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감독 고(故) 김기덕이 오늘(11일) 5주기를 맞이했다.
지난 2020년 12월 11일(현지시각), 김기덕 감독이 라트비아에서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충격을 안겼다. 향년 60세.
김기덕 감독은 라트비아에서 집을 구입한 뒤, 영주권을 취득할 계획이었다. 국내서의 미투 등 연이은 논란 이후 해외로 거처를 옮겼던 것. 그러나 2020년 12월 초 측근들과의 연락이 두절됐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수도 리가의 병원에 입원했다. 하지만 결국 합병증으로 인한 병세 악화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김기덕 감독 측 관계자는 OSEN에 "가족분과 확인한 결과 외신의 소식이 맞다고 한다. 가족들도 오늘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라며 짧은 입장을 밝혔던 바. 고인의 시신은 코로나 감염 여파와 유족의 뜻에 따라서 현지에서 화장됐다.

김기덕은 파격적인 주제와 표현으로 호불호가 갈리는 문제적 감독이면서도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칸, 베니스,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수상을 하며 한국영화의 거장 중 한 명으로 꼽혔다.
그러다가 그는 지난 2018년, 사회를 뒤덮은 '미투'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MBC ‘PD수첩’은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 편을 공개했고 김기덕의 영화에 출연했던 여성 배우들은 당시 방송을 통해 고 김기덕 감독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하며 논란이 불거졌다.
결국 김기덕 감독은 폭행⋅강제추행 치상 등 혐의에 대해서는 벌금 5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고, 'PD수첩'의 보도가 허위라고 반박하며 1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빛나는 업적에도 '성폭력' 논란으로 스스로를 얼룩지게 만든 김 감독은 국내가 아닌 해외로 발길을 돌렸고, 타국에서 쓸쓸히 세상을 떠나 보는 이들에게도 씁쓸함을 안겼다.
그는 지난 2016년 영화 '그물' 개봉을 앞두고 진행한 인터뷰에서 "내가 영화를 만드는 힘의 원천은 열등감이다. 타인을 향한 불편함이 쌓여서 공격성이 되고 저 같은 경우 그걸 영화로 표출하는 거다"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요즘엔 열등감보다 '버리는 것'을 통해 영화를 만드는 것 같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수없이 세뇌당한다. 부모로부터, 사회로부터. 40대부터는 모은 것을 버리고 싶었다. 누군가를 증오한다면 관용을 베풀고…그렇게 변화한거 같다"라고 자신이 바뀌었다고 언급했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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