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만 빠르면 안돼"…'가네무라의 남자' 후보들 대기중, 상동의 학구열 얼마나 뜨거워질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5.12.15 01: 40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오프시즌의 구경꾼이 되는 듯 했다. 하지만 갑자기 오프시즌의 주인공으로 일약 도약했다. 그 중심에는 지난해까지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 1군 투수코치를 맡았던 가네무라 사토루를 투수 총괄 코디네이터가 있다.
롯데는 지난 12일 신규 코치진 영입을 발표하면서 가네무라 투수 총괄 코디네이터의 영입을 발표했다. 올 시즌 한신 타이거즈의 센트럴리그 우승을 이끈, 1군 투수파트의 책임자가 갑자기 KBO리그로 향했다.
한신 타이거즈 제공

롯데 자이언츠 제공

한국도, 일본도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가네무라는 현역 시절 일본프로야구 통산 271경기 89승 81패 평균자책점 3.89의 성적을 기록했다. 2010년 은퇴한 뒤 방송 해설 등으로 야구계와 인연을 쌓아갔고 2016년부터 2022년까지 7시즌 동안 한신 타이거즈의 1군 투수코치를 맡았다.
2023년에는 방송 해설가로 활약했고 2024년에는 독립리그에서 지도자 커리어를 이어갔다. 그리고 올해 후지카와 규지 감독의 부임과 함께 한신의 1군 투수코치로 복귀했고 마운드를 이끌었다. 가네무라가 한신에서 투수파트를 담당한 7시즌 동안, 한신은 센트럴리그 평균자책점 순위 2위 밖으로 밀려나본 적이 없다. 올 시즌도 한신 투수진은 평균자책점 2.21을 기록했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2.35, 불펜 평균자책점은 1.96을 기록했다. 퍼시픽리그를 통틀어도 한신은 리그 최고의 투수진이었다. 
20대 중반의 전성기 나이에 접어든 한신 투수들을 가네무라 코치가 대부분 키워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50경기 연속 무실점이라는 대기록에 평균자책점 0.17 36홀드를 기록한 이시이 다이치(28), 24경기 157이닝 12승 6패 평균자책점 1.55를 기록하며 센트럴리그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한 사이키 히로토(27), 66경기 6승 3패 46홀드 평균자책점 0.87을 기록하며 홀드 1위를 기록한 좌완 오요카와 마사키(24), 27경기 175⅓이닝 14승 4패 평균자책점 2.10으로 센트럴리그 다승왕을 기록한 무라카미 쇼키(27) 등은 모두 가네무라 코치와 함께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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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로서는 목적이 명확하다. 팀 평균자책점은 4.75로 리그 8위였다. 선발 평균자책점도 4.87, 불펜 평균자책점도 4.65로 모두 8위였다. 윤성빈 홍민기 정현수 이민석 등의 새얼굴을 발굴해냈고 1군 자원으로 성장시켰지만, 아직 부족하다. 1군 투수진에 활용할 만한 뎁스 자체가 부족했다. 
두터운 투수진을 만들기 위해, 육성 철학에 방점을 찍기 위해 롯데는 가네무라 코디네이터의 영입을 추진했다. 박준혁 단장이 일본 내 네트워크를 이용해 가네무라 코치의 퇴단이 발표되자마자 접근했고 투수 육성에 대한 다양한 얘기들을 나누며 설득했다. 
롯데는 지난해부터 육성과 성장을 위해 다양한 시도들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바이오메카닉에 대한 투자를 확실하게 했다. 임경완 코치를 필두로 한 퍼포먼스팀이 바이오메카닉을 접목해 최적의 기량을 이끌어냈다. 그 결과물이 윤성빈과 홍민기였다. 이를 더욱 극대화 하기 위해서 가네무라 코디네이터의 노하우가 필요했다. 1군 투수 파트를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김상진 코치와의 하모니도 롯데는 기대하고 있다.
한신 타이거즈 제공
가네무라 코디네이터는 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모든 투수들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게 목표”라면서 “공만 빠르면 안 되고 정밀한 변화구 한개 정도는 갖고 있는게 1군에서 활약하는 투수들에게 필요한 부분이다. 전체적인 투수진의 레벨을 높이는 게 나의 목표”라고 코디네이터 취임 일성을 전했다.
가네무라 코디네이터는 주로 상동에 머물면서 투수들을 지도할 전망이다. 상동에는 가네무라 코치의 손길을 기다리는 후보군들이 즐비하다. 부상을 딛고 돌아오는 정성종 최이준 이병준, 또 병역을 해결하고 돌아와 다시 시즌을 준비하는 이진하 이태연 장세진 석상호 김기준 등 유망주들이 준비하고 있다. 가네무라 코디네이터를 만족시킬 선수는 과연 누가 될까. 상동의 학구열이 뜨거워 질 전망이다.
가네무라 코디네이터는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한신에서 퇴단하고 유니폼은 이제 입지 않아도 좋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감사하게도 여러 제안을 받았고 최종적으로 롯데 자이언츠에서 신세를 지기로 했다”라며 “제 뿌리라고 할 수 있는 한국에 살고 싶다는 마음이 나이를 먹을수록 강해졌고, 이 타이밍을 놓치면 앞으로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그리고 아직 몸이 건강할 때 도전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한국 요리도 한국 드라마도 정말 좋아해서 기대된다”면서도 “투수 총괄 코디네이터라는 1군부터 3군까지의 모든 투수를 관리하는 매우 중요한 포지션을 맡게 되었으니 책임감을 가지고 마지막 유니폼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싶습니다”고 각오를 다졌다. 
가네무라 코치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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