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박나래가 쏟아지는 의혹과 논란에 침묵하는 대신 ‘법적 절차’를 언급하며 추가 입장문은 없다고 밝혔다. 침묵을 깨고 대중 앞에 얼굴을 비췄으나 정작 대중이 원했던 정확한 해명과 사과는 없던 점에서 비판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박나래는 16일 유튜브 채널 ‘백은영의 골든타임’을 통해 공개된 영상에서 “최근 제기된 사안들로 인해 많은 분들에게 걱정과 피로를 드린 점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는 박나래가 지난 8일 SNS를 통해 활동 중단을 선언한 뒤 8일 만에 밝힌 공식 입장이다.
그는 “저는 이 문제들로 인해 제가 하던 모든 프로그램에서 자진하차했다. 전 더 이상 제작진과 동료들에게 혼란이나 부담이 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런 선택을 했다"라고 하차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박나래는 지난 3일 전 매니저들로부터 서울서부지법에 부동산가압류신청을 당했다. 전 매니저들은 박나래의 1인 기획사 재직 중 폭언, 특수상해, 대리 처방, 진행비 미지급 등을 포함해 상시 개인 심부름 대기 등 일명 ‘갑질’ 피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갑질 의혹에서 시작된 박나래의 논란은 일명 ‘주사이모’에 대리처방 및 항정신성 의약품을 받는 등 의료법 위반, 1인기획사 미등록으로 인한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위반으로 번졌고, 심지어 전남친을 직원으로 등록해 매달 400만원의 월급을 지급했고, 3억 상당의 회삿돈을 송금한 의혹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박나래 측은 지난 5일 1차 입장문에서 약 1년 3개월 간 근무했던 직원 2인이 퇴사 후 퇴직금 정상 지급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으로 회사의 매출 10%를 요구했고, 이를 거절하자 사실과 다른 주장들로 불필요한 오해와 압박을 지속하고 있어 법적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고 반박했다. 또한 불법 의료 행위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의료인인 '주사 이모'가 왕진을 와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박나래는 8일 SNS를 통해 “지난 11월초 가족처럼 지냈던 매니저 두분이 갑작스레 퇴사를 했고, 최근까지 당사자들과 얘기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서로 오해가 쌓이게 됐다.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어제에서야 전 매니저와 대면할 수 있었고, 저희 사이의 오해와 불신들은 풀 수 있었지만, 여전히 모든 것이 제 불찰이라고 생각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박나래는 “저는 웃음과 즐거움을 드리는 것을 직업으로 삼는 개그맨으로서, 더 이상 프로그램과 동료들에게 민폐를 끼칠수 없다는 생각에 모든 것이 깔끔하게 해결되기 전까지 방송 활동을 중단하기로 결심하였습니다. 그동안 저를 믿고 응원해주신 여러분들께 다시한번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립니다”라고 모든 방송에서 하차한다고 말했다.
박나래의 입장문은 매니저와 대화를 통해 합의에 도달했다는 의미로 해석됐지만, 매니저 측은 박나래와 합의가 불발됐다고 밝혔다. 결국 이들은 법적대응을 이어가게 됐고, 지난 15일 서울경찰청장은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박나래 사건과 관련해 “박나래가 피소된 건이 5건이고, 박나래 측에서 고소한 게 1건”이라고 알렸다.

쏟아지는 의혹 속에서 대중의 시선은 박나래의 ‘입’에 고정될 수밖에 없었다. 박나래의 납득 가능한 입장이 나온다면, 법적대응 및 자숙 이후 박나래가 충분히 복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었다. 그러나 박나래는 대중이 궁금해하는 주사이모 및 링거이모를 통한 불법 의료시술 의혹과 전 매니저 갑질 논란, 전 연인 직원 채용 및 회삿돈 송금 논란, 그리고 전 매니저들에게는 4대보험이 적용되지 않았다는 수많은 의혹에는 침묵을 유지했다.
박나래는 “현재 제기된 사안들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차분히 확인해야 할 부분들이 있어 법적 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 그 과정에서 추가적인 공개 발언이나 설명은 하지 않도록 하겠다. 이 사안은 개인적인 감정이나 관계의 문제가 아니라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객관적으로 확인되어야 할 문제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모든 사안을 법적 절차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고 알렸다.
이어 그는 “이 선택은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책임을 따지기 위한 것이 아니라 감정과 개인적인 판단을 배제하고 절차에 맡겨 정리하기 위한 판단”이라고 강조했으며, 논란 방지 명목으로 “더 이상의 논란을 만들지 않기 위해 이 영상 이후로는 관련 말씀을 드리지 않겠다"라고 앞으로도 해당 의혹에 침묵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편, 박나래의 활동 중단 이후 그가 출연 중인 예능도 줄줄이 편집을 알렸다. 그의 대표 예능인 MBC ‘나 혼자 산다’를 시작으로 ‘구해줘! 홈즈’, tvN ‘놀라운 토요일’에서 하차했고, 공개 예정이던 웹예능 ‘나래식’과 MBC ‘나도신나’, ‘팜유트립’은 제작이 전면 취소됐다. /cykim@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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