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예술가 팝핀현준(본명 남현준)이 제자들에 대한 부적절한 언행으로 교수직을 사임한 가운데, 과거 활동하던 댄스팀에서 폭행을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15일 JTBC '사건반장'은 팝핀현준에게 20년 전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복수의 제보자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약 20년 전 팝핀현준과 같은 팀에서 활동 했다는 A씨는 "대학생 친구들이 쓴 글을 봤는데 옛날보다 오히려 더 나아진 것 같다"며 "저희는 굉장히 많이 맞았다. 주먹으로도 때리고 발로 차고 뺨도 맞고, 안경 쓰고 있는데 얼굴을 맞아서 안경이 휘고 귀를 잘못 맞아서 고막에 손상 가서 한동안 한쪽 귀가 잘 안 들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방 공연 갔다가 올라오면서 휴게소에서 안무 틀렸다고 저를 막 때리다가 지나가시던 분이 ‘사람들 다 보는 데 그러지 마라’라고 말리셔서 현준 형은 주유소에 (저를) 내버려두고 혼자 그냥 서울로 가버렸다"고 전했다.
또 "내가 (댄스팀에) 들어오기 전엔 (팝핀현준이) 손에 잡히는 대로 뭘 들고 때리기도 했는데, 그중엔 각목도 있었단 얘길 들었다"며 "당시 주위 다른 사람들이 '예전에 비하면 천사'라고 할 정도였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팝핀현준의 폭행으로 댄서의 꿈을 접었다는 제보자도 있었다. B씨는 "제가 어떻게 기억하냐면, 그때 팝핀현준이 팔이 부러졌다. 저 나름대로는 열심히 했는데 뭔가 마음에 안 들었겠죠. 갑자기 오더니 깁스 있는 팔로 얼굴을 맞았다. 맞고 무릎을 땅에 찍으면서 무릎에 물이 차기 시작하더라. 제가 했던 종목이 비보잉인데 관절을 굉장히 많이 쓰고 무릎에 땅을 안 댈 수가 없는 상황이다. 근데 그걸쉬어야 한다고 해서 굉장히 방황했다. 매일 연습을 안 하면 안 된다는 강박이 있는데 물차니까 연습을 못하게 됐다. 의사도 ‘더 이상 움직이지 마세요’ 하니까. 어쨌든 (춤을) 그만두게 됐다"고 전했다.
특히 B씨는 이같은 내용을 팝핀현준에게 메시지로 보냈지만 무시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가해자는 B씨의 연락을 받고 '미안하다'고 사과했지만, 팝핀현준은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는 것. 이밖에 C씨는 2002년 여름, '음료가 뜨겁다', '반찬이 마음에 안 든다', '예의가 없다' 등의 사소한 이유로 팝핀현준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20년이 지나서야 뒤늦게 이같은 피해를 폭로하는 이유에 대해 "그 세대 댄서들에게는 이런 일이 일상적으로 많이 있어서 하소연 할 곳이 없었다. 얘기해도 ‘그럴수 있다’, ‘잊어버려’ 이런 얘기를 듣기 일쑤였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팝핀현준한테 찍히면 그 바닥에 살아남을 수 없다는 인식도 컸다고. 팝핀현준이 형이고 리더라서 배우는 입장이라 잘못을 했든 안 했든 무조건 숙이고 들어갈수밖에 없었으며, 팀에서 나간다 하면 배신자 취급을 당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팝핀현준은 A씨의 휴게소 폭행 건과 관련해 '사건반장'에 "그런 적 없다"며 "욕을 하긴 하지만 체구가 작아서 폭력을 잘 쓰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했다. 깁스한 팔로 B씨를 폭행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다친 팔로 어떻게 때리냐. 팔꿈치가 골절돼 지금도 팔이 다 안 펴질 정도"라고 말했고, C씨의 주장 역시 "당시 버스 안이 추워서 내리자 마자 집에 갔던 걸로 기억한다"며 "말도 안 되는 주장이고 흠집내기로 보인다"라고 반박했다.
한편 팝핀현준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자신이 가르치는 제자들에게 부적절한 발언을 일삼았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팝핀현준은 2022년 8월부터 백석예술대학교 실용댄스학부의 초빙교수로 재임했던 바. 하지만 백석예술대학교 실용댄스부 재학생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팝핀현준이 수업 중 반복적으로 욕설을 사용하거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발언을 했다고 폭로글을 올렸다.
논란이 커지자 팝핀현준은 지난 13일 자신의 소셜 계정에 "먼저 학생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교육자로서 부적절한 언행으로 엄한 분위기를 조성하였고, 의도와 무관하게 성적 수치감을 느끼게 한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결코 불순한 의도가 아니었음을 다시한번 분명히 말씀드립니다"라고 해명 및 사과하며 "이에 따른 책임으로 오늘부로 백석예술대학교 실용댄스학부 교수직을 사임합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학생여러분께 다시 한번 깊이 사과 드립니다"라고 고개 숙였다. 하지만 교수직 사임 이후에도 추가폭로가 이어지며 재차 실망감을 안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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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JTBC