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저 갑질 의혹, ‘주사 이모’ 논란 등에 휩싸인 방송인 박나래가 모든 것이 깔끔하게 해결되기 전까지 방송 활동을 중단한다고 밝혔으나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오는 의혹과 폭로에 더욱 난처해지고 있다. 어쩌면 박나래의 활동 중단은 긴 터널이 될지도 모른다.
대한민국 예능계의 독보적인 여성 MC로 군림해 온 박나래가 데뷔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지난 8일 전 매니저를 향한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행위 가담 혐의가 동시에 터져 나오며 방송 활동 잠정 중단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박나래를 향한 큰 두 가지 의혹 중 첫 번째는 매니저에 대한 갑질이다. 퇴사한 전 매니저들은 박나래로부터 사적인 심부름은 물론, 향정신성 약물의 대리 처방을 강요받았다고 폭로했다. 또한 진행비 미지급 등 금전적인 정산 문제도 제기되었다. 이에 대해 박나래 측은 "서로 오해가 쌓인 것"이라며 전 매니저들에게 2,000만 원을 송금한 정황이 포착되었으나, 소속사는 이를 "박나래의 독단적 행동"이라며 선을 그어 논란을 키웠다.

또 다른 큰 의혹은 불법 의료 행위(일명 '주사 이모') 연루 의혹이다. 의료인이 아닌 비의료인에게 자택에서 미용 주사를 시술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임현택 전 대한의사협회장이 해당 시술자를 의료법 위반으로 고발하며 박나래를 공동정범으로 지목해, 사건은 단순 도덕적 해이를 넘어 형사 사건으로 비화했다.
이 의혹으로 박나래는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앞서 성희롱 논란, 위장 전입 의혹, 세무조사 추징금 등 여러 차례 구설에 오른 바 있으나 활동을 강행했던 박나래. 하지만 이번 만큼은 다를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박나래의 예능 이미지는 '의리'와 '사람 냄새'였다. 그러나 가장 가까운 매니저에게 '갑질'을 했다는 폭로는 진정성에 치명타를 입혔다. 대중은 반복되는 논란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었고, 이번 '갑질' 프레임으로 인해 그간 쌓아온 호감 이미지는 무너졌다. 또한 도덕적 해이를 넘어선 범법 행위 가능성 과거 논란들이 무지나 실수, 혹은 방송용 과장으로 해명 가능한 영역이었다면, 이번 '대리 처방'과 '무면허 의료 행위 수급'은 명백한 실정법 위반 소지가 다분하다. 특히 대리 처방은 마약류 관리법 위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 사안으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방송을 지속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활동 중단을 선언한 박나래는 매니저 측과 만남을 가지며 극적 타결에 도달하는 듯 했지만 수포로 돌아갔다. 앞으로는 수사 결과, 법적 다툼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사 이모' 사건과 관련해 의료법 위반 혐의가 입증되거나, 대리 처방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복귀는 기약 없이 미뤄질 수 있다. 또한 전 매니저와의 맞고소 진행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폭로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즉, 이번 사태로 박나래는 진정성 있는 자구책을 내놓고 법적 무혐의를 입증하지 못하는 한 활동 중단은 긴 자숙의 터널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늘 연말이면 시상식에 참석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박나래. 올 겨울은 그 누구보다 춥게 보낼 수밖에 없게 됐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