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였다면 1위” MLS의 인정… '13G 9골 3도움' 손흥민, 올해의 영입·신인상 모두 2위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5.12.15 05: 44

“만약 시즌 초부터 뛰었다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사무국의 평가는 단순한 가정이 아니었다. 손흥민(33, LAFC)은 늦게 합류했지만, 리그의 흐름을 바꾸기에는 충분히 강렬했다.
MLS 사무국은 13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025시즌 리그 판도를 뒤흔든 ‘올해의 영입(Transfer of the Year) 톱10’을 발표했다. 손흥민은 안데르스 드레이어(샌디에이고)에 이어 전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시즌 중반 합류, 출전 경기 수의 절대적 열세를 감안하면 이례적인 고평가다.
1위는 드레이어였다. 그는 지난 1월 벨기에 안데를레흐트를 떠나 샌디에이고에 합류한 뒤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를 합쳐 39경기에서 23골 17도움을 기록했다. 그의 폭발적인 활약을 앞세운 샌디에이고는 서부 콘퍼런스 정상에 올랐고, 드레이어는 MLS ‘올해의 신인상(Rookie of the Year)’까지 거머쥐었다.

미디어와 선수단 투표를 포함한 MVP 레이스에서도 리오넬 메시 다음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손흥민은 그 바로 뒤를 이었다. MLS 사무국은 “손흥민이 시즌 중반이 아닌 겨울 이적시장에서 합류했다면 올해의 영입 1위 경쟁에서 선두를 달렸을 것”이라고 명시하며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LAFC로 이적하며 리그 이적료 신기록을 세웠고, 정규시즌 10경기 만에 9골 3도움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수치는 그의 임팩트를 명확히 보여준다. MLS는 공식 분석을 통해 “정규시즌 500분 이상 출전한 선수 가운데 90분당 기대 득점(xG)과 기대 어시스트(xA)에서 손흥민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한 선수는 메시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드니 부앙가와의 조합은 단기간에 리그에서 가장 위협적인 공격 듀오로 자리 잡았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의 이름은 신인상 레이스에서도 등장했다. 비록 시즌 중반 합류라는 조건 때문에 드레이어에게 밀려 최종 2위에 그쳤지만, MLS 사무국은 “신인상 투표에서 손흥민이 끝까지 경쟁 구도를 유지했다는 점 자체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통상 풀시즌을 소화한 젊은 선수들이 유리한 신인상 경쟁에서, 30대 중반의 시즌 중반 합류 선수가 2위에 오른 사례는 드물다.
손흥민은 지난해 8월 토트넘과의 긴 동행을 마무리하고 미국 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다. 계약 기간은 2027년 12월까지이며, 2029년 6월까지 연장 가능한 옵션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LAFC는 영입 발표 당시 “블랙 앤 골드의 새로운 시대가 열린다”고 선언하며 상징성을 강조했다.
이적 규모 역시 리그 역사에 남았다. 미국 ESPN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LAFC는 손흥민 영입을 위해 토트넘에 2660만 달러를 지급했다. MLS 역사상 최고 이적료였다. 토트넘은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한 사우디아라비아 구단 대신 LAFC의 비전을 선택했다.
손흥민은 기대에 즉각 부응했다. 합류 직후부터 공격 포인트를 쌓으며 LAFC의 후반기 반등을 이끌었다. 부앙가와와 호흡을 맞추며 팀이 시즌 도중 기록한 18골을 연속으로 책임지는 진기록도 세웠다. 손흥민은 정규시즌 10경기 9골 3도움, 플레이오프 3경기 3골 1도움을 기록하며 총 13경기에서 12골 4도움을 올렸다.
다만 트로피와 개인 수상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시즌 중반 합류라는 구조적 한계 속에 신인상은 2위에 머물렀고, 시즌 베스트11 역시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플레이오프 8강 밴쿠버전에서 멀티골을 넣고도 승부차기에서 고개를 숙인 장면은 시즌의 마지막 장면으로 남았다.
그럼에도 평가의 방향은 분명하다. ‘올해의 영입’ 2위, 신인상 2위. 시즌 절반도 채우지 못한 선수가 리그 공식 어워드 두 부문에서 모두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은 MLS 무대에서도 여전히 판도를 바꾸는 이름임을, 숫자와 평가로 동시에 증명해냈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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