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럽 탁구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프랑스의 알렉시·펠릭스 르브렁 형제를 비롯해 스웨덴의 트룰스 뫼레고르, 독일의 당 치우 등 유럽 선수들이 잇따라 세계랭킹 10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아시아 탁구의 위상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열린 2025 세계청소년탁구선수권대회(월드 유스 챔피언십)에서는 독일의 이타가키 코하루가 U15 여자 단식에서 중국, 일본, 한국 등 아시아 강호들을 연파하고 정상에 오르며 유럽 탁구의 잠재력과 향후 가능성을 입증했다.
유럽 탁구 스타일 체득, “이제는 경험이 답이다”

유럽 탁구는 전통적으로 강한 파워 플레이와 자유로운 기술 구사를 특징으로 한다. 최근에는 세밀한 풋워크와 유연한 전술 운용까지 더해지며 경기력이 한층 정교해졌다. 선수 개개인이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해 나가는 흐름도 뚜렷하다.
이 같은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어린 시절부터 유럽 선수들과의 실전 훈련과 매치 경험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최근 5년간 국내 유망주들이 유럽 청소년 선수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는 지리적 거리와 예산 문제 등으로 사실상 전무하다시피 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재정 후원 아래 대한체육회가 주도하는 ‘스포츠 교류협정 이행체계 구축 사업’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다. 유럽 또래 유망주들과 한국 청소년 대표팀이 국내에서 함께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바로 지난 11일부터 22일까지 제주도 한림체육관에서 진행 중인 ‘2025년 유럽 우수 청소년 선수 초청 합동훈련’이 그 결실이다.

독일·프랑스 등 유럽 8개국 선수단, 제주 집결
이번 합동훈련에는 유럽탁구연합(ETTU) 소속 8개국에서 청소년 선수 9명과 지도자 7명이 참가했다. 유럽탁구연합 자렉 부회장이 직접 단장을 맡아 선수단을 이끌고 방한했다.
한국 선수단은 김원근 미래국가대표 전임감독을 중심으로 지도자 4명과 의무 트레이너 2명, 남녀 선수 14명으로 구성됐다. 실업팀 소속 주니어 선수들과 한국중·고등학교탁구연맹 경기력향상위원회 선발 선수들이 주축이다.
이승수(대전동산중), 최지욱(대광고), 이정목(대전동산고) 등 최근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유망주들이 참가했으며, 대한항공 소속 주세혁 감독과 함께 최예서, 문초원, 이다혜도 합류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세계 무대 대응력 키우는 전환점 될 것”
대한탁구협회 김민석 사무처장은 “유럽 우수 청소년 선수들과의 합동훈련은 우리 대표팀이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데 결정적인 경험이 될 것”이라며 “유럽 탁구 스타일을 직접 체득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ETTU 자렉 부회장 역시 “유럽 선수들이 한국 탁구 시스템을 경험하고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드문 기회”라며 “이번 훈련을 성사시켜 준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 대한체육회, 그리고 대한탁구협회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번 합동훈련은 단순한 교류를 넘어 한국과 유럽 탁구의 미래 경쟁력을 함께 끌어올리는 전략적 협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재정 지원, 대한체육회의 사업 주도, 대한탁구협회의 체계적인 행정 운영이 유기적으로 맞물리며 한국 유소년 탁구의 성장 기반을 탄탄히 다지고 있다.
대한탁구협회는 앞으로도 청소년 대표팀의 경기력 향상을 위한 해외 교류와 지원 사업을 전방위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