지 않았고, 손흥민의 귀환에도 불구하고 경기장 빈자리를 막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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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토트넘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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