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거이모’ 무면허 인정…쟁점은 박나래의 인지 여부, '주사이모'는 SNS삭제.잠적
-고소·고발만 6건, 경찰 “절차 따라 엄정 수사”
개그우먼 박나래를 둘러싼 불법 의료행위 의혹이 확산되는 가운데, 이른바 ‘링거이모’로 불린 인물이 스스로 무면허임을 인정하면서 논란의 초점이 새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핵심 쟁점은 박나래가 해당 인물이 의료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다.더구나 '주사이모'라 불린 인물은 잠적한 상황이라 더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번 논란에는 ‘링거이모’와 ‘주사이모’로 불린 두 인물이 등장한다. 서로 다른 인물로 알려진 이들은 상반된 행보를 보이며 파문을 키우고 있다. ‘링거이모’는 무면허 사실을 인정한 반면, ‘주사이모’는 의료인 자격을 주장하다 SNS 계정을 삭제하고 잠적한 상태다.
앞서 지난 10일 채널A 보도에 따르면, 박나래는 지난해 7월 예능 촬영 당시 경남 김해의 한 호텔 객실에서 ‘링거이모’로 불리는 인물에게 수액 시술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박나래의 전 매니저 측은 “의사 가운이 아닌 평복 차림의 인물이 객실로 들어와 링거를 놔줬다”며 “기존에 알려진 ‘주사이모’와는 전혀 다른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전 매니저 측은 박나래가 직접 해당 인물을 섭외했고, 출장비 25만 원을 협의하는 문자 메시지와 함께 해당 금액이 소속사 임원 명의 계좌로 송금된 정황이 있다고 폭로했다.
이와 관련해 15일 공개된 문화일보 인터뷰에서 ‘링거이모’ B씨는 문제의 계좌가 자신의 것이 맞다고 인정했다. 다만 “박나래에게 의료 시술을 한 기억은 없다”고 부인했다. 그러나 의료인 면허 보유 여부에 대해서는 “아니다”라고 답하며 무면허 사실을 시인했다.B씨는 “의약분업 이전 병원에서 잠시 일한 적은 있지만, 의약분업 이후에는 약이 없어 시술을 하지 않았다”며 “나이도 있고 시력도 안 좋아 오래전에 그만뒀다”고 해명했다.

반면 ‘주사이모’로 불린 A씨는 과거 SNS를 통해 의사 가운을 입은 사진과 함께 “내몽고 포강의과대학병원 교수 출신”이라고 주장했으나, 이후 모든 게시물을 삭제하고 잠적했다. A씨가 언급한 대학에 대해 ‘공정한 사회를 바라는 의사들의 모임(공의모)’은 “존재하지 않는 유령 의대”라고 반박하며 논란은 더욱 커졌다.
대한의사협회 역시 공식 입장을 내고 “A씨는 국내 의사 면허를 보유하지 않은 인물로 확인됐다”며 “박나래 관련 행위는 의료법 제27조를 위반한 명백한 무면허 의료행위”라고 지적했다. 의협은 “의료행위는 면허를 취득한 의료인만 할 수 있으며, 비의료인의 방문 진료나 주사 시술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주사이모’를 출국금지해야 한다는 민원까지 제기됐다. 지난 13일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전 회장은 SNS를 통해 “주사이모로 불린 의사 호소인에 대한 긴급 출국금지 요청 민원에 대해 법무부의 회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관계기관 요청이 있을 경우,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출국금지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박나래를 둘러싼 고소·고발 사건은 총 6건으로 확인됐다. 15일 서울경찰청장은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박나래가 피소된 사건이 5건, 박나래 측이 고소한 사건이 1건”이라고 밝혔다.박나래의 전 매니저들은 폭언, 특수상해, 대리 처방, 진행비 미지급, 상시 개인 심부름 대기 등 직장 내 괴롭힘을 주장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이에 박나래는 전 매니저들을 공갈 미수 혐의로 맞고소한 상태다.
이와 함께 박나래는 불법 의료행위 의혹, 1인 기획사 미등록 문제 등으로도 피고발돼 수사를 받고 있다. 박나래 측은 “의료인인 ‘주사이모’가 합법적인 왕진을 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관련 의혹은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논란이 확산되자 박나래는 결국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 MBC ‘나 혼자 산다’, ‘구해줘! 홈즈’, tvN ‘놀라운 토요일’ 등에서 하차했으며, 웹예능과 신규 프로그램 제작도 전면 중단됐다.
경찰은 “현재 고소·고발인 조사가 진행 중이며, 사건이 접수된 만큼 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불법 의료행위 의혹과 관련해서도 “초기 단계인 만큼 사실관계를 면밀히 확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무면허 사실을 인정한 ‘링거이모’의 등장으로 논란은 단순 의혹을 넘어 형사 책임 여부와 인지 가능성 문제로 옮겨가고 있다. 수사 결과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수사와 사실 확인을 통해 진상이 명확히 가려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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