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지창욱이 ‘조각도시’의 열린 결말과 개연성에 대한 호불호 반응에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디즈니+ 오리지널 드라마 ‘조각도시’ 주연 배우 지창욱의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조각도시’는 평범한 삶을 살던 태중(지창욱 분)이 어느 날 억울하게 흉악한 범죄에 휘말려서 감옥에 가게 되고, 모든 것은 요한(도경수 분)에 의해 계획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를 향한 복수를 실행하는 액션 드라마다.

지창욱은 드라마가 공개된 뒤 꾸준히 제기됐던 개연성 문제를 언급하자 “그런 호불호는 어쩔수 없는 것 같다. 어떤 작품을 해도 호불호가 있을 수밖에 없다. 사실 호불호가 있을수 밖에 없지만 ‘불호’를 줄이는 작업 하는 과정같다. 어떤 콘셉트가 있으면 누군가는 재밌지만 누군가한텐 지루하고, 허무맹랑할 수 있지 않나. 이런걸 어떻게 대중한테 잘 맞춰서 갈수 있을까. 이런 작업이나 회의를 많이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조각도시’는 사실 ‘아는 맛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잘 표현할 수 있을까’가 숙제같다. 우리만의 톤 앤 매너를 어떻게 하면 사람들한테 잘 각인시켜서 뒷부분까지 보는데 불편함 없도록 갈 수 있을까. 그것 때문에 초반부에 감독님과 회의를 많이 했다. ‘교도소에서 톤 앤 매너 어떻게 가나요’, ‘죄수들이 담배 피는데 사람들이 봤을때 납득 할까요? 너무 거짓말 같지 않을까요?’ 이런걸 서로 물어보면서 저희만의 톤을 잡아갔다. 개연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지만 저희 작품이라는 장르 안에서는 그게 개연성이 아닐까 생각했다. ‘불호’가 없으면 너무 좋겠지만 ‘불호’가 있다는 건 그 분들도 봐주셨단 얘기기때문에. 최선을 다했다”라고 강조했다.
결말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지창욱은 “사실 제가 지금까지 했던 작품들을 봤을때 제 성향상 복수를 확실히 하는게 낫지 않을까 생각했다. 요한이를 죽인 다거나, 진짜 확실하게 복수하는 장면을 생각했는데, 처음부터 작가님이 ‘태중이라는 인물은 흙을 만지고 생명을 살리는 사람’이라는 표현을 해주셨다. 나무같았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그게 처음부터 끝까지 큰 숙제였다. 과연 누군가를 해하지 않는 방법이 뭘까. 그럼에도 액션신은 많이 나오지 않나. 그런 것도 감독님한테 많이 물어봤다. 태중이는 사람을 살리는 사람인데 어느정도 수위로 액션을 해야되고, 복수를 하는 입장이지만 어떤 악당 앞에서 어디까지 얼마만큼 폭력을 행사 해야하고, 그걸 표현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제일 많이 궁금해 했다. 그것때문에 많이 힘들었고 액션 할때도 무술 감독님과 가장 많이 고민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마지막에 요한이를 죽이지 않는데, 태중이는 요한이가 끝까지 자기가 했던 범죄에 대한 죗값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태중이라면 요한이가 잘못되거나, 그를 죽이고 싶다거나 이런게 아니라 ‘저 사람이 끝까지 죗값을 치렀으면 좋겠다’고 하는 게 복수가 아닐까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 마치 안요한이 살아있는 듯한 의미심장한 엔딩에 대해서는 “사실 마지막에 너무 열린 결말같은 느낌이라 ‘괜찮을까? 어떻게 보면 오그라들수있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런데 막상 보면 전혀 그래보이진 않더라. 사람들이 더 궁금하고 상상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만족했다. 요한이라는 인물을 마지막까지 그렇게 표현한 것도 너무 좋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다만 열린 결말이 시즌2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반응도 이어졌던 바. 이에 지창욱은 “시즌2 관련해 얘기한 부분이 있냐”고 묻자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시즌2를 한다면 참여하고 싶은지 묻자 “사람 마음이 전혀 없다가도 생기지 않나. 지금 사실 너무 힘들었던 작품이고 당분간 액션은 너무 안하고 싶다”면서도 “만약에 또 시즌2를 제안해 주면 너무 감사하다. 왜냐면 제 작품이 잘 돼서 시즌제로 간다는 건 배우한테 감사한 일이다. 만약 시즌2를 제안해주신다면 너무 기분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특히 작중 여자친구로 나온 표예진(송수지 역)과의 로맨스가 너무 짧게 등장한 것에 대한 아쉬운 반응을 전하자 지창욱은 “저도 조금 아쉬웠다. 뒤에 좀 더 여자친구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으면 어땠을까, 그런거에 대한 아쉬움이 개인적으로 있는것 같다. 너무 짧게 촬영해서 친해지기도 전에 만났다 헤어진 동료다. 좀 더 뭔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서사가 생겼을까? 그런 생각때문에 조금 아쉬웠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대본 처음 나오고 만드는 과정에 여러 버전을 두고 수정이 이루어 졌다. 사실 표예진씨가 나중에 등장하는 장면이 있다. 그게 없어졌다. 제가 교도소에서 오토바이 타고 탈출하고 나서 제일 처음 찾아간게 여자친구다. 멀찌감치 마주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런것들이 덜 나왔다. 사실 그건 연출 과정에 있어 감독님 선택이 아니었나 싶다”며 “노은비(조윤수 분)와의 멜로는 작업하며 더 가야하나 덜 가야하나 이런 것들에 있어서 회의를 많이 했던 결과다. 저는 굳이 ‘은비와 태중이가 사랑합니다’까진 아니더라도 지금의 훈훈함, 상상할 수 있을 정도의 느낌이 가장 적당하고 재밌지 않나 이런 생각을 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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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디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