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 마이누(2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탈출구를 찾을 수 있을까. 그의 출전시간이 급격히 줄어든 가운데 친형이 '프리 코비 마이누' 티셔츠를 입고 올드 트래포드에 나타났다.
영국 '인디펜던트'는 16일(한국시간) "마이누의 형제가 후벵 아모림 맨유 감독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동생의 미래가 불확실한 가운데 맨유와 본머스가 4-4로 비긴 경기에서 '프리 코비 마이누' 티셔츠를 선보였다"라고 보도했다.
맨유는 같은 날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본머스와 2025-2026시즌 프리미어리그 홈 경기에서 4-4 무승부를 거두며 승점 1점씩 나눠 가졌다. 그 결과 맨유는 승점 26점(7승 5무 4패)으로 리그 6위에 자리했고 본머스는 21점(5승 6무 5패)으로 13위에 머물렀다.


무려 8골이 터진 난타전이었다. 맨유는 경기 초반 본머스를 압도했고, 전반 13분 아마드 디알로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다. 전반 40분 앙투안 세메뇨에게 동점골을 내주긴 햇지만, 전반 종료 직전 카세미루의 헤더골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경기력도 결과도 좋았다.

하지만 후반전은 완전히 다른 양상이었다. 시작 38초 만에 본머스가 다시 골망을 흔들었다. 마커스 태버니어의 침투 패스를 받은 이바니우송이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2-2를 만들었다. 그리고 본머스는 후반 7분 태버니어의 프리킥 골로 3-2 역전에 성공했다.
맨유도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후반 32분 브루노가 직접 얻어낸 프리킥을 환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꽂아 넣으며 3-3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2분 뒤 마테우스 쿠냐의 재역전골로 다시 4-3으로 리드를 잡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 역시 승점 3점을 가져오기엔 부족했다. 본머스가 기어코 이날 경기의 4번째 동점을 만든 것. 후반 39분 교체로 투입된 엘리 주니오르 크루피가 왼발로 맨유 골망을 가르며 4-4 균형을 맞췄다. 양 팀은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맞붙었으나 더 이상 득점은 나오지 않았고,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했던 경기의 승자는 없었다.
이날 맨유는 총 25개가 넘는 슈팅을 시도했고, 전반에만 시즌 최다인 17개의 슈팅을 기록했다. 하지만 수비 집중력과 경기 운영 면에서 약점을 노출하며 승리를 손에 넣진 못했다. 본머스는 올드 트래포드 원정에서 3경기 연속 3골 이상을 기록한 최초의 팀이 됐다.

경기 후 8골의 난타전만큼이나 화제를 모은 게 있었다. 바로 마이누의 형인 조던 마이누. 그는 소셜 미디어에 '프리 코비 마이누'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올드 트래포드를 방문한 사진을 게시했다. 동생의 적은 출전시간에 항의하는 메시지였다.
2005년생 마이누는 6살 때 맨유 아카데미에 입단한 이른바 '성골 유스'다. 그는 이후 단 한 번도 맨유를 떠나지 않았고, 17살이던 2022-2023시즌 리그컵을 통해 1군 무대에 데뷔했다. 맨유도 마이누와 2027년까지 재계약을 맺으며 기대를 걸었다.
마이누는 2023-2024시즌 잠재력을 터트렸다. 그는 잉글랜드 대표팀에도 승선하며 맨유 중원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지난 시즌엔 부상까지 겹치면서 존재감이 확 줄어들었고, 주급 18만 파운드(약 3억 5400만 원)에 보너스 조항까지 요구하면서 재계약에도 난항을 겪었다.
그 결과 이번 시즌 마이누의 출전 시간은 더욱 급감했다. 그는 프리미어리그 11경기에서 고작 212분을 소화하는 데 그치고 있다. 선발 출전은 단 한 번도 없다. 공격 포인트도 리그컵에서 도움을 하나 올린 게 전부다.


맨유에서 입지를 잃은 마이누는 이적을 원하고 있다. 내년 6월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잉글랜드 대표팀의 일원이 되려면 출전 시간 확보가 시급하기 때문.
그러나 아모림 감독은 마이누를 기용하지도 내보내지도 않고 있다. 마이누는 지난 8월 임대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맨유 팬들 사이에서도 본머스전 마이누가 후반 교체 투입되자 크게 환호하는 등 그가 실력에 비해 충분히 뛰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 적지 않다.
마이누는 1월 이적시장을 통해 다시 한번 임대 이적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모림 감독은 이에 대해 "우선 나도 다시 같은 말을 하겠다. 팀이 먼저다"라며 "마이누가 내게 와서 말한다면 그때 말씀드리겠다. 그에게 무슨 말을 할지는 공개하지 않겠지만, 마이누가 그 이야기를 하러 온다면 정말 기쁠 것"이라고만 답했다.
또한 아모림 감독은 "난 단지 내 선수들이 행복하길 바랄 뿐이다. 모든 개인에게는 각자의 목표가 있다는 걸 이해한다. 좌절감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지만, 다시 한번 경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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