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장인' 제임스 카메론, 16년의 야심 집약체 '아바타: 불과 재' [Oh!쎈 리뷰①]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25.12.17 07: 00

전 세계가 기다린 '아바타: 불과 재'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16년간의 노하우와 야심이 집약된 종합선물세트다. 3D 영상 혁명을 일으킨 '아바타'(2009)와 영화 기술의 최정점을 보여 준 '아바타: 물의 길'(2022), 그리고 더 진화한 '불과 재'를 통해 제임스 카메론의 무궁무진한 판도라 세계관을 엿보게 한다.
'아바타: 불과 재'(감독 제임스 카메론, 수입배급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는 제이크(샘 워싱턴 분)와 네이티리(조 샐다나 분)의 첫째 아들 네테이얌의 죽음 이후 슬픔에 빠진 설리 가족 앞에 바랑(우나 채플린 분)이 이끄는 재의 부족이 등장하며 불과 재로 뒤덮인 판도라에서 펼쳐지는 더욱 거대한 위기를 담은 이야기를 그린다. 국내 1,362만 관객을 동원하며 글로벌 흥행을 거둔 '아바타'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다.
아들 네테이얌의 사망으로 큰 상처를 안고 실의에 빠진 설리 가족에겐 균열이 찾아오고, 나비족과 인간 스파이더와의 공생도 위기를 맞는다. 아들을 잃은 엄마 네이티리가 인간을 향한 불신을 키우면서 스파이더에 대한 미움도 커진다. 동시에 아빠 제이크 역시 둘째 아들 로아크를 믿지 못한 채 형의 빈자리를 언급하며 부자 사이의 갈등이 극대화된다. 설상가상, 설리 가족이 가장 약해졌을 때 모든 것을 빼앗고 약탈하는 재의 종족 망콴족이 등장하고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
이번 시즌3에서는 기존 나비족 외에도 새로운 망콴족과 바람 상인 틸라림 부족이 나오는데, 볼거리가 풍성해지면서 시각적인 효과도 역대 가장 눈에 띈다. 무엇보다 망콴족은 재로 뒤덮인 황폐한 터전에서 살아가는 유목민 부족, 화산 폭발로 터전을 잃고 에이와에 대한 신앙을 잃은 뒤 자연에 적대적인 입장으로 설리 가족과 끝없이 대립한다. 지난 시즌에서 주로 '인간 대 나비족'의 대립을 보여줬다면, '불과 재'는 부족 간의 충돌을 전면에 내세워 갈등 구조가 다양화됐다.
가장 돋보이는 캐릭터는 그레이스 박사의 딸 키리, 인간이지만 나비족과 사는 스파이더, 망콴족을 이끄는 리더 바랑 등으로 각각 중요한 역할을 한다. 키리는 에이와와 닿을 수 없었던 자신의 한계를 절망하다가 깨달음을 얻고, 빌런 바랑은 강렬한 비주얼로 매력적인 인상을 남긴다. 스파이더는 그동안 나비족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길을 제시하며, 인간과 나비족이 어떻게 함께 살아갈 수 있는지 보여준다. 
특히 '불과 재'는 '아바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영상미도 진일보했다. 소름 끼쳤던 물과 바다의 표현은 기포 묘사까지 디테일해졌고, '불과 재'답게 불길마저 놀라운 리얼함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3D 안경 앞으로 수없이 쏟아지는 해양 생물들을 보고 있으면 본인도 모르게 스크린으로 손을 뻗을 지도 모른다. 여기에 지상전, 수중전, 공중전으로 이어지는 대규모 전투신은 감탄의 연속이다. 
감독을 넘어 '영화 장인', '영상 장인'으로 거듭난 제임스 카메론, '아바타3'는 그의 무서운 집념으로 탄생한 작품이자 극장이 존재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12월 17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197분.
/ hsjssu@osen.co.kr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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