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과 이강인, 日 축구 압도했다...아시아 축구 선수 역대 랭킹서 증명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5.12.14 01: 44

아시아 축구의 권력 지도가 완전히 뒤집혔다. 숫자는 냉정했고, 결과는 잔혹할 정도로 분명했다. 아시아 역대 최고 선수 순위에서 한국 축구가 일본과 이란을 정면으로 눌렀다.
축구 콘텐츠 매체 ‘매드풋볼’은 13일(한국시간) ‘아시아 역대 최고 선수 TOP 18(Top 18 Best All-Time Asia Football Players)’를 공개했다. 단순한 인기 투표가 아닌 커리어 성취도, 소속팀 위상, 유럽 무대 영향력, 국제대회 성과를 종합 반영한 랭킹이다. 그 결과는 한국 축구에 대한 사실상의 공식 인증이었다.
가장 상징적인 변화는 최정상에서 나왔다. 지난 8월까지만 해도 ‘차붐’ 차범근 전 감독에 밀려 2위였던 손흥민이 불과 4개월 만에 평가를 뒤집고 1위에 올랐다. 세대 교체가 아니라, 왕좌 교체에 가깝다. 손흥민은 이제 논쟁의 대상이 아니라 기준점이 됐다.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로 향한 이후에도 평가는 흔들리지 않았다. 북중미 챔피언스컵 진출을 이끌며 리그와 대륙을 가리지 않는 영향력을 증명했다. ‘유럽을 떠났으니 감점’이라는 시선은 이번 랭킹에서 완전히 무너졌다. 클래스는 무대를 가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숫자로 보여줬다.
그 결과 1위 손흥민, 2위 차범근, 3위 박지성. 아시아 역대 랭킹 최상위 3자리를 한국 선수가 독식했다. 일본과 이란이 오랫동안 주장해 온 ‘아시아 축구 삼강 구도’는 이 순위표 앞에서 설 자리를 잃었다.
김민재의 급상승은 일본과 이란을 향한 직격탄이었다. 8월 14위에 머물렀던 김민재는 7계단을 뛰어올라 7위에 안착했다. 일본 축구의 상징 나카타 히데토시(8위), 이란의 절대적 레전드 알리 다에이(9위)를 모두 아래로 밀어냈다. 수비수라는 포지션을 감안하면 파괴력은 더 크다. 현존하는 아시아 수비수 가운데 김민재와 비교 가능한 이름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이강인의 이름이 순위권에 등장한 장면 역시 의미심장하다. 이강인은 14위로 랭크되며 이란의 자바드 네쿠남(15위), 일본의 구보 다케후사(16위)를 동시에 제쳤다. PSG에서 유러피언 쿼드러플(4관왕)을 달성하고 UEFA 슈퍼컵까지 거머쥔 ‘5관왕’ 커리어는, 잠재력이 아닌 실적으로 평가받기에 충분했다. 일본이 차세대 에이스로 내세우는 구보보다 한 발 앞서 ‘역대’ 반열에 들어섰다는 점은 결코 가볍지 않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핵심이자 현재 대표팀 사령탑인 홍명보 감독 역시 13위에 이름을 올렸다. 선수로서의 커리어, 지도자로서의 영향력 모두가 평가 대상이 됐다. 일본과 이란 지도자 출신 레전드들이 상위권에 보이지 않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체 순위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일본은 기술, 이란은 피지컬을 내세워 왔지만, 유럽 무대에서 남긴 족적과 결정적 순간의 영향력에서 한국 선수들이 한 수 위였다. 아시아 축구의 중심은 더 이상 분산돼 있지 않다. 숫자는 감정을 배제했고 결과는 냉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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