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임동혁이 자신의 계정에 유서로 추정되는 글을 남긴 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16일 오전 7시께, 임동혁은 자신의 소셜 계정에 장문의 손편지를 남겼다. 해당 편지를 통해 임동혁은 "평생 연주자로 살아오면서 지독한 우울증에 시달렸습니다. 2015년부터 약도 하루도 빠짐없이 항우울제를 먹었습니다. 사실 항우울제 자체는 나쁜 약은 아닙니다. 평생 먹어도 상관없지요. 하지만 지병으로 지속적으로 절 아프게 했습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결국엔 음악이 제 전부였습니다. 제가 컴퓨터에 써놓고 공개 안 한 자료가 있습니다. 제 전 부인과 B씨에 대한 내용입니다. 제가 가고나면 아마 따로 공개 될것입니다"라며 극단적 선택을 암시했다.

앞서 임동혁은 지난 2022년, 이혼소송중이던 아내에게 음란 사진 및 음란 메시지를 보낸 혐의로 피소됐다. 경찰은 통신매체이용음란죄로 임동혁을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은 '성적 목적'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전 부인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임동혁으로부터 받은 음란 메시지 캡처본과 더불어 불륜과 성매매 등 정황이 담긴 사진을 공개해 파장을 일으켰다. 이후 임동혁은 성매매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올해 9월 열린 1심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던 바.
이에 임동혁은 자필 편지를 통해 "전부인 A 씨는 제가 이혼 소송중 ‘음란 메시지’를 보냈다며 절 매도했지요. 하지만 전 음란 메시지를 보내지도 않았고 이혼 소송중도 아니었습니다. A 씨는 성인용품을 수집하는 취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2019년 9월 15일 그 사람이 한국 유명 아티스트들을 단톡방에 초대해 제 명예훼손을 하자 저는 그래도 신사답게 따로 그 사람의 소지품을 보낸 것"이라며 "그사람은 제게 ‘거짓 미투’가 터지게 해주겠다고 협박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A씨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말하며 "다 녹취록과 증거가 있는 것들만 나열하는 것입니다. 제 사후에 다 공개되겠지요"라며 "이 모든 것은 소속사가 가만히 있으라고 해서 가만 있었던 것"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다만 성매매 벌금형과 관련해서는 "제가 잘못했습니다"라면서도 'B 씨'라는 인물이 "제 핸드폰에 들어와 녹취파일을 빼돌리고 심지어 나 몰래 아이폰에 자기얼굴까지 등록하고 해서 빼돌린 파일로 저를 고발했다"라고 배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어찌되었든 전 살면서 성매매 경험이 있고 제가 잘못했습니다. 더 이상 제 심신이 견디지 못해 그냥 1심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앞서 말했듯 법리적으로 어떻든 한 경험이 있고 그거는 하느님이 아실거기에 그거에 대한 처벌이라고 생각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B 씨라는 인물의 실명을 거론하며 "순수 악 그 자체였고 소시오패스였습니다. 제가 전 와이프에 억울해하고 괴로워 하는 점을 이용해 협박하고 저를 컨트롤하고 학대했습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B씨가 누구인지 정확한 설명은 없었지만, 임동혁이 2023년 10월, 전 연인을 공갈 및 협박 등으로 고소했던 것을 미루어 보아 전 연인을 지칭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임동혁은 "그녀(B씨)로 인해서 지금은 하루에 여러가지 향정신성약을 포함해 25알씩 먹는것 같습니다. 심신은 무너졌으며 너무 외롭고 고독합니다. 저도 분명히 천사는 아니었으나 이 세상은 제가 살기에 너무 혹독했습니다"라며 "결국은 다 제 불찰이고 잘못입니다. 하지만 믿어주세요. 저는 다소 천박할지 모르나 제 음악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요"라고 호소했다. 이와 함께 임동혁은 앞서 언급한 A씨에게 음란 사진을 보냈다는 것이 사실이 아님을 뒷받침하는 자료들을 첨부하며 "저는 이제 가고 없지만 제가 간 다음에는 말을 해도 될 거 같아 이 글을 친구에게 맡깁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마치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게시글에 결국 경찰이 출동했다. 같은날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는 이날 오전 8시 30분께 '임동혁이 우려된다'는 신고를 받고 서초구 서초동 모처로 출동해 임동혁을 구조했다. 임동혁은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임동혁은 임동혁은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쇼팽 콩쿠르, 차이콥스키 콩쿠르 등 세계 3대 콩쿠르를 석권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피아니스트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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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임동혁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